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서평
살충제 관련 코너에 커다란 해골과 엇갈린 뼈다귀 표시가 그려져 있다면 소비자는 적어도 이곳이 독극물과 관련한 물건을 다룬다는 사실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살충제는 편안하고 기분 좋은 모습으로 소비자를 찾아온다.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 우리 환경에 등장하는 데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먼저 좀 더 편하고 손쉬운 생활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둘째 화학물질의 제조와 판매를 경제와 산업의 한 부분으로 편입하는 과정을 통해서다.
19세기말까지 산업적 발암물질 6∼7종이 알려졌다. 20세기에 들어서자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 셀 수 없이 많이 등장했고, 일반 대중도 이런 물질과 쉽게 접촉하게 되었다. 포트 경의 연구 이후 200년이 채 지나지 않아 우리의 주변 환경은 놀라울 만큼 변화했다. 비단 노동자들만 이런 화학물질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 아니다. 화학물질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태아를 비롯한 모든 사람에게 스며들고 있다.
점심식사용 샐러드에 들어 있는 양상추의 경우 7ppm의 DDT 정도는 ‘안전’하다고 여겨지지만, 점심에는 다른 음식들도 포함되어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런 음식은 우리가 경험하는 화학물질 노출에서 오직 일부분, 그것도 아주 적은 양에 지나지 않는다. 셀 수 없이 다양한 식품 속에 포함된 화학물질의 양을 각기 더해서 그 전체량을 측정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특정 식품의 ‘화학 잔류물 안전 기준’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갓난아기가 받아들이는 화학물질의 양이 아주 적다고 해도, 아이들은 성인보다 훨씬 쉽게 독극물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는다. 오늘날에는 인생을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화학물질들이 몸속에 계속 축적된다.
낯선 정적이 감돌았다. 새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이런 상황에 놀란 마을 사람들은 자취를 감춘 새에 대해 이야기했다. 새들이 모이를 쪼아 먹던 뒷마당은 버림받은 듯 쓸쓸했다.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몇 마리의 새조차 다 죽어가는 듯 격하게 몸을 떨었고 날지도 못했다. 죽은 듯 고요한 봄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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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세상은 비탄에 잠겼다. 그러나 이 땅에 새로운 생명 탄생을 가로막은 것은 사악한 마술도, 악독한 적의 공격도 아니었다. 사람들이 스스로 저지른 일이었다.
[발제문] by SSM
1. 과거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지구온난화 / 기후위기 / 생태계 교란 등의 말들은 (제 개인적으로는) 그 시절에는 경각심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채 그냥 흘려버리며 살아가다가, 최근에 들어서야 현실이 되어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최근 각자가 느끼는 자연환경 변화 중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영향을 받은 변화들은 어떤 것이 있나요?
2. 저자는 “자연은 결코 인간이 만든 틀에 순응하지 않는다 “라고 말합니다. 또한 농작물을 지키기 위한 해충 방제가 얼마나 큰 역효과를 가져왔는지 언급하죠.
최근 서울 도심에서 이슈가 되었던 러브버그 떼는 이를 싫어하는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줬지만, 지자체는 ‘익충’이므로 방제를 최소화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는 레이첼 카슨의 말대로 어쩌면 우리가 최소한으로 자연으로 개입하여 생태계 교란을 막고자 하는 의미도 있겠지만, 최근 기후가 변화고 글로벌화로 인해 국내에 없던 다양한 생물들이 국내로 넘어오면서 생긴 해프닝이기도 하죠. (황소개구리 사건 등)
그렇다면, 우리에게 해충과 익충의 기준은 정말 정확한 것일까요? 이는 인간이 만들어낸 기준에 지나지 않아, 생태계 교란의 수단이 되지는 않을는지, 혹은 오늘날 해충이었던 것이 익충이 되고, 언젠가 익충이 해충이 되는 시기도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생명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3. 저자는 DDT를 중심으로 다양한 종류의 화학물질을 무분별하게 사용하여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묘사합니다. 한 지식인은 방송에서 DDT를 플라스틱으로 바꾸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야기한 적도 있죠. 각자가 가장 인상 깊었던 챕터 또는 사례는 무엇인가요? 혹은 가장 와닿았던 구절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4. 이 책은 1962년 9월 출간한 책으로, DDT가 널리 쓰이던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이후 약 20년 후 DDT에 대한 악영향을 세상에 고발하였고, 약 10여 년이 지난 후 다양한 나라에서 DDT 사용이 금지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세상을 바꾼 책으로도 유명해지게 되었죠.
이렇듯 한 연구자의 연구성과가 제대로 빛을 발하여 후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까지 큰 영감을 주고 있는 사례가 있는가 하면, 광우병 사태, 가습기 살균제 사건, 코로나 백신 이슈 등 지나고 나면 그 사건의 진실이 명백하게 드러나겠지만 그 당시에는 편협한 정보들이 우리를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전문가인 우리가 편협한 언론과 거짓이 섞인 사회에서 올바른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5. “우리의 목적은 폭력적인 힘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주의 깊게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올바른 방향을 향하는 것이다…(중략)…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겸손이다. 과학적 자만심이 자리 잡을 여지는 어디에도 없다”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사회를 살아가는 일원으로서 후대에 후회하지 않는 결정을 하기 위해 각자가 노력하였던 작은 운동들이 있다면, 앞으로 이 책을 읽은 뒤 각자가 하고 싶은 작은 결심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