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서는 방귀를 참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마치 낚시를 하는 사람에 찌에 걸린 물고기의 크기를 가늠하듯이 우리는 방귀가 나오려고 할 때 그 녀석이 어느 정도의 힘을 가졌는지 짐작할 수 있다. 나는 공공장소에 있었기 때문에 나오려고 하는 방귀를 참고 있었다. 엄청난 녀석이다. 나는 서둘러 방귀를 뀔만한 공간을 찾았다. 몇 번이나 나오려고 했지만 나는 잘 참으면서 조용한 곳으로 향했다. 다시 그 엄청난 녀석이 세상 밖으로 나오려고 하는데 이젠 괜찮겠다 싶었다. "푸쉬식~" 방귀는 힘없는 소리를 내면서 새어 나왔다. 나는 온 힘을 다해서 막았는데 고작 나오는 방귀소리가 이 정도라고? 방귀소리는 전혀 우렁차지 않았다. 아마도 나 운동을 해야겠다.
어릴 때 자연스럽게 운동을 배우는 친구들이 있다면 참 부러운 사람들이다. 나는 어릴 때 축구를 구경하는 일이 있으면 친구들이 찬 공에 얼굴를 세게 맞는 기억들이 많다. 축구공은 신기하게도 자석처럼 내 얼굴을 찾아서 날아온다. 안 좋은 기억들이 쌓인 이유일까. 나는 운동과 전혀 관련 없는 사람이 되었다. 때문에 2002 월드컵에 아빠와 형이 밥을 먹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티브이 앞으로 가서 경기를 볼 때 나는 조용히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 운동을 하지 않고 안 좋은 식습관을 가진 나의 몸은 점점 더 살이 붙었다. 군대를 가면 사람이 규칙적인 생활과 식사를 하기 때문에 살이 조금 줄어들지만 군대를 나오면서 다시 원상복귀가 된다. 군대에 있을 때는 강제적으로 규칙적인 생활을 지킨 것뿐이고 나라는 사람은 변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20대에 누구나 근육질 몸매를 꿈꾸기도 한다. 다만 헬스라는 운동에 취미를 가지는 것은 조금은 어려운 일이었다. 처음 헬스장에 등록을 했을 때는 이별의 힘을 빌려 3개월 정도 운동을 했지만 그 이상 이어가지는 못 했다. 그리고 여러 번 도전을 했지만 헬스장에 운동화만 남겨두고 나가지 않는 일을 반복했다. 이런 실패에 요인들이 뭘까 나는 스스로 고민을 했다. 첫 번째는 높은 목표점, 좋은 몸을 목표로 하고 운동을 가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사람의 몸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다들 생각하는 좋은 몸으로 가는 목표점은 너무 높아서 가는 과정에 지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단계가 필요하다. 우리는 운동의 습관과 자세를 만드는 일을 바로 하기 전에 헬스장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어떤 성과를 얻고자 한다. 때문에 자세가 잘 잡히기도 전에 잘못된 정보로 인해서 많은 무게를 치는 사람들은 쉽게 부상으로 이어진다. 이는 헬스장의 잘못된 마케팅과도 연관이 있다. 헬스장의 홍보물이라고 한다면 누구나 좋은 몸을 가진 남녀가 잔뜩 멋에 취해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운동을 하면 이런 몸을 가진다는 메시지를 주지만 이건 좋은 출발점은 아니다.
두 번째는 내가 눈치를 많이 보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좋은 몸을 가진 회원들이나. 기구를 사용할 때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에게 주눅이 들고 자주 마주치는 피티 선생님에게 내가 게으른 사람이라는 것을 들키기 싫은 것이 스트레스였다. 세 번째는 운동에 대한 지식부족이다. 할 줄 아는 기구들은 없고 러닝이나 조금 타고 집으로 가는 일을 반복했다. 하지만 시대도 변해서 얼마든지 유튜브에 자신의 지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네 번째는 뚱뚱한 몸 그 자체이다. 헬스장에는 맞는 옷이 없거나 딱 달라붙는 옷이 겨우 있었는데 그런 몸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것이 창피했다. 그리고 나는 탈모가 심한데 모자를 쓰고 운동을 하는 것에 너무 신경이 쓰였다. 사실 탈모를 가진 이후로 누가 내 뒤에 있는 것만 해도 너무 신경이 쓰이는 일이다. 바보 같지만 실화다. 다시 운동을 하겠다는 생각은 30살이 훌쩍 넘어서였다. 이번에 헬스장을 찾을 때는 동내에 있는 모든 헬스장을 돌아보며 내가 운동을 하는 시간에 분위기를 보았다. 훌륭한 기구들이 있는 헬스장도 있었지만 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주로 운동하는 조용한 헬스장을 골랐다. 그럼 내가 운동을 잘하는지 틀리게 하는지 전혀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헬스장에서는 역시 장기적인 회원권을 끊도록 유도했지만 나는 이런 일에 많은 실패를 했기 때문에 단 한 달 먼저 운동을 해 보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리고 피티 선생님이 도와주는 오리엔테이션을 받지 않았다. 그럼 안면이 생기고 인사를 해야 되기 때문이다. 내가 받을 수 있는 스트레스의 요소들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이번에 목표는 좋은 몸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나는 헬스장과 친해지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번에는 아주 낮은 목표점을 잡았다. 한 주에 3-4회 이상의 운동을 하자. 나는 겁쟁이니까 분명히 운동을 하다 보면 기구를 깔짝거리다가 러닝을 타고 집으로 올게 뻔하다. 헬스장이라는 장소가 익숙하지 않은 공간이기 때문에 불편감을 느끼고 빨리 헬스장을 나가고 싶은 기분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친해지려면 같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나는 운동의 내용은 따지지 않고 시간은 적어도 1시간 이상으로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역시 운동을 시작하는 일은 쉽지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 운동을 가는 시간이 되면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침대에서 머리를 쥐어뜯었다. 나는 대머리라 손에 잡히는 머리카락은 없지만 말이다. 사람은 생각이 많아지면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줄어든다. 행동해야 할 때는 생각을 줄여야 한다. 생각이 많아지면서 나는 또 딜레마에 빠진다. 운동을 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 나도 이번에는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내린 결론은 "씻고만 오자" 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너 정말 운동이 하기 싫구나 그럼 씻고 오는 것은 하자" 하는 생각에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애처럼 주섬주섬 옷을 입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헬스장으로 가서 씻을 준비를 하면 또 생각이 달라져서 조금만 운동을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또 운동을 하고 나오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갈 수가 있다. 처음에는 운동을 하는 습관이 생길 때까지 좀 집요한 노력이 필요하다. Ai의 대답, 사람이 습관을 만드는 시간을 검색해 보면
습관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일반적으로 최소 21일로 알려져 있으며, 뇌가 새로운 행동에 익숙해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입니다. 하지만 완전히 자동화되어 무의식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습관으로 만들려면 평균 66일까지 걸릴 수 있습니다. 습관의 종류와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어떤 습관은 3주, 어떤 습관은 6개월까지도 걸릴 수 있습니다.
21일: 뇌가 새로운 행동을 받아들이고 익숙해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입니다.
66일: 뇌가 습관을 자동화하는 데 걸리는 평균적인 시간으로, 66일 챌린지가 이러한 통계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6개월: 운동과 같이 더 복잡하고 신체적인 노력을 요구하는 습관은 6개월까지 걸릴 수 있습니다.(경험상 6개월 정도 걸리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그 뒤로는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습관 형성을 위한 팁
작게 시작하기: 처음에는 작은 목표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장해 가세요
꾸준함 유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기억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환경 조성: 새로운 습관을 지지하는 환경을 만드세요.
긍정적 강화: 습관을 실천한 후에는 자신에게 긍정적인 보상을 해주세요.
인간은 과거 위험한 동물로부터 생존하기 위해서 생각을 많이 했다. 위험한 동물로부터 공격을 당하거나 최악의 경우 생명을 잃는 무서운 생각을 할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생각은 부정편향이다. 합리적으로 생각할수록 갈 이유보다 가지 않을 이유가 더 많아 보인다. "오늘 하루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이런 생각이 들 때는 생각을 멈추고 몸이 움직여야 한다. 침대에서 일어나 신발을 신는 행동을 하면 나는 이미 누워있는 내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내가 집에서 누워있는 일을 선택했다면 나중에 잠이 들 때는 운동을 가지 않은 일을 후회 할 것이다. 다만 내가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는 불편감을 선택했기 때문에 나올 때는 성취감을 느낄 수가 있다. 또 만약에 운동을 가는 일이 실패하더라도 유연한 사고를 가질 필요가 있다. "나는 역시 안 될 놈이야" 스스로 자책하는 일보다 다음에는 조금 더 꾸준히 해보자고 스스로를 다독일 필요가 있다. 나는 조금씩 운동을 습관으로 만드는 일을 했다. 내가 쓰는 기구가 어떤 용도의 기구이고 명칭도 점점 익숙해졌다. 헬스장에 있는 내 모습이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나는 점점 성적은 안 나오는데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 되어갔다. 더 이상 헬스장을 갈지 말지에 관련해서는 고민거리가 아니었다. 나는 다음으로 어떻게 하면 운동을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였다. 운동을 습관으로 만들면서 깨달은 것은 "나는 할 수 없다" 그런 것은 사실이 아니다 단순히 그런 느낌을 스스로 받는 것 뿐이고 착각이다. 운동을 습관으로 만들지 못하는 사람 단지 방법을 모르는 것 뿐이다. 자기 몸과 정신을 자신의 뜻대로 하지 못 한다면 세상의 일을 바꿀 수 있을 리 없다. 세상을 바꾸기 전에 방청소부터 하라는 말은 진실한 말이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2년 차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나는 정말 꾸준히 운동을 다닌다.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 나는 벤치 양 옆으로 흘러내리던 뱃살들을 기억한다. 기구를 하는데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나 몸이 좋은 사람이 있으면 주눅이 들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내가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 공간에서 신경 써야 하는 사람은 거울 속의 나다. 처음부터 잘했다면 시작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실제로 사람은 타인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 다들 휴대폰을 보고 스스로에게도 집중을 못 하고 있는데 언제 타인의 운동까지 신경을 쓰고 있겠는가. 우리는 단순히 통장에 들어오는 월급이나 돈에 대해서는 가치를 이야기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숫자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 건강에 대해서는 잊고 사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잃었을 때는 어렵게 번 돈을 병원에 지불하는 것에 대해서 망설이지 않는다. 그런 중요성을 깨달은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고 운동을 많이 해라" 말을 하지만 이것은 틀린 말이다. 내가 못하는 것을 타인에게 권해서는 안 된다. "너를 위해 내가 강해 질 것이다"가 맞는 말이다. "너를 고생시키지 않기 위해서 내가 강해질 거야" 가 맞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