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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은 Nov 28. 2018

24 : 週

駐輪禁止

: 주차금지


자전거 주차금지 구역이 있다.

여자친구가 별생각 없이 그곳에 주차했고, 자전거는 압수당했다.

알아보니 자전거 보관소에 가서 벌금을 물고 찾아와야 했다.

아직은 일본어가 어눌한 여자친구를 보낼 수 없었다.

내가 찾으러 가야했다.

여러가지 이유로 짜증이 났다.

가장 짜증나는 건 가서 듣고 올 그곳 직원들의 잔소리였다.

물론 잔소리를 듣지 않을수도 있지만 죄인된 심정으로 가야한다는 게 짜증났다.

자전거 보관소는 삿포로역에서 20분 정도 걸어가야 있었다.

보관소 입구와 가까워지자 머쓱한 표정의 여자가 자전거를 끌고 지나갔다.

아마도 보관소에서 자전거를 찾아가는 길 같았다.

보관소 안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자전거가 있었다.

직원도 생각보다 많았다.

머쓱하게 직원에게 자전거를 찾으러 왔다고 말했는데, 의외의 답변을 들었다.

직원이 나에게 죄송하다고 한 것이다.

자전거로 안내해준 직원도 나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아니에요, 제가 죄송하죠.

보관소에 도착하기 전까지도 잔소리 들을 거에 미리 스트레스 받았던 터라 너무 의외였다.

여자친구에게 벌금 2천엔 물고 되찾은 자전거 사진을 보내주었다.

당분간은 내가 발언권 좀 가질 수 있을 거 같다.




日本語

: 일본어


렌터카에서 일하면서 가장 좋은 건 일본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로 한국인들과 일했던 면세점에서는 일본어를 사용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여자친구에게도 마찬가지로 좋은 기회였다.




漫画

: 만화


언젠가 만화 작가도 해보고 싶다고 다카츠상에게 말했다.

다카츠상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사실 자기가 만화가 지망생이었다고 말해주었다.

아, 진짜요?

이번엔 내가 머뭇거리다 말했다.

제가 쓴 글이 있는데 혹시 읽어보실래요.

마침 내가 쓴 글의 일본어 번역본이 있었다.

다카츠상은 좋다고 했다.

내 이야기를 다카츠상이 만화로 그려주는, 그런 이야기가 오고갔다.

정말로 그게 가능하다면,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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