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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 Jul 05. 2021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투자아이디어 - 레버리지와 디레버리징

부동산, 주식, 코인 같은 재테크 분야가 대유행하면서, 내 주변에서도 자기 자본 이상의 부채를 끌어다 투자하는 '레버리지' 투자가 유행하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언젠가부터 늘, 유행해 온 것 같다.ㅎ


그리고, 레버리지를 '부채를 끌어다 투자한다'로 바꿔 표현하는 건 이제 좀 진부해졌는지,

'영끌'이라는 단어로 표현이 점차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부동산' 영역에서의 '영끌', 그러니까 레버리지야 주택담보대출 같은 대출제도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제도화 되어 있고, 부동산 가격의 등락폭이 주식이나 코인처럼 일일 단위로 크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렇다쳐도, 개인적으로 주식 투자에서의 레버리지는 일단 겁부터 집어먹게 된다.


주식 투자에서의 레버리지를 생각할 때면, 왠지 나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영화 제목이 문득 떠오른다.

그리고는 혼자서 이런 상상을 해본다.


강 건너에는 주인 없는 금은보화가 있다.
강 폭은 꽤 넓지만, 눈 앞의 수심은 발목 정도까지에 불과하다.
그 때 누군가 강의 평균 수심은 정확히 1미터라고 알려준다.
그렇다면 강을 건너야 하는가? 1미터라면 건너 볼만하지 않은가?


그러나, 주식 시장은 평균 수심이 1미터라도, 어떤 지점에서는 수심이 100미터도 나올 수 있는 영역 같다.

발목까지 찰랑대는 얕은 수심을 팔랑대며 걸어가다가, 만나는 심연의 깊이는 얼마나 참혹할까를 생각한다.

표준편차를 고려하지 않은 평균의 함정

2008년 금융위기, 작년의 코로나 사태가 그런 심연의 수심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그런 심연은 끊임없이 반복되어 왔다. 물론, 앞으로도 그런 심연은 반복될 것이고...


꼭 그런 엄청난 사태가 아니어도, 레버리지를 단번에 익사 시킬만한 예상치 못한 변동성의 수심이 주식 시장에서는 무한히 반복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식 투자와 관련해서 레버리지 이야기를 들을 때면, 개인적으로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영화 제목을 떠올려 보곤 한다.


물론, 수영 기술이 선수 수준으로 엄청나게 뛰어나다거나, 구조대가 옆에서 대기하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런 영역은 나와는 거리가 멀고 맞지도 않는 이야기.


역시, 이럴 때는 하워드 막스의 글이 두고두고 곱씹어 볼 만한 것 같다.

주가는 자기 교정적이며, 주기의 전환이 꼭 외부 사건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주기가 영원히 계속 되지 않고 스스로 전환하는 것은 추세가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공은 그 자체로 실패의 씨앗을 품고 있으며,
실패는 그 자체로 성공의 씨앗을 품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 하워드막스 투자에 대한 생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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