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varaka

Vaら카 : 0159

by 남은

0159. 사고


길이 맞나 표지판을 확인했다.

내리막길이었다. 자전거엔 제법 속도가 붙었다.


그리고 앞을 봤을 때는 이미 늦었다.

인도 진입 부분에 세워진 바에 부딪히기 직전,

판단했다. 피할 수 있었지만

그러다 다리가 바에 부딪히겠다.

그냥 피하지 말고 자전거를 바에 부딪히자.

그렇게 선택했다.


하지만 관성이란 물리력을 간과한 선택이었다.

내리막길에서 붙은 속도 만큼

멈춰버린 자전거를 뒤로한 채

내 몸은 앞으로 나가야 했다.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바구니에 들어있던 크로스백도 공중 높이 떴다.


자전거는 앞바퀴가 안 굴러갈 정도로

타이어 보호대가 구부러졌고,

철로 된 녹슨 바구니는 찢어졌다.

그 정도로 제법 강하게 부딪쳤다.


딱딱한 보도블럭으로

떨어지는 찰나에도 판단을 해야 했다.

어떻게 떨어질까. 선택은 어깨였다.

왼쪽 어깨에 온 몸의 무게가 실렸다.

떨어지는 순간 생각했다.

아. 뼈가 부러졌겠다. 통증이 밀려왔다.

바닥에 엎어져 한참 일어날 수 없었다.


아 이렇게 여행이 끝나는구나.

머릿속은 혼미와 침착이 오고갔다.

너무 아프다. 여행은 끝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자전거도 딱 보니 상태가 심각했다.

여행을 마무리할 절차를 밟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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