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있다면 반드시 거치는 관문이 있다. 바로, 공주놀이 !
똑같은 주인공에, 했던 대사 하고, 또 하고. 신데렐라 놀이만 몇 시간도 거뜬이다. 나는 신데렐라를 왕자님과 초고속으로 결혼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반면, 아이는 새엄마와 새언니들의 괴롭힘 챕터가 길어도 너 ~ 무 길다. '수아야, 신데렐라 그만 괴롭히고 빨리 무도회장 가서 왕자님 좀 만나자 ~~~ !! '
공주놀이는 그렇게 일상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엄마 : (졸려서 누워 있음)
수아 : (내 머리를 강제로 일으키려 함)
엄마 : (머리에 힘주고 버팀 ㅋㅋ)
수아 : (안 되겠다 싶었는지, 냅다 뽀뽀 ♥)
엄마 : (귀여워서 봐줬다,, 스르르 일어남)
수아 : (가만히 지켜보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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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 : 공주야, 너?
어? 어,,, 나 오로라 공주,, ㅋㅋㅋ 그렇게 무한 공주놀이 다시 시작 ㅋㅋ
오로라 공주 = 잠자는 숲 속의 공주 = 저주에 걸린 공주가 왕자의 키스로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이야기 ☆
수아 : 엄마, 죽으면 어떡해?
엄마 : 수아가 뽀뽀해 주면 되지 ~
수아 : 그럼 엄마 발딱 일어나야 해 ~
엄마 : 알았어, 발딱 할게 ♡
수아 : 엄마, 이거 어떻게 하는 거야?
엄마 : (다른 거에 집중하느라 못 들음)
수아 : 엄마, 이거 어떻게 하는 거냐고?
엄마 : ...
수아 : 너 왜 말 못 해? 인어공주야?
아오, 이게 은근슬쩍 공주 갖다 붙이면서 너라 그러네? 웃겨서 봐줬다 ㅋㅋㅋ
엄마랑만 공주놀이를 하던 딸아이에게 남동생이 생겼다. 두둥 ♪
수아 : 엄마 ! 신데렐라 놀이하자 ~ 내가 언니 할게, 엄마가 신데렐라 해 (오늘도 난 신데렐라 흑흑..)
수현 : (불청객 등장) 나도 ! 나도 !
엄마 : 수현이는 뭐 시킬까?
수아 : … … .
엄마 : 둘째 언니?
수아 : … … .
엄마 : 새엄마?
수아 : … … .
수아 : 생쥐 !
헛 ㅋㅋㅋ 생쥐면 놀이에 방해는 안 되겠네, 우리 딸 고민의 흔적이 느껴진다. ㅎㅎ
수현 : (이불로 몸 감싸면서) 엄마, 나 공주, 공주 ~
수아 : 너 그럼, 개구리 공주?
ㅋㅋㅋ 왜 하필 개구리 공주야, 예쁜 공주도 많은데 ㅋㅋ 생쥐랑 이어지는 맥락인가 ㅋㅋ
(번외)
집에 디즈니 공주 피규어 10명이 있었다. 둘째는 자스민과 개구리 공주를 양손에 쥐고 놀곤 했다.(누나가 그것만 허락한 것도 있고ㅋ) 그러던 어느 날 이모님 말씀, '엄마 닮아 좋아하나 봐 ~', 으음? 아 쟤네만 까매서.. ㅎㅎ
얼마 전 프랑스에서의 일이다. 지나가다가 혼혈 가정을 봤다. '엄마,아빠가 백인,흑인인데 아이는 흑인이네 ~', 그러자 첫째 왈, '그럼, 엄마는 흑인이야?' ㅋㅋㅋㅋ 아무리 까매도 그 정도는 아니지 ^ ^
내가 어렸을 때부터 제일 좋아했던 공주는 자스민 공주인데 나도 내 피부색 같아서 좋아했을까. ㅎㅎ
아리엘(인어공주) 좋아했던 내 동생은 하얀 편이니. ㅎ
여러분이 가장 좋아했던 디즈니 공주는 누구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