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편리한 세상, 한국이다.

by 아비앙또


9개월 간의 프랑스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도착한 날 저녁, 출국 전날 갔던 동네 삼겹살 집으로 향했다.


가게 입구에서 직원의 안내를 기다리는 게 익숙한 우리.. 우리 뒷사람은 자기가 남는 자리 찾아 알아서 들어간다.;


자리 착석과 동시에 반찬과 식기를 갖다 주신다. 이런 대접 너무 오랜만이라 입가에 미소가 절로 퍼진다. 그렇쥐 ~ 이게 한국이지 ~ 식탁에 가위랑 집게 넣을 구멍 뚫어 놓은 센스 하며, 수저는 왜 안 갖다 주시지? 얘기해야 하나 하는데 서랍 밑을 열어 보는 걸 그새 깜박했다.


앞접시와 포크도 애들 용으로 알아서 갖다 주시니, 미슐랭이 따로 없다.ㅎ 심지어 반찬도 리필이 된답니다? 당연했던 것들이 매 순간 새롭다.


직원이 주문을 받는 시스템이었는데 이 가게도 패드 주문으로 바뀌었다. 주문 완료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맥주가 나온다. 놀란 아이들 왈, '왜 이렇게 빨라, 엄마, 우리가 맥주 시킬 걸 어떻게 알았지?' 그냥 누르자마자 바로 갖다 주신 거야. ㅎ 프랑스에서 기다림을 배우고 오길 잘했다. 메뉴판 기다리는 시간, 주문 기다리는 시간이 한국에서는 생략된다. 이미 충분히 빠른데 식탁에 호출 벨까지 있고 말이다. 손님 위주의 한국 레스토랑과 손님과 직원이 동등한 프랑스 레스토랑이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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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가 너무 빨라서 그랬나, 1시간 만에 배부른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걸어간다.


횡단보도에 남은 시간 표시해 주는 신호등, 정말 얼마만이야 ~~ 너무 반갑다. 빨간 불 남은 시간 표시해 주는 신호등도 생겼더라. 단점이라면 사람들이 빨간 불 얼마 안 남았을 때 벌써 건널 채비를 한다는 거.ㅎ 한국은 점점 더 빠르게, 편리하게를 외치고 있구나. 바닥에도 신호등 색깔이 표시되는데 프랑스 너네는 없지? ㅎ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신호등이 없을 경우, 한국에서는 무조건 차가 우선이더라.. 사람이 차 눈치를 보면서 건너갈 타이밍을 재는데, 사람을 보면 차가 무조건 멈추던 프랑스가 쬐끔은 그립다. 양보받고, 고맙다고 손 인사하고 서로 미소 짓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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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고 집에 그냥 들어가기는 아쉬워서 마트나 가볼까 한다. 마트가 아직 하려나..? 저녁 7시면 문을 닫는 프랑스 가게들 때문에 구글맵에서 영업시간 확인이 익숙했었는데, 한창 영업 중인 가게들이 많다. 이마트는 밤 11시까지 라니, 일요일도 정상 영업. 그뿐이랴, 내 친구는 쿠팡 덕에 5년 동안 마트 가 본 일이 없다더라. ㅎ



한국에 와서 3주간 요리 안 하고 생활했다는 자랑 아닌 자랑을 해 본다. 햇반과 배달 음식, 외식, 반찬 가게들. 왜 이렇게 잘 되어 있는 거야.ㅎ 한 달 만에 팬트리에 있던 밥솥을 꺼내본다. 오랜만 ~ 비어있는 집 냉장고를 보니,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 속에 빠져든다. 귀국 짐 때문에 집이 복잡하니, 냉장고라도 비어 있으려무나 ~ ㅎ



마지막 사진은 한국에서 사시사철 맛볼 수 있는 팥빙수와 팥죽입니다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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