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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지 Nov 21. 2018

사람 간의 관계,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스쳐가는 인연이 아쉽지 않다

살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관계를 맺어 간다.

시간이 지나도 남는 관계가 있으나, 별도의 노력을 하지 않는 한 만남은 그저 스쳐간다.

가끔 이러한 맺어짐과 끊어짐 속에서 지난 이들에 대한 향수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그땐 참 가까웠는데
왜 이렇게 멀어졌을까


시간과 공간의 거리.

그 거리감으로 인한 마음의 공백.

결국 사람 간의 관계라는 것은 영원하지 않다고 쓴웃음을 지으며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하나.


영원한 건 절대 없어.
결국 지금의 관계들도 희미해지겠지.

마음을 닫거나 냉소해야 하나.

사람 간의 관계는 항상 변하는 거라고, 다만 노력에 의해 오래가는 관계만 있을 뿐이라고.


그런데, 나는.

나라는 사람은 그동안 변함이 없었는가.


열일곱 나와 친했던 학창 시절 친구들
스무 살의 나와 가까웠던 동아리 동기들
스물다섯의 나와 관심사가 닿았던 사람들

내 주변의 사람들이 바뀌는 동안 나는 석상처럼 변화 없이 가만히 있었는가.


그 시간만큼이나 나의 시간도 흘렀다.

결국 나도 변했고, 사람들만큼이나 내가 변했기에 관계도 변했다.

관계는 사람과 사람, 그 변치 않는 객체들 간의 맺음이 아니라 각기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주체들 간의 맺음이다. 각기 변화하는 과정 중 서로 맞닿아 잠시 어우러 공명하기도 간섭하기도 한다.


정적이 아닌, 동적인 수많은 울림들 속에 영원할 필요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할까.


스쳐가는 인연을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닿았다 멀어지는 관계만큼이나

나도 나아가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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