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번 더
청춘 18 티켓을 한 장 더 샀다.
저번 티켓에 4번 도장이 찍혔고, 다시 한 장 더 샀으니까, 두 명이서 3일 이용할 수 있다.
저번에는 남쪽의 하코다테를 다녀왔고, 이번에는 북쪽의 왓카나이까지 다녀올 생각이다.
왓카나이는 하루 만에 갈 수 있는 코스가 아니다.
(가려면 갈 수 있지만, 하루 종일 전철만 타야 한다.)
중간에 아사히카와에서 하룻밤 묵고, 다음 날 왓카나이에 도착하는 걸로 계획을 세웠다.
: 다시
다시 일본에 돌아올 계획을 세웠다.
정확히 말하면 삿포로에 돌아올 계획이다.
우선 학점은행제로 학사 자격을 얻고,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따서, 일본 IT 기업에 취업하는 계획이다.
다시 돌아오기까지 짧아도 1년, 길게는 수년 걸릴 것 같다.
학점은행제 신청 처리 과정을 밟는데, 한국이 아닌 곳에서 하려고 보니, 너무나도 복잡하고 장애가 많다.
아빠와 누나, 제삼자를 거쳐서 처리하느라 정보도 오락가락이다.
어쩌면 이번 워킹홀리데이 기간 중의 마지막 여행이 될지도 모르는 왓카나이 여정에 학점은행제 신청을위해 노트북까지 챙겼다.
여행이 아닌 딴 거에 정신이 팔려있으니, 같이 다니는 여자친구의 표정이 당연 좋진 않다.
: 또
아사히카와에서 점심 먹고 출발해서 저녁 8시에 왓카나이에 도착했다.
삿포로역까지 하루 만에 가려면 다음날 아침 일찍 전철을 타야 한다.
먼 곳까지 가서 잠만 자고 오니 무의미해 보일 수도 있는 여행이지만, 그냥 새로운 곳에 간다는 자체가 즐겁다.
가는 중간에 인구 천명도 안 되는 작은 마을의 역에서도 멈추었고, 나름 인구만 명 단위의 작은 도시의 역에서도 멈추었다.
역 밖으로 나가보면, 조용히 눈만 쌓여가고, 사람은 드물고, 급하게 달리는 차도 없다.
이렇게 차분하게만 살아도 좋을 것 같은데, 또 새로운 계획들로 머리는 복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