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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만 Jul 20. 2024

"몸이 얼었다, 녹여주고 가라."

[연재] 103. 이혼 79일 차

103. 이혼 79일 차     


     

“몸이 얼었다. 녹여주고 가라.”     


2014년 5월 18일 일요일 맑음      


  냉기에 새벽에 일어난 그가 원룸인 401호로 들어갔다. 

  이에, 여자가 이불을 가져와 덮어 주고 돌아서려는 찰나, 그가 손목을 잡으며 돌이켜 세우더니 “몸이 얼었다. 녹여주고 가라.”라고 말했다. 그러자 여자가 옷을 벗고 침대로 다가왔다.     

 

  “벌써 젖었네?”

  여자는 어느새 깊숙한 곳이 젖어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원룸 침대가 부수어지도록 몸을 부딪쳤다. 그런 얼마 후, 지하 홀 테이블에는 미역국이 준비되었다. 장모님은 그에게 화장품을 선물했고 처형들은 현금을 준비했다.      



  딸은 옥탑방 그의 침대를 뺏어 잠들었는데, 점심때가 되어서야 일어났다. 가족은 다시 방배동으로 돌아왔다. 홍어회에 막걸리를 한잔하면서 그 생애 두 번째 책을 쓰기로 마음먹을 때도 이때였다.    

  

  1편의 젊음 편, 2편은 부동산 경매, 3편엔 잠실 빌딩 운영에 관한 내용이며, 마지막 장은 안양 빌딩 건축이었다. 잊지 않기 위해 녹음기를 켜고 아이디어를 녹음했다. 그러느라 취기도 올라왔다. 그러자 그들은 안방으로 자리를 옮겨 사랑을 나누었다. 알몸으로 누운 두 사람의 얼굴에 석양빛이 드리웠다.         


  

  “생일잔치 해야죠? 케이크 사갑니다.”

  방송대 동문 ㅈㅇ의 전화를 받고 빌딩으로 향했는데, 아무에게도 생일을 말하지 않았다. 누구를 초대하고, 초대받는다는 것을 거추장스럽게 생각하기에 그랬다. 그러함에도 어떻게 기억했는지 공ㅇㅇ 학우까지 동행했다. 공ㅇㅇ이 “결혼식장 다녀왔어요.”라고 말하는 것에 알 수 있듯이 ㅈㅇ은 슈트를 입었고 공ㅇㅇ 학우는 튼튼한 몸에 부담스럽게 스커트였다. 그런 학우가 “생일 축하 노래 불러야죠?”라고 바람을 잡았다. 그가 “뭔 노래, 사진이나 찍자.”라고 말하며 삼각대를 펼치고 캐논 5D Mark3 카메라를 걸었다.  

    

  그런 후, “회나 먹으러 가자.”라고 말하며 앞장섰다. 광어회에 소주 두 병을 나눠 마시고 다시 빌딩으로 돌아와서 영화제작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는데, 공모전 시나리오 하나가 괜찮아서 “ㅈㅇ아 기록해 놔라!”라고 말했다. 그렇게 이들이 빌딩을 떠난 시각은 자정을 훨씬 넘긴 시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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