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말을 할 줄 알게 되면서, T인 게 너무 확실했다.
몇 년 전에 MBTI가 등장하자마자 알았다. 우리 아이는 누가 봐도 T구나.
팩트 기반 - 결과 중심
엄마 : 수아야, 엄마랑 아빠랑 싸웠어
수아 : 누가 이겼어? (뭐 때문에 싸웠는지, 엄마 기분 어떤지 안물안궁ㅋ)
(아빠가 동생 혼내는 중)
아빠: 어디 수현이가 감히 엄마를 때려 !!
수아: 다리 ! (다리 때렸다고 팩트 전달 ㅋ)
(민들레 씨앗 보며)
엄마 : 민들레야, 잘 살아라 ~ 후 불어주고 가야지
수아 : 괜찮아, 어차피 바람에 날아갈 거야 (맞지, 네 말이 백 번 맞ㅈㅣ ㅋ)
감정 읽어주기
아빠 : 수아야, 엄마 아프대 ~
수아 : 내가 더 아파 ~
(헙 .. )
수아 : 아빠 선물 줄 거야, 엄마는 안 주고. 엄마 슬프니?
(헙.. 슬픔을 느낄 겨를조차 안 줬잖아 ㅋㅋ)
엄마 : 이모가 남자친구랑 헤어져서 슬프대
수아 : 왜?
엄마 : 이모가 싫대
수아 : 그럼 수아&수현이가 좋대?
(모 아니면 도구나 ㅋㅋ)
엄마 : (달러구트 읽고 우는 중)
수아 : 엄마, 왜 울어?
엄마 :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나서.
수아 : 그럼 엄마도 죽으면 되잖아
(헙.. 눈물이 쏙 들어가게 하는 것도 기술이구나.)
수현 : 코로나 끝나고 만나면 되잖아
(둘째는 그냥 아무 말 ㅋㅋ )
현실 감각 최고
수아 : 엄마는 강아지가 좋아, 고양이가 좋아?
엄마 : 강아지
수아 : 나는 고양이
엄마 : 왜?
수아 : 생쥐를 잡아먹으니까
(… 무서웠어, 좀 ㅋㅋ)
엄마 : 엄마, 이거 살래 ~
수아 : 엄마, 너 돈 있니?
(어.. 어.. 벌어올게.. ;)
수아 : 엄마, 예수님 어딨어?
엄마 : 하늘에도 계시고, 수아 옆에도 계시고
수아 : 예수님 어디서 봐? 죽어야 해?
(지금 당장 봐서 뭐 하게 ㅋㅋ)
T와 F의 대결
수아 : 수현아, 너 몇 살이야?
수현 : 얼음
수아 : 아니, 몇 살이냐고?
수현 : 얼음
수아 : 너는 세 살이고, 나는 다섯 살이야!
수현 : 힝.. 나도 다섯 살 하고 싶어
수아 : 어쩔 수 없어, 이렇게 태어나서
(아 처음엔 둘째땜에 웃다가 큰 애 땜에 몬살겠네ㅋ)
** 이 글을 쓸 때 일이다. 대체 얼음이 뭐였을까. 둘째에게 별 기대 안 하고 저 때 일이 기억나는지 물어봤다. 자기는 기억난다며, '어른'을 말했던 거라고. 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었구나? 진짠가? 신기하다. 물어보길 잘했어.
내가 중도의 T라면, 우리 아이는 TTT다.
이 아이와 잘 살아남기 위해 나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ㅎ
사춘기여, 기왕 올 거라면 조용히 지나가다오. 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