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36. 페이스
쉬지 않고 10km 달려도 지치지 않던 몸이
2km만 달려도 지치기 시작했다.
아마도 정신력 문제였을 것이다.
여행에 대한 설렘도 사라져 갈 때쯤,
사람들은 도대체 왜 그런 여행을 하냐며
비아냥 섞인 문장으로 물어왔다.
나도 이유를 모르겠었다.
비는 여전히 매일 내리고,
햇빛은 더욱 강해져만 갔다.
목표였던 후쿠오카는 정말 꿈속에서나 보이는
신비로운 도시처럼 느껴졌다.
정신력은 고갈될 때로 고갈되어가고 있는데도
몸이 움직였던 건 지나온 길이 아쉬워서였을까.
아니면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될까라는
자책 덕이었을까.
모르겠다.
2km씩이라도 꾸역꾸역 조금씩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