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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 중국 Jul 12. 2020

 COVID-19의 진원지 '우한'서 무사귀환, 그 후

[연재 글 예고] 



출처 : https://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76411


우한에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발생했을 때, 나는 그 자리에 있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12월 초 COVID-19가 인류에게 전염되는 그 시작점에, 나는 우한에 있었다. 숱한 중국 출장 일정 중, 하필 내 마지막 목적지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였다. 중국 대부분의 의료진은 '우한 폐렴'이라고 불렸던 COVID-19의 진원지를 우한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실제로 2019년 12월부터 우한시 내의 일부 의료기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환자의 사례들이 보고되었다고 한다. 중앙대책본부 사이트에 따르면 2020년 07월 12일 09시 기준으로 COVID-19의 확진자는 세계적으로 총 12,587,673명이며, 이 중 562,673명 이상이 사망에 이르렀다. 운이 나빴다면 나도 그들 중 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한 편으론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왜 이제 와서 다시 우한 이야기를 하나?

출처 :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490476&ref=A


한국에 돌아와 어느덧 7개월 가까이 지난 이 시점에 왜 나는 다시 우한을 이야기하려고 했을까? 며칠 전, 나는 내 눈을 의심하게 하는 신문기사를 보게 된다. 우한에서 발생한 홍수 때문에 임산부가 폐타이어 위에서 출산을 했다는 기사였다. '우한 폐렴'에 이어 역대급 폭우가 며칠 째 계속되고 있는 중국 중서부 거주민들을 괴롭히고 있고, '우한'에서는 35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홍수 피해를 봤다고 한다. 역병이 돌고 물난리까지 났으면 그 심정이 어떨까를 고민해 보다가, 문득 우한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의 대변혁마다 전쟁이나 전염병이 있었다. 인구의 급변이 대변혁을 만들기 때문이다. 1347년 킵차크 부대에 의해 아시아로부터 찾아온 흑사병(페스트)이 유럽에 상륙하면서 전 유럽 인구의 1/3 내지 1/4가 사망했었다. 당시에도 소작농 인구의 급감은 궁극적으로 봉건제 탈피, 르네상스와 산업혁명을 부추기게 만들었다.


새로운 전염병이 인류와 만난 지 채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서 인류는 완전히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하게 되었고, 앤드 유저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는 소비성향의 변화와 시장 구조의 변화 및 더 나아가 산업구조의 변화까지 야기했다. 어쩌면 우리는 COVID-19 발발 이전의 우한을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아니, 아마 다시는 과거의 영광을 찾아보기 힘들 확률이 높다. 하지만, 새로운 역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 발발부터 긴박했던 시간들 그리고 COVID-19 확산에 점점 적응해 가면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해 가는 '코로나 사이언스'들에 대한 이야기를 연재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글은 2019년 12월 COVID-19가 이미 도시 곳곳에서 발견되던 그때부터 내 주변에서 일어났던 긴박하고 경이로운 이야기들로 시작해, 짧다면 짧은 약 6개월 동안 근본적으로 바뀐 세계인의 미시적/거시적 변화를 다룰 예정이다. 글재주가 부족해 한 번에 많은 내용을 쓰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큰 틀에서 글의 목차를 정하고 각 챕터의 내용을 꾸준히 써 내려가 보고 싶다.


사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Change라 쓰고 Chance라고 읽는 사람도 있다. 다분히 불확실성이 팽배한 미래이지만, 그 미래를 준비하고 대응한다면 새로운 사회적, 경제적 기회들이 있을 거라는 의견이다. 또 한 편에선, 그동안 우리가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실천으로 옮기지 못했던 COVID-19의 근본적인 원인인 기후변화, 인류의 자연 파괴 등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좀 더 나와 밀접한 부분까지 고민해 보면, 다섯 살 난 아들의 아버지인 나는 코로나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은 아이에게 새로운 교육법을 고민하고, 가장으로서 경제활동에서의 변화를 걱정하기도 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숨 막히는 시간들이지만, 고민하고 공유하면 또 새로운 돌파구가 보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연재를 시작한다.


연재 글을 통해 여러분들과 소통하고, 고민을 나누고,
포스트 코로나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 나가고 싶다.

요즘 코로나 관련된 국내외 저서들과 논문, 포스팅 들을 다양하게 섭렵하고 있다. 앞으로 적어 내려갈 글들은 내가 직접 경험한 내용과 국내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고민하는 여러분들의 생각을 함께 소개하는 형식이 될 것이다. 중간중간 서평과 번역글들도 공유할 예정이다. 예상되는 목차는 다음과 같다.



Chapter 1. 우한 이야기

- 2019년 12월 우한의 모습

- 순식간에 하늘과 땅과 같은 차이를 체감한 우한


Chapter 2. COVID-19 발생 직후 내 주변 이야기

- 2020년 시작부터 울려댔던 위챗 단톡 방과 서슬 퍼런 모멘트의 내용들

- 마스크 등 방호용품 사재기

- 새롭게 정의되었던 한중관계

- 코로나 난민이라는 신인류의 등장


Chapter 3. COVID-19가 만든 미시적 변화

- 언택트의 등장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 원격의료와 원격교육의 보편화

- 건강과 웰빙


Chapter 4. COVID-19가 만든 거시적 변화

- 탈세계화

- 보호무역주의 심화

- 핵심 전략물자의 무기화


Chapter 5. <코로나 사피엔스>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자각의 목소리


그럼 다음 글에서 인사드리겠다. 

혹시 포스트 코로나를 고민하는 독자분들이 계시다면 많은 댓글과 토론이 있었으면 한다. 


2020년 07월 12일

내곡동 인릉산 밑 서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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