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아파트를 태우기로 했다

#서학개미 라이프

by 김경만

58. 투자금 1,303,083,124원


2023년 2월 13일 월요일 맑음

저녁 식사는, 아들 솔 군이 방문한다고 했기에 기다려 먹기로 했다.

그러나 이렇다 할 연락이 없었다. 내일 미국 물가 지수가 높게 발표되면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다고 하던데 발표 시간에 맞춰 올 모양이었다. 배가 고픈 것도 아니었기에 확인 전화하거나 하지 않고 간단하게 씻은 후 잠자리에 들었다가 자정이 조금 못 되어 일어났다.


[리더스탁]이라는 유튜버가 ‘연준은 탄소세를 들고나와 코로나처럼 주가를 망가뜨릴 것입니다. 제조업 기반인 중국이 가장 힘들어지겠지요?’라는 식으로 주장했다. 마이클도 ‘장기간 하락 횡보할 것’이라고 생각하던 터였기에 보유한 현금을 최대한 아끼며 매수해야 했다. SOXL의 경우 5회로 나눈 매수 구간을 20% 하락하는 공식에 따라 8회로 나누기로 했으며 또한, TQQQ의 비중도 높이기로 했다.


영감을 잊지 않기 위해 곧장 [킴스팩토리] 사무실로 향했다. 덕분에 다소 심란했던 두 번째 매수 구간이 선명해졌다. 컴퓨터를 켜고 매수 계획표를 수정했다. 바뀌지만 않으면 후일 100억 원으로 불어나 있을 매수 계획표로, TQQQ SOXL 모두 첫 번째 매수한 금액에서 20% 하락할 때마다 같은 금액으로 8회에 걸쳐 매수하기로 했다. 그렇게 하면 TQQQ의 경우 5.3달러, SOXL의 경우 3.3달러까지 멈추지 않고 매수할 수 있다. 투자금은 1,303,083,124원이었다.


그리고 꼭! 꼭! 인내하며 계획대로 실천하기로 했다. 힘들지만 견디어 내기만 한다면 전혀 다른 인생의 후반전이 펼쳐질 것은 분명했기 때문이다. 아주 괜찮은 새벽이었다.



2023년 2월 14일 화요일 맑음


오후 시간은 미국 주식 투자에 대해 생각하고 즐기는 시간이었다.

10시 30분에 미국 연방준비은행 의장의 대담 내용에 따라 ‘주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는 뉴스에, 아들 솔 군도 함께 즐기기 위해 모둠 생선회까지 포장한 후 “아빠, 집에 술 있어요?”라고 전화했다. 물론, 예정된 일이었기에 농협에서 생수와 함께 소주를 사 냉장고에 넣어 둔 상태였다.


부자(父子)는 빨간 컨테이너에 만들어 놓은 공간에서 3대의 카메라를 켜 놓고 신선한 회를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며 미국 주식 투자, 3배 레버리지 주식의 괴리율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괴리율이란 1배수 ETF 지수의 3배가 아닌, 더 많이 하락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장기투자를 하면 2배에 가까운 수익에서 그칠 수도 있는 문제를 말한다. 이걸 방지하려면 ‘무조건 장기투자’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적당하게 팔고 다시 사는 ‘리벨런싱’을 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3배 레버리지 지수 투자는 적당한 이익이 생기면 팔고 다시 사기를 반복해야 하며 특히, 주가가 상승하는 장에서 더욱 이익이 난다는 것이다.


그러니 현재의 하락 추세에서는, 의미 있는 저점에서 물량을 실어 매수하고 고점 구간에서 매도하는 거래를 반복하는 것이 옳은 전략이었다. 이윽고 프리마켓이 열리자 SOXL 주식을 16.04달러에 5천 주를 매수했고 본 장에서 5달러 이상 상승하자 매도하기 시작했으며, 보유하고 있던 TQQQ 2천 주 또한 그렇게 했다. 수익률 3.10% 수익금은 8,570,550원이었다.


마이클이 “아빠가 한 달 내내 오토바이 빵구 때워도 이렇게 못 번 돈이다. 그런데 지난 11개월 동안 이런 기회를 날렸다는 것이 너무 억울하다. 앞으로는 이렇게 열심히 수익 낼 거다.”라고 기염을 토하며, 그 기분 그대로 오두막으로 와서 또다시 무용담을 나눈 후 각자 공간에서 잠들었다.



2023년 2월 15일 수요일 맑음


주식 프리마켓이 시작되었다.

주가는 보합세였다. 경기가 불황이면 반도체 섹터가 약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TQQQ만 매수하기로 했다. 24달러에 3,200주를 예약 매수 걸어두고 오두막으로 향했다. 그러나 밥을 지어 먹을 생각은 없었다. 그저 피곤해서 쉴 생각이었는데, 식사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밥을 지었다. 과식하지 않도록 적당량 쌀을 씻어 밥을 지었다. 반찬은 김과 볶음 김치가 전부였다.


식사 후 다시 [킴스팩토리] 사무실로 향했다. 주식 매매 프로그램을 들여다보며 내일부터 적용할 매수 계획표를 점검했다. TQQQ 주식을 24.62달러에 3,200주, 1억 원을 매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15% 하락할 때마다 역시 매수금액을 15% 더하는 식으로 8회에 걸쳐 매수하는 계획이었다. 그랬더니 주가가 높은 TQQQ 주식임에도 13억2천만 원에 9만625주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물론, 주가가 -68%까지 하락한 7.9달러가 될 때였는데, 오늘은 하락하지 않았다.



2023년 2월 16일 목요일 맑음


미국 주식 주가는 상승도 하락도 아닌 보합세였다.

마이클은 반도체 기업 TSMC의 주식을 5조 가까이 매수한 워렌버핏 영감이 다시 되판 것에 대해 ‘어쩌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수도 있다’라고 해석하고 나스닥 100개 지수를 3배 추종하는 TQQQ에 비중을 실으려고 했으나, 마음을 바꾸어 5:5로 매수하기로 했다.


TQQQ는 25.62달러인 현재 가격에서 아래로 15% 하락 구간까지 10등분 해서 2백 주씩, SOXL은 17.4달러에서 역시 아래로 3백 주씩 매수 예약해 두었다. 유튜버 [여수일번]이 ‘TQQQ의 경우 26.45달러, SOXL은 18.4달러에서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예측한 것도 매수에 힘을 실어 주었다. 본 장 시작 2분 전이었다.

드디어 장이 시작되었다. 순간적으로 TQQQ 200주가 25.6달러에 거래되었고 SOXL 또한 651주가 17.26달러에 거래되었다. 총매입(원) 21,039,864원, 총수익률 –1.27%로 하락이었다. 그러함에도 –15% 구간까지 거래 예약을 걸어두었으므로 방어는 될 것이었고, 물량 확보 차원에서도 해야 할 일이었다. 또한, 앞으로도 이렇게 분할 매수하는 버릇을 익혀둘 필요도 있었다.



2023년 2월 18일 토요일 흐림


“콩나물국 먹을 거야? 아니면 전복죽 먹을 거야?”

번잡한 아침을 보내고 자신의 공간인 캘리포니아 [월든 숲]으로 돌아오는 길, 자동차 오디오와 연결한 스마트폰으로 주식투자 영상을 듣던 중이었다. 실제로 투자하는지 알 수도 없는 유튜버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너무 보수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인생을 바꿀만하게 승부를 걸자’라고 생각했고, 캘리포니아 [킴스팩토리] 사무실에 도착해서도 할 일은 그에 따른 매수 계획표를 작성하는 일이었다.


이를테면, TQQQ의 경우 전 저점인 18달러까지 –3% 하락할 때마다 7천만 원씩 6억 3천만 원을, SOXL의 경우 –5% 하락할 때마다 3천만 원씩 3억 원을 태우는 방식이었다. 새로 계획한 매수 계획표를 출력한 후 벤츠 SLK 로드스터를 [월든 숲] 오두막으로 몰아 트렁크에 플라스틱 물통을 싣고 [피렌체하우스]로 향했다.

횟집에 들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전화를 걸어 광어회를 포장하도록 했기에 받아 들고 [피렌체하우스]로 가서, 관리실 앞 건조기에 남겨진 빨래와 일곱 개의 물통에 물을 채워 싣고 [월든 숲]으로 돌아왔다. 알 수 없는 헛헛함도 함께였다. 사랑으로도, 돈으로도 채울 수 없는 알 수 없는 헛헛함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주식투자로 아파트를 태우기로 했다. 즉, ‘손실이 나도 좋다’라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주식투자를 하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투자 계획표를 세우며 마시는 술에 취했기에 오두막으로 가서 잠에 빠졌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어두운 밤이었다.


뜬금없이 마음에서 ‘줄을 타면 행복했지 춤을 추면 신이 났지. 손풍금을 울리면서 사랑 노래 불렀었지’라는 ‘곡예사의 첫사랑’이라는 노래 가사가 들려왔다. 그래서 노래를 듣고자 스마트폰을 찾았으나 찾을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오디오 CD를 크게 틀어 음악을 듣다가 만족하지 못하고 [킴스팩토리] 사무실로 향했다.

컴퓨터를 켜고 유튜브에 접속했고 가수 박경애의 [1980년 MBC 10대 가수 가요제 공연 실황]을 무한정 반복해 들었다. 그리고 알게 된 사실은 ‘외로워 외로워서 못 살겠어요’라는 가사의 [사랑의 종말]이라는 노래도 불렀으며, 50세에 폐암으로 사망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거친 퍼머 헤어스타일로 노래를 부르는 고인이 된 영상을 보고 노래를 들으며 ‘인생이란 게 참으로 부질없다’라는 생각이 들 즈음, 마이클의 가슴도 아려왔고 양쪽 눈가에도 눈물이 맺혔다. 자정을 넘어가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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