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7개월의 기록
작년 9월 1일부터 시작한 수영을 7개월째 꾸준히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강습 받는 것 보다 자유수영이 체질에 맞아서, 자유수영권을 1개월 단위로 구매해서 다니고 있다. 수영장이 쉬는 날을 제외하고는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에 1시간씩 하고 있다. 운동을 이렇게 7개월까지 꾸준하게 해본 적이 없는데, 신기한 일이다. 문득 스스로 궁금해졌다. 왜 수영은 이렇게 꾸준히 할 수 있는 걸까?
주차장, 매점, 밀대 걸레와 장갑, 음파
#주차장
내가 다니는 수영장은 초등학교에 딸려 있는 체육관 지하에 있다. 초등학교 주차장을 같이 쓸 수 있는데, 그럼에도 차들이 많아서 주차할 자리가 없을 때가 종종 있다. 그럴 때마다 귀신같이 주차 관리하는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이리저리 손짓을 해서 자리를 만들어 내신다. 그걸 보고 있으면, 뭐랄까 그 공간의 안정감 같은 게 느껴진다. 보통 주차 관리하는 분은 뛰어다니고 소리지르고, 뭔가를 강요하는 제스처를 취하기 마련인데, 일단 수영장 도착부터 안심이 된다. 주차 때문에 늘 뒤죽박죽인 자주가는 고기집에 소개시켜 드리고 싶은 할아버지다.
#매점
수영장은 지하 2층에 있고, 건물에 따로 엘리베이터가 없기 때문에, 수영장에 가려면 꼭 지하 1층을 통해서 내려가야 한다. 매점은 지하 1층 입구에 있다. 매점을 통해서 복도를 지나쳐 가면, 지하 2층으로 가는 계단이 나오기 때문에, 수영장을 가기 위해서는 꼭 매점을 지나쳐 가야 한다. 매점에는 음료와 스낵을 파는 작은 매대가 있고, 벽에는 수영복과 오리발 같은 수영용품들 몇 가지가 걸려 있다. 그리고 매대 옆에 사람들이 둘러앉아 쉴 수 있는 원탁과 의자가 놓여 있다. 사실 매점은 물건을 파는 매대 보다 휴게 공간이 더 큰 것 같다. 수영을 마치고 돌아갈 때 다시 매점 앞을 지나쳐가야 하는데, 그 때 마다 휴게 공간에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할머님들을 볼 수 있다. 빨대가 꽂힌 바나나 우유를 원탁위에 놓고 열띤 수다를 나누는 할머님들을 보며, 나는 레트로한 스타벅스의 모습은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밀대걸레와 장갑
수영장 건물을 청소해 주시는 할아버지는 주차관리 해주시는 할아버지와 비슷한 연배인 것 같은데, 밀대 청소를 하실 때 흰 면 장갑을 끼고 하신다. 흰 장갑을 끼고 밀대를 잡다니, 멋지지 않은가...
#음파
나는 수영이 좋다. 물 속으로 음~ 하면서 들어갈 때 생기는 기포의 소리와 느낌이 좋다. 물 밖으로 파~ 하고 숨을 뱉어낼 때의 소리와 느낌이 좋다. 뭔가 열심히 하고 있구나라는 실감을 준다. 레인을 열바퀴 정도 돌고 나서 레인 줄에 기대서 마치 온몸이 땀에 젖은 것 같은 느낌으로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느낌도 좋다. 그렇게 스무 바퀴 정도 레인을 돌고, 샤워를 마치고 수영장 밖으로 나오면, 등교하는 초등학생들이 보인다. 횡단 보도 앞에서 녹색 옷을 입고 호루라기를 부는 녹색어머니, 신호등에서 깜밖거리는 녹색 신호를 보며 아이의 손을 잡고 횡단보도를 뛰어가는 학부모의 모습, 그런 활기찬 풍경과 아침의 느낌이 좋다.
이런 부분들 때문에 수영은 앞으로도 꾸준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