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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은 May 05. 2018

08 : 週

カフェ

: 카페


카페에서 전화해 보기로 했다.

머릿속에서 할 말들을 정리했다.

전화해볼까 했지만, 뒷자리에 앉아 있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시끄럽다.

중국인들이 없는 카페 내 흡연실에 들어가 봤지만, 남은 한 자리 주변에 사람들이 너무 가까이 있었다.

옆에 사람을 두고 전화하기엔 부끄러웠다.

흡연실에서 나와 본래 앉았던 자리에 다시 짐을 놓았다.

그냥 밖에서 전화해야겠다.

주문한 커피를 테이블에 두고, 가방만 들고 밖으로 나왔다.

사람이 드문 곳, 난간에 걸터앉아, 심호흡을 한번 했다.

어차피 할 건데, 망설이지 말자.

바로 전화 버튼을 눌렀다.

모시모시.

바쁜 중에 죄송합니다, 타운워크 보고 전화드렸는데요.

대답이 없다.

저 한국인인데, 혹시 괜찮을까요.

전화를 받은 사람은 아저씨였다.

아저씨는 모집공고 사진에 있던 인자한 미소의 사장님인 듯했다.

목소리와 말투는 예상과 달리 인자하지 않으셨다.

일말의 고민도 없이, 툭툭 끊어지는 말투로 대답하셨다.

아, 외국인은......

그다음 말은 제대로 듣지 못했다.

대충 외국인은 채용하지 않는다는 말인 거 같았다.

아, 안 되는 건 가요.

하이.

아, 실례했습니다.

긴 시간 고민해서 걸었던 전화는 몇 초도 안돼서 끝나버렸다.

아, 카페에서 일해보고 싶었는데, 안되려나.


    


誇らしい

: 자랑스러운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우이코상이 물었다.

간단하게 말해보겠다고 먼저 대답하고, 5년 전에는 박근혜 대통령 댓글 문제 때문에 부끄러운 유학 생활을 했는데, 이번에는 엄청 자랑스럽다고 했다.

NHK에서도 종일 남북정상회담 뉴스뿐이었고, 동시에 납북 일본인 관련 뉴스도 많이 방송됐다.

아베는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로 돌파구를 마련해 보려는 듯하다.

우이코상은 아베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아베가 일본을 난감한 상황으로 이끌어 갔다고 했다.   




地元

: 고향


면세점 아르바이트 면접을 봤다.

본래 합격 통지를 받고 나중에 계약서를 쓰는데, 내가 이것저것 준비를 잘해가서 바로 계약서를 쓸 수 있었다.

즉, 별다른 일 없으면 면세점에서 일하게 된 거다.  

인사팀장과 계약서를 쓰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내 고향이 소재지인 대학을 나온 분이셨다.

고향에 대해선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내보시는데, 중학교 이후론 고향에서 활동하지 않아서, 내가 잘 몰랐다.

그렇게 계약서까지 써놓고, 집에 돌아오는 길, 뭔가 마음이 무거웠다.

일자리를 얻어서 후련한 듯하면서도, 일본까지 와서 또다시 한국인 동료들 사이에서 한국인 손님들을 맞이 해야 한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약간 우울한 감정도 들면서, 막상 일은 해야겠고, 머릿속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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