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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지 Dec 16. 2018

<The 100> 속 포스트 아포칼립스

문명과 야만 그리고 인공지능에 의한 부정적인 미래

집에 적막이 흐를 때 틀어놓는 용도로 <The 100> 미드를 재생했다. 하지만 몇 화를 걸쳐 보다 보니.. 재밌어서 새벽 6시에 찬물로 세수를 하며 보는 지경이 되었다. 


지구는 방사능으로 인해 살 수 없는 곳이 되었고,  우주정거장 12개를 서로 도킹해 '방주'라는 이름으로 생존자들이 살고 있었다. 하지만 한 세기가 지나자, 산소 부족으로 인해 사람들이 방주에 살 수 있는 날들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구에서 살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청소년 범죄자 100명을 지구로 내려보낸다. 


The 100과 파리대왕

소년범 100명이 지구에 내려와 무리를 이루고 규칙을 만들어간다. 청소년 범죄자라고 할지언정 이들은 식량을 훔치다가 잡혔거나, 1가구 1자녀 정책인 방주에서 몰래 태어난 아이이다. 큰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이 아니라 제한된 자원 속, 엄격한 정책에 의해 소년범이 된 이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지구에 정착하고, 어른들의 울타리와 법의 범주에서 벗어나니 무질서가 펼쳐졌다. 동물의 법칙처럼 센 자가 리더가 되고, 그에 동조하거나 그저 살아남기 위해 이를 따른다. 

지구에는 이미 살고 있던 원시부족(이하 지상인)이 있었고, 그들과 맞서게 된다. 지상인 한 명을 취조하면서 가장 이성적인 주인공조차 결국 동료를 살리기 위해 그를 고문한다. 우주정거장 속 꽃 피운 문명 속에서 왔지만 결국 야만인처럼 변해갔다. 그들이 지상인들을 죽이고, 캠프파이어 속 축배를 들 때, 마치 파리대왕 속 아이들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문명이란 견고함은 그 울타리를 벗어날 때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가.



인류의 번영을 위한 파괴

시즌 2를 보면, 지구가 방사능으로 오염된 것이 AI에 의한 것임이 드러난다. 인류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AI 만들어냈다. 하지만 AI는 '인류가 너무 많다'는 결론을 얻었고, 개발자가 그를 봉쇄하려 했지만 막을 수 없었다. 결국 AI를 통해 지구 전역에 핵폭탄이 발사되었다. 지구가 방사능에 의해 살 수 없는 곳이 되어버린 것이다.

AI가 인류를 파괴하고 싶다고 했던 사건, 미사일 코드를 알게 되어 권력을 잡고 싶다는 일화 등이 떠올랐다. 이 내용들은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우리와 동시대에 속한 AI들의 이야기이다.

만약 현재 개발되고 있는 AI가 'The 100'의 인공지능처럼 특정 목적만을 위한다면, 인간의 명령을 거부하거나 인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인간이 그들에게 의존해 많은 권한을 넘겨주는 것을 조심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어떤 데이터를 러닝 시키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수치를 최대화해야 할지 우선순위도 중요할 것이다.


가능성 0%는 아닌 세기말 스토리

좀비 같은 세기말 스토리보다는 핵 미사일로 인해 인류가 멸망한다는 것이 나름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것이 AI에 의해서라는 점이 참신했다. 실제로 핵 미사일 코드를 외부에서 접근하도록 네트워크를 열어두진 않겠지만 말이다. 이외에 다시 원시부족부터 전쟁, 협상, 연합 등 인류가 다시 부활해가는 과정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시즌 3에서는 인간의 의식과 행복이라는 것이 현실 세계에서만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들게 한다. 


인생 미드다. 시즌2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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