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믿음을 키우는 이야기
천 년 된 미루나무에서 미루나무요정이 태어났어요.
미루나무의 나무향이 은은하게 났어요.
미루나무잎과 같은 빛이 나는 긴 초록 머리를 가지고 있었어요.
얼굴은 무척 하애서 무척 아름다웠답니다.
어느 날 숲에서 길을 잃은 왕자님이 미루나무 요정을 만났어요.
미루나무 요정의 머리칼이 얼굴을 스치게 되었어요.
그때의 그 부드러운 느낌에 깜짝 놀랐다고 해요.
그래서 왕자님은 미루나무 요정님을 따라갔어요 미루나무 요정은 깜짝 놀랐답니다
"저를 왜 따라오시는 것인가요? “
왕자님은 부끄러웠지만 당당하게 말했어요
"미루나무 요정님과 매일 차를 마시고 싶어서 따라왔어요. “
"차를 왜 마셔야 하나요?”
"천천히 대화하며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서요. 당신에게 첫눈에 반했답니다."
"그래요 내일부터 만나서 차를 마시기로 해요.”
다음 날이 됐어요.
요정과 왕자님은 장미가 활짝 핀 장미정원에서 만났어요.
그런데 갑자기 왕자님이 계속 재채기를 하는 거예요.
요정은 왕자님이 걱정돼서 깊이 생각했어요.
마침내 왕자님이 꽃가루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 거예요.
요정은 왕자님과 계곡으로 향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요정님이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어요!
왕자님은 요정님이 너무 추워한다고 생각하고 옷을 벗어서 입혀주고 따듯한 들판으로 갔어요
그리고 둘은 행복하게 차를 마셨어요. 다음 날도 차를 마시기로 하고 말이에요.
왕자님은 알레르기를 알게 해 준 요정님이 정말 고마웠어요. 그래서 요정님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지요.
어떤 선물을 준비했을까요?
예쁜 꽃이라고요?
아니요.
왕자님은 만지지도 못할 텐데요.
왕자님은 하트무늬를 수놓은 손수건을 준비했어요.
어설프지만 왕자님이 직접 수놓았대요.
요정님은 손수건을 받고 정말 기뻤대요. 추웠을 때 감싸주던 따스한 옷처럼 그 마음이 따스하게 느껴졌다나 봐요.
요정님도 선물을 준비했어요.
아직은 초록 버드나무 열매로 마법을 써서 초록 보석을 만들었대요
이 보석은 요정님의 마법으로 만든 거라 지니면 생명을 지키는 마법이 들어있었대요
왕자님은 보석을 받고 정말 행복했어요.
요정님의 따스한 사랑이 느껴졌기 때문에요.
(보석이 비싸기 때문이 아니야. 왕자님이잖아 보석이 얼마나 많겠어.)
왕자님은 당장 그 초록보석을 왕자님의 왕관에 박아두었대요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전쟁이 났어요.
이웃마을에서 왕자님의 나라를 빼앗기 위해 전쟁을 시작한 거예요.
왕자님은 군사들과 전쟁에 참여했어요.
그런데 그만 왕자님이 쓰러지고 말았어요.
이웃마을 군사들의 공격을 받은 거예요.
포로로 잡힌 왕자님을 보게 된 이웃마을의 공주님은 몹시 놀랐어요.
초록보석이 빛나는 왕자님은 정말 멋졌거든요.
사랑을 느낀 공주님은 왕자님의 의식이 돌아오기 전까지 초록보석을 목걸이로 걸고 다녔대요.
버드나무 요정님은 전쟁이 났고 왕자님이 포로로 잡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당장 왕자님을 구하기 위해 찾아 나선 거예요.
이웃나라 궁궐 정원에서 산책을 하는 공주를 보고 요정님은 말없이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 공주의 목에 걸린 보석을 보고 왕자님과 깊은 사이가 됐다고 생각한 거예요.
의식을 잃은 지 6개월 만에 왕자님은 정신을 차렸어요.
공주는 당장 달려왔지요
왕자님은 공주의 목걸이를 보고 놀랐어요.
무례하다고 느꼈고 화도 났지요.
하지만 화를 낼 수 없었어 포로이니까요.
왕자님이 공주의 목걸이를 말없이 바라보자
공주는 보석을 돌려주며 말했어요.
"왕자님이 쓰러지신 동안 보석이 빠져있어서 제가 잠시 맡아두었던 거예요."
밝게 웃으며 왕자님에게 친절했어요.
하지만 왕자님은 몰래 궁궐을 빠져나왔어요.
당장 버드나무요정님과 차마 시던 곳으로 향했지요.
그곳엔 손수건이 하나 묶여 있었어요.
왕자님은 버드나무요정님이 자신을 찾아왔었다가 공주를 보았기 때문이라고 확신했지요.
그래서 버드나무 요정님의 집을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찾아갔어요.
하지만 집에는 요정님이 계시지 않았지요.
왕자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요정님 집 앞을 서성였어요.
그러게 6개월이 지나고 요정님이 돌아온 거예요!
왕자님은 요정님에게 정말 그리웠다고 말했어요.
요정님은 사실 마을 사람들이 왕자님이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듣고 모른척하다가 온 거였다고 해요.
기다려도 너무 오랜 시간이잖아요.
오래오래 기다려준 왕자님의 모습에 다시 사랑을 느꼈대요
왕자님의 왕관에 다시 끼워진 보석을 보고 있자
왕자님이 그동안의 오해를 풀어주었대요.
환하게 웃는 요정님과 왕자님은 서로의 사랑을 아름답게 가꾸다가
화창한 봄날에 결혼을 하고 아이 셋을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