퍼렐 윌리엄스는 어떻게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나?

장르를 허무는 '좋은 취향'의 브랜딩 전략

by JUNSE


Sound Essay No.29

퍼렐 윌리엄스는 어떻게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나?

장르를 허무는 '좋은 취향'의 브랜딩 전략


출처 : innosight.innocean.com


뮤지션, 패션 디자이너, 그리고 시대의 아이콘



오늘날 퍼렐 윌리엄스라는 이름을 들으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시나요? 'Happy'를 부르던 긍정의 아이콘? 아니면 독특한 모자를 즐겨 쓰는 패셔니스타? 최근에는 루이 비통이라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남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기도 했죠. 버지니아 해변의 평범한 동네에서 음악을 시작했던 한 소년이 어떻게 음악, 패션, 디자인, 예술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문화 아이콘' 중 한 명이 될 수 있었을까요?


그의 성공은 단순히 한 분야의 재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 비밀의 핵심에는 바로 '좋은 취향'을 기반으로 한 탁월한 '자기 브랜딩' 전략이 숨어있습니다. 그는 단순히 유행을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과 취향으로 세상에 없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큐레이터'에 가깝습니다.


이 글은 퍼렐 윌리엄스라는 인물을 통해, '좋은 취향'이 어떻게 장르의 벽을 허무는 강력한 무기가 되며, 나아가 '나'라는 사람을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로 만드는지를 탐구해보고자 합니다. 그의 여정은 오늘날의 모든 창작자들에게 자신만의 길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힌트를 줄 것입니다.



모든 것은 소리에서 시작되었다 - 취향의 청사진


출처 : 연합뉴스


퍼렐의 거대한 왕국은 '소리'라는 아주 작은 씨앗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그의 프로듀싱팀 '넵튠스(The Neptunes)'는 세상에 없던 사운드로 팝 음악 시장을 뒤흔들었습니다. 그의 모든 브랜딩 철학은 사실 이 시절의 음악 속에 청사진처럼 담겨 있습니다.


'비어있음'의 미학: 당시의 힙합 음악이 묵직하고 꽉 찬 사운드를 추구할 때, 넵튠스의 비트는 놀라울 정도로 미니멀했습니다. 텅 빈 공간에 가볍고 독특한 드럼 소리와 이상한 신시사이저 소리 몇 개만 툭툭 던져놓은 듯했죠. 하지만 바로 그 '비어있음'이 오히려 각 소리의 개성을 극명하게 드러냈고, 전에 없던 세련된 긴장감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는 '적을수록 많다(Less is More)'는, 그의 디자인 철학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경계를 허무는 자유로움: 넵튠스는 당시 힙합 씬의 거물 제이지(Jay-Z)의 음악을 프로듀싱하는 동시에, 팝의 아이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I'm a Slave 4 U' 같은 곡을 만들어냈습니다. 힙합의 멋과 팝의 감성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그의 작업 방식은, '멋'이란 특정 장르에 갇히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훗날 그가 스트리트 패션과 하이엔드 럭셔리를 넘나드는 패션 아이콘이 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N.E.R.D. - 취향의 놀이터이자 또 다른 자아: 넵튠스가 다른 아티스트들을 위한 맞춤형 '히트곡 제조기'였다면, 퍼렐에게는 자신들의 진짜 취향을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는 '비밀 놀이터'가 있었습니다. 바로 채드 휴고, 셰이 헤일리와 함께한 밴드 N.E.R.D.(No-one Ever Really Dies)입니다. N.E.R.D.의 음악은 넵튠스의 미니멀리즘과는 정반대의 지점에 있었습니다. 록의 거친 기타 리프, 펑크(Funk)의 현란한 베이스라인, 힙합의 드럼, 그리고 소울풀한 멜로디가 한 곡 안에서 예측 불가능하게 충돌하고 폭발했습니다. 넵튠스가 세련된 '외과의사' 같았다면, N.E.R.D.는 에너지가 들끓는 '괴짜 발명가' 같았죠. 이 밴드를 통해 퍼렐은 자신이 특정 장르의 프로듀서가 아닌, 그저 '음악을 사랑하는 너드(Nerd)'임을, 경계 없는 탐험가임을 세상에 증명했습니다. 이 두 얼굴, 즉 넵튠스의 세련됨과 N.E.R.D.의 자유분방함이 공존했기에 퍼렐이라는 브랜드는 훨씬 더 입체적이고 깊이 있는 매력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긍정적이고 밝은 '음색': 그의 음악에는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음색'이 있습니다. 넵튠스의 경쾌한 멜로디는 물론, N.E.R.D.의 혼란스러운 사운드 속에도 장난기와 유쾌함이 숨어 있었죠. 이 '긍정의 에너지'는 훗날 'Happy'라는 곡으로 전 세계에 퍼져나갔고, 그의 모든 브랜드(빌리어네어 보이즈 클럽의 화려한 색감 등)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감성적 정체성이 되었습니다.



소리에서 시각으로 - 취향의 확장

출처 : www.thedenizen.co.nz


퍼렐은 자신의 음악 속에 담긴 이 독특한 취향과 철학을, 점차 눈에 보이는 세계로 확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음악의 '시각화': 패션 브랜드의 탄생: 그가 만든 패션 브랜드 '빌리어네어 보이즈 클럽'이나 '아이스크림'은 그의 음악을 그대로 옷으로 옮겨놓은 듯했습니다. 우주와 별을 모티브로 한 그래픽, 장난감처럼 알록달록한 색감, 스케이트보드 문화의 자유분방함. 이 모든 것은 그의 음악이 가진 '유쾌한 미래주의'와 '장르를 넘나드는 태도'의 시각적 번역이었습니다. 그는 옷을 판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음악이 창조한 '세계관'을 판 것입니다.


'협업'이라는 이름의 학습: 그는 샤넬, 아디다스, 몽클레르 같은 거대 브랜드, 그리고 무라카미 다카시 같은 현대 미술가와 끊임없이 협업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자신의 이름을 빌려주는 스타 마케팅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 과정을 통해 각 분야의 장인들이 가진 지식과 안목을 스펀지처럼 흡수했습니다. 자신의 고유한 취향을 다른 세계와 충돌시키고 융합하며, 자신의 취향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하고 발전시켜 나간 것입니다. 그의 취향이 항상 '현재진행형'일 수 있는 비결입니다.


정점에 서다: 루이 비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침내 그가 루이 비통의 남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것은, 그의 여정이 이 시대에 던지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길거리의 스케이트보드 문화와 가장 화려한 럭셔리 패션 하우스의 만남. 이는 더 이상 장르나 출신이 중요하지 않으며, 오직 개인의 독창적인 '취향'과 '관점'만이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았습니다.



당신만의 '취향 브랜드'를 만드는 법

출처 : highxtar.com

퍼렐 윌리엄스의 이야기는 우리 같은 창작자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우리 역시 우리만의 '취향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죠.


첫째, 호기심의 스펀지가 되어야 합니다. 퍼렐의 취향은 음악뿐만 아니라 스케이트보드, 천문학, 일본 애니메이션, 현대 미술 등 다방면에 걸친 그의 호기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만 머무르지 마세요. 전혀 다른 세계의 문을 두드리고, 그곳의 언어를 배우려 노력할 때, 남들이 보지 못하는 새로운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당신만의 독특한 취향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둘째, 나만의 '감성적 핵'을 찾아야 합니다. 당신의 작업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감정은 무엇인가요? 퍼렐에게 그것이 '긍정적인 즐거움'이었다면, 누군가에게는 '쓸쓸한 아름다움'이나 '날것의 에너지'일 수 있습니다. 당신이 만드는 소리, 당신이 쓰는 글, 당신이 고르는 옷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그 '감성의 결'을 발견하고, 그것을 의식적으로 갈고닦아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당신 브랜드의 심장입니다.


셋째, '번역'의 대가가 되어야 합니다. 좋은 취향이란, 하나의 감각을 다른 감각으로 옮겨놓는 '번역' 능력과도 같습니다. '거칠고 펑키한 베이스라인'은 어떤 색깔과 질감을 가진 옷으로 번역될 수 있을까요? '미니멀하고 차가운 건축물'은 어떤 소리로 번역될 수 있을까요? 이 감각의 번역 놀이를 즐기다 보면, 당신의 취향은 하나의 장르에 갇히지 않고 모든 것을 아우르는 강력한 힘을 갖게 될 것입니다.



가장 강력한 브랜드는 바로 '나 자신'이다


출처 : sonymusic.co.uk


퍼렐 윌리엄스의 여정은 21세기의 '좋은 취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것은 더 이상 비싼 것을 알아보는 안목이나 유행을 좇는 감각이 아닙니다. 세상에 대한 자신만의 뚜렷한 관점을 갖고, 끝없는 호기심으로 그것을 발전시키며, 어떤 매체를 통해서든 그 관점을 일관되게 표현해내는 능력입니다.


퍼렐 윌리엄스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가장 강력한 브랜드는 결국 '진정한 나 자신'이라는 사실입니다. 당신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들, 당신을 설레게 하는 모든 것들이 모여 당신의 독특한 취향을 이룹니다. 그것은 당신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 이제 그것을 발견하고, 갈고닦고, 세상에 당신만의 색깔로 자신 있게 보여줄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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