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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은 Jan 29. 2019

29 : 週

電気

: 전기


삿포로의 여름은 예상했던 만큼 별로 덥지 않았다.

그래도 집중해서 공부해야 할 때나 잠자기 전에는 은근히 방 안 가득 채워지는 더위가 매우 신경 쓰였다.

그럴 때는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틀 수밖에 없다.

설정 온도는 22도 정도로, 한 시간 타이머를 맞춰놓고 하루에 두세 번 정도 틀었다.

이곳에서 처음 받았던 가스비 명세서에 적혀있던 3만 6천 엔이란 금액이 남긴 트라우마가 여전히 마음속 깊게 남아 있었다.

절약하고 또 절약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렇게 버틴 여름의 결과물인 전기세 명세서가 날아왔다.

5천엔 조금 넘는 금액이었다.

에어컨을 사용 안 했을 때에 비해서 천 엔 정도 더 나온 금액이었다.

이 정도일 줄 알았으면 좀 더 쓸 걸 생각이 들면서도, 한국에서 자취할 때는 하루 종일 에어컨 틀어도 2만 원 정도였는데 이곳이 확실히 비싸다는 확신이 들면서, 한국에서처럼 사용했다간 또 충격에 빠졌을 거란 안도도 해본다.




: 머리


삿포로에 와서 지금까지 반년이 넘도록 미용실에 한 번도 간 적이 없다.

한국에서 미용 도구를 다 사 왔다.

지금까지 집에서 여자친구가 깎아 줬다.

심지어 파마까지 집에서 했다.

여자친구가 파마를 할 줄 안다.

여자친구는 여기에 오기 전에 한국에서 평소 하지 않던 단발을 하고 왔다.

그래서 여자친구도 이곳에서 한 번도 미용실에 가지 않았다.

여자친구는 가끔 스스로 앞머리를 자른다.

이곳 미용실 비용이 좀 비싼 편이다.

싼 곳을 찾으려면 찾을 수 있겠지만, 집에서 가까운 미용실만 해도 컷이 4천 엔이다.

애초에 미용실은 한 번도 안 갈 생각으로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総合マート

: 대형마트


집에서 가장 가까운 대형마트가 동광 스토아지만, 거기서 5분은 더 걸어서 aeon으로 장 보러 다닌다.

동광보다 aeon이 조금씩 더 싸다.

귀찮아서 동광으로 갔다가, 쭉 둘러보고는 결국 aeon으로 가기를 몇 번 반복했다.

그렇게 차곡차곡 반년 정도 모은 aeon 포인트를 과감하게 사용했다.

500포인트, 숫자 그대로 500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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