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라이프
59. 인생의 가장 추운 겨울은 가고
2023년 2월 19일 일요일 맑음
오두막 이클라이너 소파에 누워 낮잠을 자던 중이었다.
불편했기에 아예 복층에서 이불을 끌어 내리고 바닥 러그에 누웠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완연한 봄날의 오후였다. 거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밝음이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라고 알리는 것 같았다. 그렇게 [서학개미 Life] 영상 한 편을 촬영했다. 반평생에서 기억에 남을 만한 겨울을 보낸 것이었다.
미국 주식매수 계획은 또 바뀌었다. 처음 계획대로 진행해야 성공한다는 것을 알지만, 들려오는 소식은 보수적으로 매수할 것을 권유하고 있었다. 그래서 –3%, -5% 하락할 때마다 7천만 원 또는 3천만 원씩 매수하겠다는 계획에서 ‘0’을 하나씩 뺐다. 도다리 회를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며 경제 유튜브 [3프로 TV]를 시청하기 전까지는!
캘리포니아에 어둠이 내릴 무렵 횟집에 전화를 걸어 “도다리 회 포장해 주세요.”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소주 두 병을 샀다. 술상은 오두막의 원목 식탁이었다.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해 스마트폰과 오디오를 연결한 후 [곡예사의 첫사랑]과 유튜버 [첼로 댁]의 [동백 아가씨] 연주곡을 들으며 회를 개봉했다. 뼈째 썰은 ‘세꼬시’ 회가 나왔다. 뭐라고 할 문제는 아니었기에 이빨을 조심하며 먹어야 할 것이었다. 미국 주식 시황이 과거와 다른 시장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 때도 이때였다.
고용이 탄탄한 탓에, 금리를 올려도 경제는 추락하지 않는, 심지어 ‘노 랜딩’, ‘연착륙도 하지 않을 수 있다’라는 의견이었다. 주가 또한 그러했기에 마이클도 동의하며 ‘그래, 인정하자! 하락은 없다!’라고 결정하며 식탁을 정리하고 [킴스 팩토리] 사무실로 향했다. 그리고 역시 유튜브로 [곡예사의 첫사랑]을 반복해 들으며, 아침에 수정한 주식매수 계획표를 애초의 계획대로 수정했다.
TQQQ의 경우 23.3달러부터 7천만 원, SOXL의 경우 15.3달러부터 3천만 원씩 매수하는 것이었다. 누구의 의견에 쫄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믿어보기로 했다. 스피커에서는 오래전에 사망한 여가수가 “흰 분칠에 빨간 코로 사랑 노래 들려줬지~ 영원히 사랑하자~ 맹서~ 했었지~”라고 열창했다.
2023년 2월 21일 화요일 맑음
오두막의 아침이 밝아왔다.
머리맡에 둔 스마트폰을 찾아 유튜브를 듣던 중 미국 주식에 투자 전술을 바꾸기로 했다. 처음 계획은 변동성이 큰 SOXL 종목으로 승부를 보려고 했고, 유튜브 핸들 이름조차 [K-SOXL], [SOXL-10]으로 바꾸는 등 진심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도박하지 말자’라는 생각과 TQQQ 종목 일부가 겹치는 것도 있기에 TQQQ만 매수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오늘 아침에는 마음이 바뀌었다. 두 종목을 모두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두 종목을 시간을 두고 매수할 경우, 하락 폭이 더 큰 종목에 물타기 하면 상승장에서 수익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지난날 –40% 하락을 맞은 SOXL(평균단가 22달러)에서 빠져나온 것 또한 하락에 맞서지 않다가 물타기에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두 종목을 시간을 두고 매수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당장은 급하게 상승하지 않은 TQQQ를 매수하기로 했다.
그리고 또 깨달은 것은 ‘허영심과 관심을 구분하자’라는 것이었다. 블로그를 하고. 유튜브를 하는 것은 자신의 성장을 기록하는 것이며, 덤으로 타인의 관심을 받는 즐거움이 있다. 그러나 후자에 집중하게 된다면 그때는 본질을 잃어버릴 위험이 있다. 이때를 ‘허영심’이라고 할 수도 있다.
성공을 위한 노력보다 보여주려는 욕심이 앞설 때로, 어제까지의 미국 주식투자 행위가 같았다. 그러니 당장 진행하고 있는 나폴리 프로젝트와 미국 주식투자도 철저하게 허영심의 싹을 자르고, 실제적인 노력의 내용만 기록하며 생존하기로 했다. 잊지 않기 위해 스마트폰 노트 기능으로 메모했다. 자신에게 남아있는 ‘허영심’을 불사르는 첫날의 [월든 숲] 기온은 영하 8도였다.
수영장을 다녀온 후 미국 주식매수 계획표를 수정했다. 책 [노잉]을 읽어주는 유튜버로부터 ’성공한 미래를 끌어당긴다‘라는 내용에서 얻은 영감 때문이었다. 미국 주식투자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성공한 결과물을 끌어오는 것 말이다.
그러므로 지금 할 일은, 하락 추세 장에서 주식을 저가에 매수하려고 기다리는 게 아니라 –5% 정도 하락할 때 매수해 5% 정도 반등하면 매도하는 소위 단타 매매하며, 의미 있는 하락까지 기다리는 것이었다. 이때 의미 있는 하락이란, 단타 매매하려고 매수했으나 급락해 –40% 이상 손실이 났을 때였다. 그렇게 하려면 처음 매수금액 또한 어느 정도 무게가 있을 필요가 있었다. TQQQ, SOXL 각각 2억 원씩 투자하기로 했다. 그런 후 급락으로 밀리게 되면 매수를 중지하고 –40%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각각 4억 원을 물타기 해 반등장에서 수익을 내면 될 것이었다. 지난 경험으로 본다면 30% 이상의 수익은 낼 수 있을 것이었다.
실제로 나스닥이 2% 정도 하락하면 3배 레버리지 상품은 6%가 하락하기에 5% 하락은 수시로 일어났다. 그러니 두 종목 모두 –5% 하락하면 1억 원, 다시 –5% 하락하면 1억 원을 매수해 반등하면 익절하고 물리면 –40% 구간까지 기다려 4억 원을 태우는 계획을 실천해 보기로 하고 매수 계획표를 수정했다. 그러는 사이 프리마켓이 시작되었다.
아카시아 원목 책상에 직접 횟집에서 포장해 온 빨간색 숭어회를 안주로 준비하고 소주 또한 두 병을 준비한 상태였다. 아직 원하는 가격까지 하락하지 않았으나 상관없이 매수, 매도하기로 했기에 호가 창에 가격과 수량을 입력했다. TQQQ 22.6달러에 1억 원어치 3,403주, SOXL 14.3달러에 5,379주였다.
2023년 2월 22일 수요일 맑음
봄은 어떻게 든 올 것이었다.
어제는 [메밀촌 막국수] 식당 여주인이 캘리포니아 토지에서 냉이를 캐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그러니 아침, 저녁으로 칼바람이 불어와도 [월든 숲]에 봄은 찾아올 것이며, 인생을 바꿀만한 저가에 미국 주식을 매수할 기회 또한 그러할 것이라 믿는 아침이었다. 게다가 어젯밤 매수 예약한 주식 또한 체결되어 더욱 기뻤다.
“으하하하~ 매수되었구나~”
하지만 기쁨도 잠시, 주가는 주문한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하락한 상태였다. 그렇다고 중복 매수할 처지는 아니었기에 ’다음부터는 매수 수량의 절반은 시장가격으로, 절반은 종가 거래인 LOC 매수 방식으로 주문해야겠다‘라고 생각하며 일기를 쓰기 위해 일어났다가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영하 8도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영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기에 스마트폰을 켜고 “나라를 구할 것도 아니고, 당장 일을 처리해야 할 국무위원도 아니니, 좀 더 추위를 피하려고 이불 속으로 다시 들어왔습니다.”라고 인사말을 하며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그런 후 아래층으로 내려와 쌀을 씻어 밥을 지었다. 블록으로 된 냉동 건조 미역국을 끓여 말아 먹었다.
컨테이너 사무실의 냉기와 싸우는 아침이었다. 영상을 편집하고 일기를 쓰던 중 휴일을 맞아 산에 오르던 친구 오 군의 전화를 받았다. “오호~ 주식 잘, 하던데? (서학개미 Life) 구독자도 많이 늘었어?”라는 칭찬의 전화였다. 마침 눈의 피로도 풀 겸 통화하며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월든 숲]의 봄 풍경을 보여주기 위해 영상 통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