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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지 Jan 06. 2019

<휴먼스>를 통해 들여다본 인간성

의식을 가진 인공지능 로봇과 함께하는 사회

영국 드라마 <휴먼스>에는 사람과 똑같은 모습을 한 인공지능 로봇들이 보급되어 인간들을 대체한다. 다소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하고 (현시대의 AI 스피커처럼) 말인지 방구인지 동문서답한다. 이 로봇들은 사람들의 단순노동에 소비된다. 집안일을 대신하거나, 사람들을 돌본다.


하지만 몇몇 로봇은 창조자에 의해 의식을 부여받았다. 감정을 느끼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줄 안다. 다른 점은 음식이 아닌 전력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하고, 세포가 없기에 피부가 재생되지 않는다. 대신 스스로 수리한다. 동일하지만 의식이 없는 로봇은 하드웨어가 좋음에도 학습능력과 대화능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의식을 부여받은 로봇들은 인간들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


인공지능 로봇과 인공지능을 반대했던 할아버지가 대화를 한다. 할아버지는 우월감에 가득찬 로봇에게 묻는다.

인공지능 로봇과 함께하는 사회가 된다면, 인간이 그들보다 나은 점이라곤 겸손함 밖에 없을 수도 있다. 여러모로 우수한 그들에 비해 인간이 특별하게 지닌 것은 죽음밖에 없기 때문이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고 살아가는 것은 우리를 로봇과 다른 존재로써 가치있게 한다.

(한편, 일상 속 부유하듯 그저 존재하는 순간들이 얼마나 많은가..)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에 대한 사람들의 감정도 흥미로웠다.

고장 나 버려 가사노동에 도움이 안 되지만 죽은 부인과의 추억을 함께 되새길 수 있기에 로봇을 자식처럼 여긴다. 자신을 매일 병원으로 데려가고 재활 치료를 도와주는 로봇을 사랑하는 이도 있다.


사람은 사람만을 사랑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을 점령해버린 귀여운 고양이들을 사랑하기도 하고, 아기들은 손때가 묻어 지저분해진 곰돌이 인형을 사랑하기도 한다. 사람은 우리가 아닌 것에서 우리의 모습을 찾으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눈코입이 달린 귀여운 캐릭터들을 좋아하는 것이리라.


우리 모습을 한 대화까지 통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나온다면, 그들에게 마음을 주는 것이 전혀 어리석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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