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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은 May 01. 2019

37 : 週

植物園

: 식물원


홋카이도 대학교 식물원에 가봤지만 문이 닫혀 있다.

겨울에는 운영하지 않는다는 걸 정문 앞 안내판을 보고서야 알았다.

딱 지난주까지가 개원 기간이었다.

이제 한국에 돌아갈 때까지, 식물원에 들어가 볼 수 없다.

이제야 여유가 생긴 거니 어쩔 수 없지만, 미리 가볼 걸, 후회된다.

시험이 끝나니, 시간이 많이 남는다.

여기저기 열심히 돌아다니는 중이다.

지난주엔 삿포로돔과 모이와야마 전망대에 다녀왔다.

여자친구의 구글 지도에 가고 싶은 곳으로 찍혀있던 맛집, 카페들도 하나씩 클리어 중이다.




記録

: 기록


5년 전 했던 일본 자전거 여행 기록을 일본 출판사에 보내 볼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선 일부 내용은 일본어로 번역을 해야 하고, 인쇄비 때문에 프린터기도 사야 한다.

번역은 일본 지인에게 부탁해 볼까 하다가, 그냥 내가 하기로 했다.

확실히 돈이 되는 일이라면 부탁해보겠지만, 그럴 확률이 낮은 일이니, 일본어 공부도 할 겸, 내가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프린터기는 중고로 사려고 중고 매장을 돌아다녀 봤지만, 기능이 다양하고 부피가 큰 제품들 밖에 없어서 그냥 새 제품을 사기로 했다.

기능은 인쇄되는 거 하나면 충분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저렴한 걸로 구입했다.

서점에 가서 출판사들도 조사해봤다.

여행 에세이나 여행 사진 책 위주로, 어떤 출판사에서 나왔나, 표지 사진을 찍으면서 정보를 수집했다.

이제 앞으로 여행기록을 다시 쭉 한번 읽어보면서 수정하고, 그중 일부를 뽑아 번역하고, 출판사에 보낼 기획서도 작성해야 한다.

어차피 시간도 남아돌고, 한국 돌아가기 전에 충분히 보내볼 수 있을 거 같다.




漫画

: 만화


오바를 자주 하는 편이다.

간혹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 나중에 이불킥의 원인이 되는 행동들이다.

결과적으로도 실패한 경우가 많다.

그래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을 하지 않고 넘기기는 쉽지 않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몇 주 전 다카츠상이 내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준다고 했을 때, 무척 두근거렸다.

만사 제쳐두고 당장이라도 시작하고 싶었다.

하지만 다카츠상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의욕적이지 않았다.

판단컨대 그림 그려 준다고 한 건, 술 마시고 그냥 해 본 소리였던 듯하다.

그것도 모르고 난 세상 흥분해서 온 머릿속을 만화로 만들어질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나가고 있었다.

몇 번을 만나자고 해도 여러 이유로 만나기 힘들었던 다카츠상을 겨우 만났을 때, 분위기를 봐서 만화 이야기를 꺼내 봤지만, 다카츠상은 몇 초 듣지도 않고 화장실로 가버렸다.

난 그때서야 다카츠상이 만화 관련된 이야기를 일부러 피해왔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낙담할 일은 아니다.

과거에도 여러 번 이와 같은 경우를 겪어왔기 때문에 익숙하다.

이번에도 나 혼자 두근거리고, 나 혼자 오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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