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탄력성
역경을 딛고 더 높이 뛰어오르기
회복탄력성은 자신에게 닥치는 온갖 역경과 어려움을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힘이다.
누구나 살면서 크고 작은 어려운 일들을 맞이한다. 이를 '누구한테나 오는 어려운 일쯤'이라고 넘어갈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하필 나에게만 닥친 어려운 일들'이라고 비관에 빠지는 사람도 있다. 시련을 감내할 수 있는 그릇의 크기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다. 어떤 사람은 어려움을 마주할 때마다 그 그릇의 크기를 넓히는 반면, 어떤 이들의 그릇은 산산조각 나버린다. 이러한 차이는 개개인이 가진 '회복탄력성'에서 온다.
진정한 행복
행복이 특정한 조건에 의존하게 되면 오히려 불행의 조건이 된다.
행복이 특정한 조건(돈, 권력, 지위, 명예, 성공, 사회적 평판, 외모 등등)에 의존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그 특정한 조건을 숭배하고 있는 것이다. 돈을 숭배하는 사람은 돈을 벌수록 늘 자신의 돈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권력을 숭배하는 사람은 권력을 얻을수록 자신의 힘이 약하다고 느낀다. 지위를 숭배하는 사람은 높이 올라갈수록 자신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사람만 바라보며 더 높이 올라가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다. 외모를 숭배하는 사람은 늘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해보며 자신의 단점만을 바라보고 스스로의 매력이 부족하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이처럼 행복의 조건은 오히려 불행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 지금 이대로
오롯이 존재하게 되면 거기에 무한한 행복이 있다.
저자는 존재함으로 인한 행복은 무한하다고 말한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를 인용해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가진 상태가 행복한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다 놓아 버리고도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은 상태가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한다.
작년 내 머릿속을 사로잡은 생각은 '행복이란 무엇일까', '나에게 맞는 행복이란 무엇일까'였다. 나름의 결론은 '목표를 정하고 수행하고 성취할 때 나는 행복하다'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진정한 행복에 대해서 동의하면서 동의하지 않는다. 특정한 욕망 또는 결핍이 사람을 발전시킨다고 믿고, 그렇게 인류가 거듭 무언가를 이뤄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때로 자신이 실수하거나, 게으르거나 못난 짓을 할 때 반성하되 용서해줘야 한다. 그저 나로 존재함에 충분하다는 마음이 함께해야만 회복탄력성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의 삶이 어떻게 전개되든, 나에게 어떠한 삶의 조건이 주어지든 늘 만족할 수 있다는 오유지족의 상태가 되면 마음에 걸리는 것이 없어지고 따라서 두려움도 사라진다. 두려움이 사라지면 당연히 적극적 도전성이 생긴다. 이것이 회복탄력성이다. 실패에 대한 어떠한 두려움도 없는 상태가 곧 회복탄력성을 지닌 상태다.
역경을 마주하는 자세
위인들은 역경에도 ‘불구하고’ 위인이 된 것이 아니라
사실 역경 ‘덕분에’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책에서 읽은 문구 중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그들이 태어날 때부터 특별해서 위인이 되었다기 보단 그들이 살면서 넘어서야 했던 역경들을 만났기 때문에(그들의 회복탄력성이 더욱 강해졌기 때문에)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다고 한다.
역경으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졌다가도 강한 회복탄력성으로 되튀어 오르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 원래 있었던 위치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간다.
이제 인생의 크고 작은 시련은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성공을 위한 도약의 발판이 될 테니 즐겁게 맞이할 일이다.
책에서 에이미 멀린스의 사례가 거듭 언급된다.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오히려 그녀는 이를 자신의 장점으로 승화시킨다. 장애가 없었다면 자신이 이토록 유명해질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의족을 착용하기 때문에 키가 커지도록 높은 의족을 착용할 수 있는데, 친구들은 "이건 너무 불공정해!"라고 농담한다. 이처럼 그녀는 강한 회복탄력성으로 주어진 역경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전환하였다.
회복탄력성의 요소
이러한 강한 회복탄력성은 노력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으며, 이를 위한 몇 가지 조건들도 존재한다.
나를 진정으로 믿어주는 사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은 회복탄력성이 높을 수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제대로 성장해나가는 힘을 발휘한 아이들이 예외 없이 지니고 있던 공통점이 하나 발견되었다. 그것은 그 아이의 입장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어른이 적어도 그 아이의 인생 중에 한 명은 있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엄마였든 아빠였든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이모이든 간에, 그 아이를 가까이서 지켜봐주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서 아이가 언제든 기댈 언덕이 되어주었던 사람이 적어도 한 사람은 있었던 것이다.
즐겨보는 미드 <제인 인 더 버진>에서 주인공에게 정말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난다. '텔라노벨라'라고 중남미 국가에서 상영되는 일일연속극 컨셉의 미드인데, 우리나라 막장 드라마랑 비슷해서 시도 때도 없이 온갖 사건이 발생한다. 그럴 때마다 주인공 제인은 긍정적인 자세로 역경을 받아들이고 해결해나간다. 그 옆에는 항상 그녀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주는 엄마와 할머니가 있다.
긍정적인 정서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스스로 실수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지닌다고 한다. 따라서 습관적으로 보다 과감하게 새로운 일이 도전한다. 자신의 실수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회복탄력성이 높은 긍정적인 뇌의 특징이라고 한다.
긍정적인 정서는 미소 지을 때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웃으면 복이 온다'라는 말은 흔하지만 진리를 담고 있다. 기분이 좋아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한다.
긍정적인 정서를 뇌에 유발시키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그냥 웃는 것이다. 웃는 표정을 짓게 되면 는 즐겁고 기분 좋다고 느끼게 되며, 쉽게 긍정적 정서에 돌입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웃음과 관련된 근육이 수축되기만 해도, 뇌는 우리가 웃는다고 판단하고는 긍정적 정서와 관련된 도파민을 분비하게 된다.
긍정적인 정서의 효과
또한 긍정적 정서는 일시적으로 유발된 아주 작은 것이라도(예상치 못한 사탕 선물, 5분간 코미디 시청, 감사한 일에 대해 생각하기) 인지 능력을 뚜렷하게 향상한다. 많은 연구들이 긍정적 정서는 사고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하고, 집중력과 기억력을 증가시켜 인지 능력의 전반적인 향상을 가져온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렇기에 중요한 발표를 앞뒀거나 인지능력을 필요로 할 때 우리는 스스로 긍정적인 정서를 불러일으키도록 해야 한다.
중요한 순간에 스스로에게 ‘사탕’을 주어서 긍정적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습관화하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자기조절능력과 자기이해지능
자기조절능력으로 자신을 객관적으로 통제해야 한다.
자기조절능력은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첫째로 스스로의 부정적 감정을 통제하고 긍정적 감정과 건강한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며(감정조절력), 둘째로 기분에 휩쓸리는 충동적 반응을 억제하고(충동통제력), 마지막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이고도 정확하게 파악해서 대처 방안을 찾아낼 수 있는(원인분석력) 능력이다.
자기이해지능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자기이해지능은 자신의 감정 상태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는 능력과 자신의 감정 상태를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리고 대인관계지능은 다른 사람들의 기분이나 감정 상태를 잘 파악하여 분위기를 맞추고, 타인의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이다. 이러한 지능은 흔히 리더십과 설득력으로 나타난다.
자기이해지능은 그 자체로서는 뚜렷한 능력 발휘의 징표가 되지는 않지만 다른 지능과 결합함으로써 그 지능을 크게 발휘시키는 일종의 촉매제나 효소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언어지능, 논리지능, 시각지능, 신체지능, 음악지능, 자연지능, 대인지능 뿐만 아니라 자기이해지능을 포함한다. 자기이해지능은 특정한 직업과 관련되지 않지만 다른 모든 지능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돕는다.
긍정적인 스토리텔링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그리고 강한 회복탄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스토리텔링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뒤에서 다룰 긍정성을 향상시켜 긍정적인 정보처리 루트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자신에게 닥친 여러 가지 사건에 대해 자동적으로 긍정적인 방식으로 스토리텔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긍정적인 스토리텔링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좋지 않은 상황이라도 긍정적인 스토리텔링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스토리텔링은 사후적으로만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리는 행동을 먼저 하고 나서 회고적으로만 스토리텔링하는 것이 아니라, 흔히 사전적인 계획과 의도의 단계에서 이미 스토리텔링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러한 스토리텔링이 이루어지도록 여러 가지 행동을 해나간다. 즉, 각본을 머릿속으로 먼저 쓰고 나서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정서의 기변에서 나온 스토리는 항상 안 좋은 결말을 내포한다. 심지어 이야기가 시작되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긍정적인 결말을 기대하고 나의 이야기를 살아가 보면 어떨까.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사는 것이다.
나는 회복탄력성이 강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힘든 일을 마주할 때마다 니체가 말한 "나를 죽이지 않는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를 떠올리곤 했다. 이 책을 추천받았을 때 '얼마나 새로운 내용이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알차다. (그래서 유독 이번 독후감이 방대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나를 더 단단하게 하는 법, 행복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점을 배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