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은 Dec 30. 2020

50 : 週

退社

: 퇴사


한국에 돌아가기 전 한 달 앞두고 렌터카 일을 그만뒀다.

마지막 한 달은 여유롭게 있고 싶었다.

렌터카에 퇴사서를 제출하러 간 날, 직원들로 부터 종이 가방 하나를 받았다.

종이 가방에는 여자친구와 나에게 주는 앨범이 각각 하나씩 들어 있었다.

돌아가는 길에 앨범을 열었는데, 일종의 롤링 페이퍼였다.

직원 한 명당 앨범 한 페이지씩 글과 사진으로 채운 롤링 앨범이었다.

물론 마리아가 주도해서 써달라고 부탁해가며 완성한 거지만, 계륵 같았던 외국인 알바생에게 이렇게까지.

며칠 뒤 우리 송별회 겸 회식도 한다던데, 감동이라고 해야 하나, 그저 고맙다.




アメ

: 아메

         

자전거에 이름을 붙여뒀다.

비 오는 날 구입해서 이름이 ‘아메’다.

아메를 어떻게 두고 가야 하나 고민이다.

처음엔 렌터카에 주고 가려고 했는데, 이 추운 삿포로의 겨울 눈밭 위를 자전거 타고 달리기엔 엄두가 안 났다.

정든 놈인데.

그냥 두고 가기 싫은데.

아마도 그냥 두고 갈 것 같다.

이후 시간이 지나 아메의 손잡이에 주인 없으면 수거하겠다는 딱지가 붙을 것이고, 그 며칠 뒤 아메는 보관소로 끌려갈 것이다.

전에 주차금지 장소에 주차해 보관소에 끌려가 본 경험이 있는 애라 더 미안하다.




違約金

: 위약금


맨션 관리회사에 전화해 방 계약을 해지한다고 말했다.

위약금은 월세 한 달분이다.

일본에서는 방 계약 기간이 보통 2년이라 워홀 하는 입장에서 위약금은 기본으로 내는 돈이라 봐야 한다.

아깝지 않다.

가스, 전기 그리고 쓸데없이 낸 NHK 수신료까지 다 전화해서 집 나간다고 신고해 뒀다.

대형 쓰레기 버리는 법도 착실하게 알아보고 계획을 세웠다.

외국인들이 방 나갈 때 제대로 마무리 안 한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나는 더라도 확실하게 하고 가려고 만반의 준비 중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49 : 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