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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은 Aug 26. 2018

17 : 週

後遺症

: 후유증


사람들과 만나고 나서, 후유증에 시달린다.

요즘 더욱 심해진 거 같다.

주고받았던 말 한마디에 엄청 신경 쓴다.

어쩔 땐 집에 돌아와서 가슴이 두근 거릴 정도로 진정이 안 될 때도 있다.

이번에 친구가 삿포로에 왔다 가서도 그렇다.

그때 나누었던 대화 하나, 보여졌던 행동 하나, 다 신경 쓰인다.

분명한 이유가 없는데도 너무나 신경 쓰이고, 한편 괴롭다.  

 



知り合い

: 지인


대학 동기의 여동생이 남편과 같이 삿포로에 휴가를 왔다.

둘의 결혼식 사회를 내가 봐서 나름 인연이 깊은 사람들이다.

서로 얼굴도 볼 겸, 같이 점심 식사도 하고, 렌터카 구하는 것도 내가 도와주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그 날 새벽까지 여자친구랑 싸워서 내 기분이 무척 다운되고 말았다.

화해는 했지만, 개운치 않았다.

그래도 뭐 어쩌겠나, 동기의 여동생은 평생 한번 올까 말까 한 삿포로인데,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고, 또 밝은 얼굴로 맞이 해야지.




出勤

: 출근


알바, 일이 힘든 게 아니다.

사람들도 대부분 괜찮은데, 그중 몇 사람이 너무 싫다.

(따지고 보면 그다지 힘들 게 하는 것도 아닌데, 정말 싫다.)

난 짜증 나면 다른데서 말로 다 푸는 스타일이다.

여기저기서 다 떠벌리고 다녔다.

그럴 때마다 다 그만두라고 한다.

그러면 난 견뎌보고 싶다고 한다.

적응해서 그 싫은 사람들과도 관계를 좋게 가꾸어보고 싶다고.

그럼 다들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되냐고 한다.

그러니까,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나도 동의한다.

단지, 다시 새로운 일을 구하기 귀찮고, 나름 일도 적응되어가니까, 그만두기 싫은 거지.

말만 번지르르하게 견뎌보고 싶다고, 지랄.

또, 아침 6시 반에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한다.

어울리지도 않는 정장 바지에, 하얀 와이셔츠를 입으면 힘이 쭉 빠진다.

하.. 그만둘까.

그럼 돈은 또 어떡하고, 새 알바 구할 수 있을 거란 보장도 없는데.

모르겠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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