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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은 Jul 31. 2020

47 : 週

エピソード

: 에피소드


공모전에 글을 보내고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받은 적이 있다. 

글을 써서 뭔가를 받은 게 그때가 처음인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에 처음으로 글을 써서 돈을 벌어봤다. 

3만 엔. 

연극 대본을 번역해서 받은 돈이다. 

본 역할은 네이티브 체크였지만, 거의 번역한 거나 다름없었다. 

언어유희가 가득한 일본 시조를 내 나름대로 창작해가며 그럴듯하게 만들어 내기도 하고, 소품에 어울릴만한 한국 과자를 찾는 등, 나름 심혈을 기울었다. 

특히 공인중개사 공부를 하는 중에 틈틈이 작업하느라 애 좀 먹었다. 

부탁받은 우이코상에게는 번역이 나에게 쉬는 시간과 같다며 여유를 부렸지만, 실은 공부하면서 하려니 무척 곤혹스러웠다. 

시험에 떨어지고 보니, 더욱 그렇다. 

하지만 앞으로 두고두고 말하고 다닐만한 에피소드 하나는 얻었다. 

난 일본 연극 대본을 번역해 봤다. 

번역한 내용은 공연 중 자막으로 나갔는데, 그 퀄리티에 대해서 매우 칭찬받았다고 한다. 




アイディア

: 아이디어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침대 위치를 난로 가깝게 옮기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하면 방 안에서 이동하기가 번거로워지는데, 그래도 그게 더욱 따뜻할 것 같았다. 

효과는 아주 좋았다. 

잘 때든 침대에 있을 때, 훨씬 따뜻했다.

에어컨의 난방기능이나 난로의 성능이 작은 방조차 두루두루 뜨뜻하게 하기에 너무 부족했다. 

외국 어디 가나 드는 생각이지만 난방은 온돌이 최고인 것 같다.




スリッパ

: 슬리퍼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살까 말까 엄청 고민했던 게 청소기였다.

결국 빗자루로 대체하고, 사지 않았다.

여자친구에게 거의 매일 듣는 잔소리가 내 발바닥에 붙어 침대에 따라 올라오는 먼지들 때문이었다. 

실내 슬리퍼를 신는 습관을 들이려고 몇 번 시도해보다가 실패하고, 그냥 맨발로 돌아다니다 보니 그렇게 됐다.

매일 자기 전 침대 터는 게 여자친구의 루틴 같은 게 돼버렸다. 

청소기만 있었어도 덜 털고, 덜 혼났을 텐데. 

물론 살까 말까 고민했을 때는 나중에 청소기 살 돈도 안 남을 것 같아서 그랬는데, 지금 워킹홀리데이 막판인데도 통장에 돈이 넉넉하니, 안 산 게 후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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