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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은 Dec 22. 2018

26 : 週

ネットカフェ

: 넷토카페


DVD 하나를 봐야 했다.

번역하고 있는 대본의 연극 DVD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노트북에는 CD 플레이어가 없다.

집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궁리하다가 결국 넷토카페까지 가서 보고 왔다.

넷토카페에 한 번도 안 가본 여자친구를 데려갔었는데, 완전 대실패였다.

내가 DVD를 보는 동안 여자친구는 일하고 온 터라 힘들었는지 잠을 잤다.

DVD를 다 보고 나서 비디오 게임을 해보려고 했지만, 게임기가 그 옛날의 플스2였다.

요즘 핸드폰 게임보다 못한 걸 시간 아깝게 하고 있을 수 없었다.

만화책, 다트, 포켓볼 등 다른 즐길 거리들이 많았지만 이미 넷토카페 자체에 흥미를 잃은 마당에 해볼 의욕이 나지 않았다.

넷토카페에서 재밌었으면 본래 새벽까지 시간 보내다 올 계획이었지만 더 이상 있을 필요가 없었다.

막차시간도 지났지만 그냥 집까지 걸어갈 생각으로 넷토카페에서 나왔다.

그나마 사람 드문 시간의 오도리 공원을 걷는 게 제법 운치 있고 괜찮아서 다행이었다.




翻訳

: 번역


매주 월요일 우이코상과 만나서 대본 번역 점검을 한다.

번역 일을 맡았을 때 부담을 가졌던 거에 비하면,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아무래도 처음 해보는 일이다 보니 혼자서 해결 못할 부분들이 많았다.

일본어와 한국어가 문법적으로 비슷하다고 하지만, 말로 전해지는 뉘앙스는 서로 다른 부분들이 많다.

일본어에서 짧은 단어로 표현하는 것들을 한국어로는 여러 단어로 풀어 설명해야 하고, 언어유희 같은 경우에는 거의 창작을 해야 하는 수준이다.

개인적인 욕심도 가미돼서 완벽하게 자연스러운 문장을 만들려고 하다 보니 전체적인 과정이 절대 쉽지만은 않았다.

우이코상이 그냥 넘어가도 된다 했지만, 개인적인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기어코 좋은 단어와 문장을 찾아 헤맸다.




忠告

: 충고


우이코상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대단하다기보다 특출 나다고 해야 할까.

한국어와 중국어가 가능하다.

6년 전 한국에서 한국어를 배웠고, 이번에는 대만에 대학을 다니러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가수이기도 하다.

조만간 도쿄에 공연을 하러 간다.

잡지의 삽화 작가이기도 하다.

배우 활동도 했었고, 리포터 활동도 한 적이 있다.

현재 통역 일도 하고, 카페에서 알바도 한다.

예전엔 간호사로도 일했다고 들었다.

그런 우이코상이 저번에 나에게 충고를 해준 적이 있다.

이렇게 정처 없이 사는 게 가장 힘들었을 때가 딱 내 나이 때였다고.

그래도 우이코상은 아직도 그렇게 살고 있다.

여전히 가수이고, 작가이고, 또 무언가를 배우러 대만에 갈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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