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노인과 바다

#서학개미 라이프

by 김경만

38. 노인과 바다


2022년 10월 7일 금요일 맑음


주식은 매수되지 않았다.

1달러를 하락하지 못하고 장이 마감된 것이다. 강한 보합세였다. 그래서 ‘매수하자’라는 강한 유혹 또한 사라졌다. 다음 기회를 기다려보기로 하고 일기를 쓰던 중 택배가 도착했다. 신발 보관을 위해 주문한 선반이었다. 곧바로 드럼 연습실 컨테이너에서 조립하고 신발을 정리했다.


[강남] 사무실에서 회의하던 중 오두막 창호를 제작 납품하는 [보스턴 창호] 서비스 팀의 전화를 받았다. 거실 창호 잠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호 전체를 교체한다’라는 전화였다. 그러니 오두막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주어야 했고, 얼마 후 전화를 걸어와 작업 후 창호 사진과 함께 “명함 두고 왔습니다. 문제가 발견되면 전화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사실, 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실제로 와서 작업했기에 제작, 판매업체 [가나다라정하우징]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


어둠이 내린 캘리포니아 [킴스팩토리] 사무실에 도착했다. 컴퓨터를 켜고 미국 주식 매매 프로그램을 열었다. 주가는 무슨 영문인지 소위 ‘갭 하락’ 중이었다. 그래서 TQQQ 20.7달러 1천 주, 20.2달러 1천5백 주, 19.6달러 2천 주, 19.2달러 2천 주, SOXL 10.56달러 1천 주, 10.16달러 1천5백 주, 9.65달러 2천 주, 9.20달러 2천5백 주를 매매 예약 주문하고 가족 모임을 위해 호박마차 한 대로 횟집으로 향했다.

올해 첫 새우를 맞이한 아이들은 행복한 표정이었다. 당연히 마이클도 기분이 좋아져서 몇 개의 새우 껍질을 까 주며 술까지 따라주었으나 자신이 먹는 것은 통풍 때문에 자제했다. 아들 솔 군이 “아빠는 새우 (몸예) 안 좋다하니 다른 회 드세요?”라고 말했다. 물론 그럴 생각이었으므로 전어회를 ‘뼈 없이 한 접시 해 달라’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보니 전어 회 또한 올해 처음이었다. 들깻잎에 싸 입으로 가져갔다. 기름진 맛과 깔깔한 들깻잎이 어우러져 맛있는 것은 당연했다. 이때였다. 스마트폰으로 힐끔힐끔 주가를 확인하던 솔 군이 “아~ 폭락인데요!”라고 외쳤다.


그러니 횟값 99,000원을 결제하고 [킴스팩토리] 사무실로 돌아와 거래 창을 확인했다. 두 종목 주가 모두 2개 호가가 매수되었다. 게다가 분위기 또한 하락장이었기에 모두 매수될 것을 기대하며 오두막으로 향했다. 몸이 떨릴 정도의 추운 날씨였다. 딸은 직장 동료와 통화 중이었고 솔 군은 ‘드럼 연습실 침대에서 자면 된다’라고 말하며 소파에 가로로 누워 영화를 시청했다.


2022년 10월 8일 토요일 맑음


눈을 뜨자 [킴스팩토리] 사무실로 향했다. 새벽 5시였다.

컴퓨터를 켜고 미국 주식 매매 프로그램을 열었다. 매매 예약한 주식은 각 4호가 씩 모두 매수( TQQQ 20.7달러 1천 주, 20.2달러 1천5백 주, 19.6달러 2천 주, 19.2달러 2천 주, SOXL 10.56달러 1천 주, 10.16달러 1천5백 주, 9.65달러 2천 주, 9.20달러 2천5백 주 되어 있었다. 그러니 예수금 또한 약 2억7천만 원이 소진되어 남은 금액은 1억4천여만 원 정도였다. 기술적 반등을 노린 매수였으므로 영상으로 남겨두기 위해 소니 HXR-NX80 캠코더를 켜고 촬영한 후 편집을 거쳐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일기를 쓴 후, 캘리포니아 토지 경계석을 따라 가장자리에 쌓인 모래나 예초기로 잘라 낸 풀을 삽으로 퍼 올렸다. 그러는 사이 [TQQQ 연구소] 컨테이너에서 잠을 잔, 솔 군이 밖으로 나왔고, 오두막에서 잔 딸 또한 짐을 챙겨 나왔다. 삽질을 끝낸 마이클이 남매를 향해 “해장해야지?”라고 물었다. 솔 군이 “저는 지금 출근해야 해요.”라고 말했고 딸은 “아홉 시 오십 분 차야.”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솔 군은 그 길로 호박마차를 몰아 캘리포니아를 떠났고 딸만 벤츠 SLK 로드스터에 태우고 [숙아채] 식당으로 향했다. 메뉴는 콩나물국밥이었다. 식사 후 버스 터미널에 정차했다. 딸이 “아빠, 뽀뽀~”라고 말하며 주둥이를 내밀고 내렸다.


2022년 10월 10일 월요일 비


오줌이 마려워 눈을 떴다가 머리맡에 둔 [하워드막스]의 저서를 몇 장 읽었다.

다시 일어났을 때도 밝음은 느낄 수 없었고, 스마트폰도 [킴스팩토리] 사무실에 두고 왔기에 시간을 알 수 없었다. 이내 이불을 말고 잠들었다가 다시 일어나 빨간 네스프레소 캡슐 머신을 작동시켜 커피를 내렸다. [하워드막스] 저서와 함께 장화를 신고 [킴스팩토리] 사무실로 향했다. 어젯밤 폭우처럼 퍼붓던 비로 [월든 숲]은 늪지대처럼 변해있었다.


냉기 가득한 [킴스팩토리] 사무실을 체온으로 데우기에는 버거웠다. 일기를 쓰는 동안에도 체온은 떨어졌다. 본격적인 겨울에 접어들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춥다면 앞으로는 더욱, 문제였다. 구매한 냉풍기가 제 성능을 발휘해주기를 바라며 다시 오두막으로 향했다. 브런치를 먹기 위함이었는데, ‘영상으로 남기겠다’라고 생각할 때도 이때였다.


빨래와 물을 확보하기 위해 피렌체하우스로 향했다. 세탁기를 작동시키고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었다. 산티아고 노인의 낚싯바늘에 물고기가 잡힌 부분이었다. 물고기는 어찌나 힘이 센지 낚싯줄을 끌고 바닷속 깊이 들어갔고, 이에 영감도 줄이 터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풀어주는 대목이었다. 이때, 뱃전에 드리운 낚싯바늘에도 고기가 물었다. 하지만 영감은 칼로 낚싯줄을 끊어버린다. 지금 낚싯줄을 몸에 감고 밤을 새우며 사투한 고기에 집중하기 위해서이다.


영감은 모두 다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기꺼이 고기가 문 낚싯줄을 자르고 남은 줄을 지금 사투하고 있는 낚싯줄에 연결했다. 고기가 바닷속 더 깊이 들어가더라도 줄이 터지지 않도록 미리 낚싯줄을 준비한 것이다. 이 부분이 마치, 끊임없이 하락하는 미국 주식 3배 레버리지 주가를 바라보며 매수 버튼을 누르는 마이클 같았다. 그래서 곧바로 카메라를 켜고 책을 읽으며 받은 영감을 촬영했다.


영상 두 편을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주식 매매 프로그램을 열었다. 하락으로 시작하는 분위기였다. TQQQ 18.5달러에 1천 주, 17.3달러에 2천 주를 주문하고 SOXL 또한 8.32달러에 2천 주, 7.96달러에 3천 주를 주문했는데, 2천 주는 LOC 매수로 걸어두었다. 그러느라 예수금은 거의 바닥났다. 낚싯바늘을 물고 바다 깊이 들어가는 고기에게 풀어줄 줄이 더는 없는 것과 같았고 체온 또한 급격하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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