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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비앙또 Nov 09. 2024

세 살이지만, T인 건 확실합니다.

아이가 말을 할 줄 알게 되면서, T인 게 너무 확실했다.

몇 년 전에 MBTI가 등장하자마자 알았다. 우리 아이는 누가 봐도 T구나.




팩트 기반 - 결과 중심


엄마 : 수아야, 엄마랑 아빠랑 싸웠어

수아 : 누가 이겼어? (뭐 때문에 싸웠는지, 엄마 기분 어떤지 안물안궁ㅋ)



(아빠가 동생 혼내는 중)

아빠: 어디 수현이가 감히 엄마를 때려 !!

수아: 다리 !  (다리 때렸다고 팩트 전달 ㅋ)



(민들레 씨앗 보며)

엄마 : 민들레야, 잘 살아라 ~ 후 불어주고 가야지

수아 : 괜찮아, 어차피 바람에 날아갈 거야 (맞지, 네 말이 백 번 맞ㅈㅣ ㅋ)





감정 읽어주기


아빠 : 수아야, 엄마 아프대 ~

수아 : 내가 더 아파 ~  

(헙 .. )



수아 : 아빠 선물 줄 거야, 엄마는 안 주고. 엄마 슬프니?

(헙.. 슬픔을 느낄 겨를조차 안 줬잖아 ㅋㅋ)



엄마 : 이모가 남자친구랑 헤어져서 슬프대

수아 :  왜?

엄마 : 이모가 싫대

수아 : 그럼 수아&수현이가 좋대?

(모 아니면 도구나 ㅋㅋ)



엄마 : (달러구트 읽고 우는 중)

수아 : 엄마, 왜 울어?

엄마 :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나서.

수아 :  그럼 엄마도 죽으면 되잖아

(헙.. 눈물이 쏙 들어가게 하는 것도 기술이구나.)

수현 :  코로나 끝나고 만나면 되잖아

(둘째는 그냥 아무 말 ㅋㅋ )




현실 감각 최고


수아 : 엄마는 강아지가 좋아, 고양이가 좋아?

엄마 : 강아지

수아 : 나는 고양이

엄마 : 왜?

수아 : 생쥐를 잡아먹으니까

(… 무서웠어, 좀 ㅋㅋ)



엄마 : 엄마, 이거 살래 ~

수아 : 엄마, 너 돈 있니?

(어.. 어.. 벌어올게.. ;)



수아 : 엄마, 예수님 어딨어?

엄마 : 하늘에도 계시고, 수아 옆에도 계시고

수아 : 예수님 어디서 봐? 죽어야 해?

(지금 당장 봐서 뭐 하게 ㅋㅋ)




T와 F의 대결


수아 : 수현아, 너 몇 살이야?

수현 : 얼음

수아 : 아니, 몇 살이냐고?

수현 : 얼음

수아 : 너는 세 살이고, 나는 다섯 살이야!

수현 : 힝.. 나도 다섯 살 하고 싶어

수아 : 어쩔 수 없어, 이렇게 태어나서

(아 처음엔 둘째땜에 웃다가 큰 애 땜에 몬살겠네ㅋ)


** 이 글을 쓸 때 일이다. 대체 얼음이 뭐였을까. 둘째에게 별 기대 안 하고 저 때 일이 기억나는지 물어봤다. 자기는 기억난다며, '어른'을 말했던 거라고. 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었구나? 진짠가? 신기하다. 물어보길 잘했어.




내가 중도의 T라면, 우리 아이는 TTT다.

이 아이와 잘 살아남기 위해 나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ㅎ

사춘기여, 기왕 올 거라면 조용히 지나가다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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