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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은 Jun 20. 2019

41 : 週

出版

: 출판


한국의 독립출판처럼 일본에도 자비출판이란 게 있다.

일본 출판사에 투고해보려고 알아보니 자비출판을 도와준다는 광고 공고만 나온다.

출판사마다 자비출판 부서가 따로 있었다.

투고 관련 안내는 만화나 소설 관련한 공모전뿐이었다.

자비출판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한다손 치더라도 비용이 만만찮다.

그래도 뭔가 방법이 있겠지, 끈질기게 검색해보다가 괜찮은 걸 하나 알아냈다.

출판 기획서를 모집해서 각 기획에 알맞은 출판사와 연계시켜주는 회사가 있었다.

만약에 실제로 출판이 된다면 인세의 3할을 회사가 가져가는 시스템이다.

충분히 시도해 볼만한 방법이다.

한국 돌아가기 전엔 기획서를 보내 볼 수 있도록 또 열심히 준비해야겠다.




人事

: 인사


인사 담당 진구상은 나랑 여자친구가 이렇게까지 오래 일할 줄 몰랐던 것 같다.

여름철 성수기 때 바쁘니 우선 마구잡이로 고용해 놓고, 손님이 적어지는 겨울이 되면 일하기도 힘들고 하니 자연스레 하나둘 퇴사하는 사이클이 암묵적으로 있는 듯하다.

운전을 못하면 할 수 없는 일이 많은 렌터카에서 고민 없이 면허증도 없는 날  고용할 때 의아했었는데, 어차피 바쁠 때 잠깐 사용할 인력이라 여긴 걸로 생각해보면 납득이 간다.

실제로 겨울이 되고 나서 나와 비슷하게 고용됐던 사람들 중 대부분이 퇴사했거나 일주일에 하루 정도로 적게 일하고 있다.

운전도 못하는 나와 여자친구가 예상과 다르게 이 추운 겨울에도 그만두지 않고 남아 있으니, 직원들은 쉬프트 짜기도 애매하고, 놀고 있어도 딱히 시킬 일도 없고, 아마 조금은 난감한 것 같다.

그래도 말로는 우리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해주는 직원들에게 고맙다.

일이 없어서 놀지, 일 있을 땐 꾀 안 부리고 열심히 하니까, 우리가 밉진 않은가 보다.

오늘도 한가해 어색하게 멀뚱히 있다가 주차장에 겹겹이 쌓인 눈을 자진해서 밀어낸다.

참고로 이곳 눈은 쓰는 걸론 택도 없다.

밀어야 한다.




工場

: 공장


5년 전에 일했던 디저트 공장에 가보았다.

집에서 무척 먼 곳이지만, 한 번은 가보고 싶었다.

5년 전에도 삿포로에서 살았었다.

그때 삿포로를 떠나면서 다시 이곳에 올 수 없을 거란 생각도 했었다.

게다가 그때 헤어진 여자친구와 이렇게 같이 오게 될 거라곤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디저트 공장은 가난했던 그때, 경제적으로 견딜 수 있게 해 준 버팀목이었다.

출근길에 있던 편의점이 사라져 길을 좀 헤매다가, 방향을 바로 잡곤 머릿속에 또렷하게 떠오른 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같이 걷던 여자친구에게 그때 너랑 헤어지고 나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냐며 핀잔을 줘보지만, 얻는 건 별로 없다.

지나고 보면 다 웃어넘길 추억거리라는 게, 허무하면서도 아쉽고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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