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픈
여자친구가 동물농장을 보다가 울었다.
여자아이가 유기견을 잠시 맡아 키우다 입양한 주인에게 넘겨주면서 서럽게 우는 걸 보고 운 것이다.
그 모습이 웃겨서 사진 찍고 있는데, 난 또 왜 슬픈 건지.
아, 인생아.
: 샀다
여자 친구 생일에 맞춰서 가방을 샀다.
'사 준' 게 아니라 '샀다.'
곧 한국에 돌아가면 따로 살고, 가지고 있는 돈도 양 쪽으로 갈리겠지만, 아직까지는 둘의 돈은 하나다.
그래서 '샀다'가 맞다.
: 돌아갈
삿포로에 오는 비행기표를 끊으면서, 한국에 돌아갈 비행기표도 끊었다.
그런데 무심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한국에 돌아갈 표를 워킹 홀리데이 비자가 끝나는 날 하루 뒤로 예매했다.
왜 그랬을까.
하루라도 더 있겠다는 생각으로 그런 거 같진 않고, 벌써 1년도 지난 일이라, 왜 그랬는지 기억이 안 난다.
영사관과 입국 사무소에 전화해봤다.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비자 기간 안에 뜨는 비행기표를 구하라 했다.
위약금을 물어 표를 취소하고, 다시 비자 마지막 날 뜨는 비행기 표를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