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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지 Mar 29. 2020

디지털 시대의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

새로운 인류가 가져오는 혁명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스마트폰을 실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포노 사피엔스>. 폰이라는 단어 그대로 Phono Sapiens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으며, PC로는 불러일으켜지지 못했던 디지털 혁명이 발생했다.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이라는 컴퓨터를 지니고 다닌다. 이 때문에 삶의 모든 방식이 변해버렸다.


'포노 사피엔스'라는 새로운 인류는 기성 제품에 만족하지 않는다. 보다 탐욕스럽게 자신을 위한 제품을 찾고, 소비의 흐름을 만들어나간다. 이들의 사고방식, 이들의 생활방식, 폰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디지털 문명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링이 필요해졌다. 가장 진부하면서도 더 이상의 혁신이나 효율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택시사업, 호텔사업이 우버와 에어비앤비로 교체되는 속도를 본다면 다른 영역은 말할 필요도 없다. 저자는 상식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포노 사피엔스 소비자들의 새로운 생활습관이 가져올 변화를 고려해보고 이에 맞는 새로운 방식의 사업을 기획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에는 여러 가지 사례가 나오는데, 애플, 구글, 아마존 같은 거대한 플랫폼 기업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 귀여운 캐릭터와 편리한 UX로 1년 만에 680만 명이라는 가입자를 만들어낸 카카오 뱅크에 대해서도 언급된다. 유튜브가 가져온 광고 시장의 변화, 그리고 그 안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낸 캐리 TV, 대도서관의 사례도 언급된다. 


디지털에 능숙한 세대이자 개발자인 한 사람으로서 책에 나온 변화들과 사례들은 너무나 익숙해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지 못했다. 다만, 정부 관료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차 산업혁명, 우리나라의 산업에 대한 언급이 있는 책에서 입을 모아 말하듯 조선 말기 신문물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우리나라의 사례가 언급되며 현 상황에 대한 위기감을 고조시키기 때문이다. 매번 이런 맥락을 접할 때마다, '왜 우리는 패스트 팔로워밖에 되지 못할까' 안타까움이 든다. 제조 산업의 경우 패스트 팔로워로 눈부실 정도로 성장했지만, 왜 우리는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지 못할까.


중국의 경우, 공산 체계 덕분(?)에 알리페이와 같은 QR 결제 등이 빠르게 대중의 삶에 안착했다. 다가오는 혁명에서 중국은 많은 데이터와 거대한 내수시장으로 인해 유일한 미국의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도 패스트 팔로워일 뿐 세계를 선도할만한 새로운 플랫폼을 먼저 만들어내진 못했다. 플랫폼 산업에서는 1등이 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 (중국은 자국 산업 보호로 인해 예외이지만)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치열한 시대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법적인 규제도 많고, 내수시장이 작진 않지만 똑똑한 소비자들이 자국 서비스에 대한 충성도 없이(당연) 세계 트렌드를 잘 따라가는 시장에서 말이다.


저자는 팬덤의 힘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술력 상향 평준화되어 차별점을 찾기 힘든 시대에 결국 중요한 것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걷는 스토리텔링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신선한 제목만큼이나 새로운 소비자를 대하는 기발한 해결책을 찾기를 바랐으나, 어디서나 접했던 내용이어서 아쉽다. 그만큼 해법을 찾는 것이 어려워서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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