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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퐝지 Dec 30. 2018

독서모임 갈래? 회식 갈래?

트레바리 첫 독서모임 후기

트레바리라는 독서모임 플랫폼을 통해 4달 동안 사이드 프로젝트 독서 클럽에 참여했다.


독서모임에 가입한 이유


새로운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같은 분야에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만나고, 관계를 맺어가는 것은 정말 즐겁고도 편안하다. 문득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기존과 다른 인간관계를 가지고 싶었다. 마치 강남역에서 수없이 스쳐가는 많은 사람들 중 몇 몇과 친구가 되는 것처럼, 나와 교집합이 없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싶었다.

다른 분야 사람들의 사이드 프로젝트는 어떨까?

사이드 프로젝트 클럽에 가입한 이유이다. 보통 개발자들이 하는 프로젝트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릴리즈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직업의 직장인들은 어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할까? 이를 위해 사이드 프로젝트에 관한 책을 읽고 토론하는 클럽에 가입했다. 퇴근 후 자신의 관심사에 대한 소소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그 경험을 나눈다. 다른 이들의 퇴근 후 삶은 어떠할까?


첫 독서모임의 결과


두 가지 목적 모두 충족되었다. 다양한 분야, 여러 가지 직업, 각기 다른 관심사가 다른 사람들이 모였다. 무엇보다도 20여 명의 사람들 중 나 혼자 개발자인 것도 짜릿했다. 너무 오랜만에 느끼는 나라는 사람이 특별한 느낌..(?!)

첫 날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너무 신나서 일기 썼던 기억이 생생하다.

여러 가지 사이드 프로젝트가 존재함을 체감했다. 에어비앤비를 준비하시던 분(현재는 오픈하고 잘 운영하고 계신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분, 팟캐스트를 하시는 분,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시는 분, 아이디어를 디벨롭하시는 분 등.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 많구나”라는 신선한 자극을 받았다. 우리 클럽 멤버는 아니셨지만 클럽에 놀러오기 기능으로 오셨던 분은 원래 개발자였으나 쉐프로, 그리고 현재는 다른 일을 준비하고 계신다. 스펙트럼이 다양한 인생들과 만날 수 있어서 정말 뜻깊었다.

어른이 되고 난 후 처음으로 독서토론을 해보았는데, 같은 텍스트를 읽었을 지라도 각기 다른 생각과 느낌을 받는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생각을 나누며 발견하지 못했던 좋은 구절을 인지하기도 하고, 무심코 넘어갔던 부분에 비판적인 관점도 배울 수 있었다.
트레바리에서는 반드시 독후감을 써야 모임에 참석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한달에 한 편씩 독후감을 쓰게 되었다.

한 달에 한번 모임하고, 한 달에 한번 벙개를 진행하도록 가이드하고 있는데, 벙개 때는 사람들과 맛있는 것도 먹고, 평소 안해보던 힙한 것들도 해볼 수 있었다. 두번째 벙개에는 이태원에서 나쵸를 먹고 락볼링장에 갔었고, 세번째 모임에서는 파티룸에서 연말파티를 했었는데 정말 즐거웠다. 오랜만에 생명력을 태워 새벽 5시까지 놀 수 있었다.


직장과 공통 분야에서 맺어지는 것이 아닌,

책으로부터 이어지는 인간관계.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했다.


독서모임 갈래? 회식 갈래?


원치 않게 이번 독서모임을 하며 끊임없이 요구되었던 질문이었다.

독서모임은 매달 세번째 주 수요일인데, 변칙적인 회식 날짜가 계속 겹쳤다. 운명의 장난인가.. 사람들이 독서모임하면 안될 운명이라고 놀렸다 ㅠㅠ (회식 빠지는 이유가 독서모임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문화 최고)

최종 스코어는 2:2였다. 차마 회사 송년회는 빠질 수 없어서 두 번의 회사 송년회를 가느라 독서모임을 2번 빠졌다.

하지만 그 외에는 독서모임에 참석했다. 독서모임을 못가더라도 매번 독서감은 제출했다. 다음에 똑같은 상황이 온다면 연말이 아닌 이상 독서모임에 갈거다. 회식도 좋아하지만, 독서모임을 더 좋아하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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