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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지 Nov 08. 2020

LG 생활 건강 성장의 비밀 <그로잉 업>

나의 삶에도 그로잉 업 적용하기

LG 생활건강은 차석용 CEO가 부임한 이례로 지속해서 성장을 이루고 있다. 화장품 산업에게 치명적이었던 중국 사드 사태에 오히려 아모레 퍼시픽의 '설화수'를 제치고 '후'가 중국시장의 1위로 자리 잡았다. 적자를 면치 못했던 코카콜라를 인수해 흑자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다양한 회사들을 M&A해 LG 생활 건강의 비전을 탄탄하게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회사 경영과 조직 운영 그리고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는 뾰족한 관점 등 책의 전반에 걸쳐 그만의 노하우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조직을 가볍고 탄력적으로

적시성과 정확성 중 택하라면, 차 부회장은 적시성을 훨씬 더 높이 평가하는 편이다. 기민하게 움직이는 조직이 여러 모로 높은 평가를 받는 요즘, 시장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은 또 다른 장점으로 이어진다.

차 부회장이 LG생활건강에 부임하고 가장 크게 신경 쓴 것은 조직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었다. 빠르고 단순하고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을 바꾼 것이다. 일명 '체질개선'인데 쓸데없는 회의를 하지 않고, 보고서는 한 페이지로, 구두로 보고할 정도면 보고서도 필요 없다는 것이다. 모든 직급도 3단계로 줄이고, 전자결재도 간소화했다. 


다양한 사업부에 메디치 효과 적용하기

메디치 효과란 서로 이질적인 분야 간에 교류를 통해 창조적이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는 경영방식을 말한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라는 다양한 사업부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의 삶을 아름답게 하자는 철학 아래에 모여있기에 이를 바탕으로 시너지를 내기 위해 메디지 효과를 적용하고 있다.

“르네상스는 교차기능(cross-functional)과 무경계(bounda- ryless)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곳에 물고기가 많은 것처럼, 경계지점에서 좋은 제품이 많이 나오고 미래의 가능성도 찾을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사업부 간에 벽을 허물고, 다른 부문에서 무엇을 어떻게 잘하고 있는지, 어떤 것은 왜 못하고 있는지를 보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각 사업부의 경계점에서 아이디어를 도출하도록 장려하고, 직원들을 의도적으로 순환시킨다고 한다. 차 부회장이 자신의 후임을 키우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각 사업 대표를 교체하여 근무하게 하는 등 LG생활건강의 철학 아래 사업부들이 융화되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 같다.



품질이 최우선이다.

고객을 우선한다는 것을 다시 말하면 바로 제품의 품질을 최고로 올린다는 것과 동의어일 것이다. 유통을 통해  판매하는 제품의 특성상 영업이나 마케팅에 큰 비용을 사용하고 실제로 그를 통해 매출이 상승하기에 제품의 품질에는 자칫 우선순위를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최 부회장은 늘 품질을 우선으로 여긴다. 

품질이 100인 제품을 150인 것처럼 광고하여 소비자를 기만해서는 안 된다. 과장된 표현을 과감히 빼면 당장은 경쟁에서 밀릴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소비자들이 진심을 알고 신뢰하게 된다면 미래를 위해 이보다 더 큰 투자는 없다

그는 통상 영업과 마케팅에서 하던 편법들을 그만두게 했고, 처음엔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가졌고 초반엔 실적이 떨어졌지만 지금은 오히려 안정적인 매출을 거두는 기반이 되었다.

더불어 시대의 흐름에 따라 TV 마케팅 대신 온라인이나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지속적으로 채널을 옮기고 있다.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만, 들고 있는 모든 순간에 사진이 찍히는 것은 아니다. 뷰파인더를 들여다보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에만 사진이 찍힌다.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이 늘 귀를 쫑긋 세우고 광고를 듣고 보는 것은 아니다. 마음의 조리개가 열리는 순간에만 정보를 받아들인다. 적절한 장소와 타이밍에 정보를 전해주는 것이 모바일 마케팅 시대의 핵심이다.

한 유튜버를 통해 B급 감성의 광고를 집행한 적이 있는데, 차 부회장은 그를 보고 만족해했다고 한다. 빠른 시대에 흐름에 맞춰 다양한 시도를 장려하기 때문에, 또한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통해 제품을 알리는 것에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뾰족한 감각을 가지기 위하여

CEO는 거대한 회사, 수많은 임직원을 리딩해야 하기에 시간도 에너지도 늘 부족할 것 같다. 그런데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늘 노력한다고 한다. 

차 부회장의 퇴근시간은 항상 오후 4시다. 퇴근 후에는 회사 사람은 물론 업계 사람도 만나지 않는다. 그 흔한 친목모임도 없다. 대신 어디든 돌아다닌다. 매장이든 백화점이든 길거리든, 소비자가 있고 아이디어가 있을 만한 곳이라면 어디든 간다. 화장품은 물론이고 패션 아이템도 유심히 본다. 공항 면세점을 둘러보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나리타공항에 갔다가 되돌아오기도 한다. 공항 밖으로 나가지 않고 말 그대로 면세점만 ‘찍고’ 돌아오는 것이다. 사람들의 취향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고서로 받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며 실감하려는 노력이다.

현장에서 덜컥 다른 이들에게 말을 건다. 올리브영에 있는 여성 소비자가 고데기를 보는 걸 보고, "아직도 고데기를 써요?"라던가 점원 하고 30분 이상 대화하는 때도 있다고 한다.


충분한 시간을 내어 대중매체와 문화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유행을 파악하기 위해 패션잡지도 쌓아놓고 보고, TV도 열심히 본다. 특히 차 부회장은 〈6시 내 고향〉의 열혈 팬이어서 임직원들에게도 권하는데, 슈퍼푸드도 나오고 소비자 동향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나 드라마도 챙겨본다. 드라마도 기성세대가 좋아하는 작품이 아니라 20대를 겨냥한 드라마를 본다. 빠르게 돌려보기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앉아 공감해가며 찬찬히 본다.

가끔 잡지의 사진이나 기사를 찢어다 관련 임직원에게 건네는 걸 보면, 별의별 잡지를 다 보는 것 같다. 또 전시회란 전시회는 다 보러 다니는지 전시회 얘기도 자주 한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랫말이 좋으면 기억해둔다. 나중에 제품이나 광고 컨셉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바쁜 사람도 유행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드라마와 잡지를 챙겨본다니.. 더욱 분발해야겠다..!


일하는 방식의 고도화

그가 임직원에게 남긴 CEO 메시지에서 고도화를 이렇게 표현한다.

‘고도화’란
① 어떠한 외부 환경의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으면서,
② 같은 일을 하더라도 보상이 큰 고부가가치 일들을 수행하여,
③ 한때 반짝 하고 사라지는 성과가 아닌, 지속가능한 성과를 만들어가는 작업입니다.


집중력은 일하는 방식의 고도화로도 직결되며, 같은 시간 안에 고차원적이고 밸류가 높은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회사 구조를 탄력적이고 심플하게 바꾼 이유도 바로 '고도화'를 달성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우리 리더들도 뇌 수술하는 것처럼 최고의 실력을 쌓고, 정확히 상황을 판단하고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일하고 있는지 수시로 되돌아봐야 합니다.”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필요로 하는 뇌수술처럼, 정확하게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 또한 계속해서 일하는 방식을 점검해봐야 한다.


내가 일하는 시간 중 생산적인 시간은 얼마인가, 그중 얼마나 고도화되어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레거시를 남길 때의 자세

개발자에게 레거시라고 하면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단어를 뜻한다. 유산이긴 한데, 만든이가 떠나갔거나 언제 만들어졌는지 정체모를 코드를 레거시라고 부른다. 코드 또한 비즈니스의 변화와 기술의 흐름에 맞춰 유기적으로 발전해야 하는데 그대로 남아있으니 대체로 짐이 되고 기술 부채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코드가 아닌 다른 측면에서는 레거시를 긍정적인 의미로 바라볼 수 있다. 

이들의 독특한 자부심을 설명해주는 단어가 바로 ‘레거시 legacy’로, 말 그대로 물려받는 유산이나 족적을 말한다. 엘지생건은 자주 100년 후, 200년 후를 말한다.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이 100년 후 200년 후에도 물려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의식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만들 당시 굉장히 힘들고 어려웠고 엄청난 희생도 따랐겠지만, 덕분에 인류는 소중한 문화유산을 얻었다. 말하자면 이런 레거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100년 뒤에도 물려줄 수 있는 브랜드의 이미지와 품질을 레거시로 바라본다면 지금 일하는 방식도 굉장히 달라질 수 있다. 

황수관 박사의 말씀에 따르면 전쟁이 났을 때 아버지는 ‘도망가자, 따라와’라고 말만 하지만, 어머니는 자식들은 물론 생활에 필요한 도구까지 챙긴다고 합니다. 이런 어머니의 자세로 우리 삶의 터전인 직장은 물론, 향후 우리 회사에 들어와서 꿈을 펼칠 신입사원과 기존 사원들이 잘되도록 보호하고 육성하는 데 사명감을 갖고 매 순간 노력합시다.”

코드가 그대로 남아 안 좋은 레거시가 되는 것처럼 LG생활건강의 제품들도 그대로 두면 안 좋은 레거시가 되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회사와 제품의 브랜드를 계속해서 발전시키는 생산적인 자세와 프로세스야 말로 좋은 레거시가 될 것이다.



CEO는 의사결정의 고수다

사업이 9단 바둑의 세계거든요. 전부 다 세계적인 기업들이에요. 최고 고수인 알파고와 이세돌이 바둑 두는 거예요. 그래서 똑똑한 사람이 필요합니다. 헤드들이 똑똑해야 경영을 잘하죠.

CEO가 의사 결정하는 비중이 굉장히 중요한데 제가 직원들에게 하는 말이 ‘결국은 결정의 과학’이라는 겁니다. 하루에도 백번 천번 결정을 하는데, 결국 컴퓨터의 알고리즘이 1 아니면 0인 것처럼 리더들도 예스 아니면 노의 결정을 계속해야 하는 거예요. 그걸 매일 비교적 맞게 결정하는 사람과 오늘 30% 덜 맞게 결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시간이 쌓일수록 결과로 나타나지 않겠어요? 바둑하고 똑같다고 봐요. 한 수 한 수 놓지 않습니까. 그 한 수가 판을 전부 좌우하지 않습니까.

CEO는 수많은 결정을 계속해야 하며 그 한수한수가 쌓여 승부를 가른다. 거대한 사업부들을 가진 회사의 CEO는 치열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수많은 결정을 단호하게 해내니 대단하다. 하지만 이도 유능한 사람들이 도와 정보를 제공하고, 계속해서 하다 보니 할 수 있게 된 것이겠지. 날 때부터 CEO는 없으니까.




책의 저자인 홍성태 교수가 마지막에 남긴 문장이 마음에 남았다.

이러한 사업가적 마음가짐은 회사뿐 아니라 개인의 지속적인 성장가능성도 더욱 높여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에서 말하는 그로잉 업을 조직의 성장전략이나 출중한 경영자의 성공 스토리로만 읽지 말고 개인의 삶에도 적용해보기를 기대한다.


생산적인 시간을 고도화하기

이를 위해 심플과 효율을 삶에 적용하기

나의 비전에 필요한 부분은 내부에서 해결할 수 없다면 M&A하기

뾰족한 감각을 가지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사용하기

내가 가진 능력들에 메디치 효과 적용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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