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n Oct 15. 2021

오징어게임과 백스피릿, 넷플릭스가 깨고 있는 것

투자아이디어 nflx

그간 격조했습니다. 넷플릭스 님.

오랫동안 서로 소식이 끊겼다가 다시 만날 때 ‘그간 격조했습니다’라는 표현을 쓰는 걸로 알고 있다.


'나의 아저씨' 보려고 격조했던 넷플릭스에 다시 돌아왔다가, 정작 다른 프로그램들을 보느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많은 오징어게임도 나름 재미있게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백스피릿' 아주 재밌게 보고 있다.

달고나 보다는 막걸리지..

특히 백스피릿은 나영석이 출연한 막걸리 편을 꽤 인상깊게 봤다. 뭐랄까, 절제가 있지만 진솔한 음주랄까 그런 것이 느껴져서 좋았다. 둘의 음주 씬에서 간간히 침묵이 보였는데, 그 침묵이 어색하지 않고 좋았다. 대개 그런 음주 씬에서는 침묵을 불편해하고 조급해하는 분위기가 있기 마련인데, 전혀 그런 부분이 없었다. 침묵 자체가 하나의 안주랄까ㅎ 때문에 음주를 하며 보기에 좋았다.

애정하는 matua와 묘하게 어울렸다ㅋ

와인을 홀짝거리며 막걸리 편을 보노라니 기존 공중파나 종편과는 뭔가 결이 다른 부분이 있었다. 기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와도 결이 다른 것 같았다.


어쨌든, 오징어게임이나 백스피릿 모두 한국의 기존 방송에서는 나올 수가 없는 것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킹덤도 그랬고... 기존의 문법과는 확연히 다르다. 아니 기존의 방송에서는 아예 나올 수 없는 리얼리티나 현실성이 있는 것 같다.


한국의 기존 방송에서 나올 수 없는 프로그램이 넷플릭스를 통해 나왔다는 것은, 달리 말해 넷플릭스가 아니었다면 이런 프로그램들이 나오지 못했을 거란 뜻일 것도 같다. 오징어게임이나 백스피릿은 넷플릭스였기 때문에 가능한 프로그램이 아니었을까? 오징어게임 감독이나 킹덤 작가가 넷플릭스가 아니었다면 못 나왔을 작품이라는고 직접 언급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읽힌다.

조짐은 많았다..

넷플릭스가 아니었다면 못나왔을 거란 이야기는, 넷플릭스가 기존에 깨기 어려웠던 금기 또는 무언가를 깰 수 있는 판을 마련해줬다는 이야기로도 들린다. 그러고보면 넷플릭스는 언제나 뭔가를 깨온 것 같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게 단순히 금기는 아닌 것 같다.


넷플릭스의 기업문화는 금기를 깨는 것 보다 가이던스 깨는 걸 잘하는 듯 하다. 잘 나가는 DVD 대여 사업에서 스트리밍 세계 1위 기업으로... 잘하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까... 싶을 때쯤 모두의 가이던스를 깨고 치고 나가는 넷플릭스. 그건 금기를 깨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듯 하다. 뭐 단순히 금기를 깨는 거야 정신 나간 사람들도 잘 하는 짓이니까...


이제 넷플릭스 볼 것도 없잖아... 싶을 때쯤, 그래 너희들의 가이던스가 그 정도지.. 하며 새로운 걸 들고 나오는 넷플릭스, 어쩌면 그게 진짜 넷플릭스의 고유한 기업문화가 아닐까 싶다. 이러다가 정말 새로 시작하겠다고 하는 게임도 성공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건 좀 힘들 듯..

그러고보니 다음 주가 넷플릭스 실적 발표다. 과연 넷플릭스는 보란듯이 가이던스를 깨어줄 수 있을 것인가?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작가의 이전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