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가면 산장 살인사건> 서평
(*) 스포주의
히가시노 게이고를 처음 접한 책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기라 나는 그가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글을 쓰는 사람인 줄로만 알았지, 반전 추리소설로 유명한 사람인지 미처 몰랐었다. 그 사실을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몰랐으면 정말 좋았으련만. 책 띠지에 붙은 "이런 반전은 없었다.", "스릴 만점의 심리전"이라는 스포성 문구들 덕에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나는 반전에 걸려들지 않기 위해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장르를 모르고 어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애당초 참 어려운 일이겠지만, 반전에 신경을 쓰지 않고 편하게 읽다 뒤통수를 맞았다면 정말 소름이었겠다는 생각에 좀 아쉽긴 하다. 반전이 무엇일지, 내가 놓친 것은 없을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읽다 보니 반전을 마주했을 때의 짜릿한 쾌감이 많이 반감되었다.
다만 반전소설임을 염두에 두고 읽는다 해도 작가가 꼼꼼하게 짜 놓은 함정들을 모두 피해 가기란 쉽지 않다. 나 역시 내가 모든 반전을 예측하고 있다 자신했지만,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반전도 있었고, '설마'하고 의심하면서도 막상 그것을 마주했을 때 가슴이 울렁였던 부분도 있었다. 그러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또 사랑받을 수 있는 거겠지.
후반부 이전까지 예측한 대로만 흘러가는 다소 뻔한 전개가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또한 작가가 의도한 게 아니었을까 싶다. 쉬이 잠이 오지 않는 여름밤 편하게 읽기에 제격인 책. 술술 읽히고 또 어딘가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