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10억 원 손절

#서학개미 라이프

by 김경만

61. 10억 원 손절



2023년 3월 8일 수요일 맑음


[피렌체하우스]로 향했다.

관리실로 들어가 수도꼭지에 세탁기 호스를 연결하고 탈수를 한 후 건조기에 넣고 삽을 들고 앞산 배수로에 쌓인 낙엽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피렌체하우스]를 배경으로 ‘임대 보증금으로 투기하면 안 되는가?’라는 주제의 동영상도 한 편 촬영했다. 그러는 사이 시간은 오후를 향해가고 있었다. 횟집에 전화를 걸어 도다리 회를 포장하게 하고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소주 두 병을 샀다. 저녁 술상 겸 식사였다.


미국 주식은 조금 밀린 상태로 계좌의 금액 또한 +2천만 원 정도였다. 그러니 +8천2백만 원에서 +2천만 원 사이를 오가는 지루한 횡보장 구간으로 추정되었기에 ‘수익이 8천만 원일 때 매도하고 다시 되사는 사팔사팔을 해 볼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 또한 당연했다. 그러함에도 오늘 밤은 아니었다. 스마트폰을 금고에 감금하고 술자리를 정리한 후 오두막으로 향했다. 제법 건전하게 잠을 청하는 밤이었다.



2023년 3월 10일 금요일 맑음


눈을 뜨자마자 [킴스팩토리] 사무실로 향했다.

컴퓨터를 켜고 주식 매매 프로그램에 접속했다. 장 마감 20분 전이었는데, 나스닥 주가가 2% 이상 하락했는지 3배 레버리지 주가가 6% 이상 하락했고, 플러스였던 계좌도 마이너스를 앞두고 있었다. 그래서 단기 반등을 노리고 SOXL 3천 주, TQQQ 5천 주를 추가 매수했다. 2억 원 정도 되는 금액이었다.


저녁 시간, 주식은 반등에 실패하고 4% 이상 더 하락했으며 계좌 또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총매입 1,150,348,153원, 총수익은 –3.99%인 –46,006,876원이었다. ‘하루 하락에 경솔하게 매수했다’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2023년 3월 11일 토요일 맑음


나는 나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나?

광어 회에 소주잔을 기울이며 주인으로 살아왔는지 생각하는 저녁, 그때였다! 문득! 완공을 향한 막바지 공정을 진행하는 ‘옆 공장의 땅이 좁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중개사 형일에게 전화를 걸어 공장 사장에게 ‘2천 평을 사 가라고 말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생각이 있는 공장 사장이라면 여유 토지를 확보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2천 평에 대해 창고 및 근린시설 허가까지 받아 놓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물론, 그 때문에 토지 매매대금을 55억 원을 불렀지만 말이다.


공장 사장은 1년 전 이맘때 3천4백 평 전체를 50억에 매수할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진행되지 않아 이번에 오히려 적은 면적의 땅을 더 비싸게 사게 될 형국이었다. 어쨌거나 토지를 매도하게 되면 대출금과 양도세를 납부하고 남은 금액 10억 원을 미국 주식에 투자하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이미 투자하고 있는 12.8억 원 이외에 질권 대출 등 잠겨 있는 10억 원을 합한 약 32.8억 원의 종잣돈이 만들어지게 된다. 그런 후 이번처럼 8%만 수익을 내도 2억4천만 원이나 되므로 수익을 환전해 지하수도 파고 정화조도 파는 등 호텔 건축의 일정을 진행할 수도 있었다.


이렇게 생각한 데에는 8천2백만 원의 수익을 고스란히 날려버리고 마이너스가 된 주식계좌를 보면서 느꼈기 때문이다. 내 안의 것을 지키지 못하고 밖에서 얻으려는 잘못된 자신을 보게 된 것이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오두막 물탱크에 물을 채우기 위해 [피렌체하우스]로 향하던 중에도 생각은 떠나지 않았고, 횟집에 전화를 걸어 광어회를 포장하도록 하고 편의점에서 소주 두 병을 살 때도 그러했다. 생각을 집중하기 위해 술상은 오두막 원목 식탁에 마련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내 방식대로 살아가자’라는 것이었다.

내 방식이란, 미국 주식과 호텔 건축, 영화산업이었다. 오직 내 안의 능력으로, 내 자금으로, 내 방식으로 살아가기로 했다. 주식으로 수익이 나면 더 재미있게 놀기로 했다. 자칫했으면 충분히 즐길 주어진 행복을 놓칠 뻔했다. 잊지 않도록 모니터 배경 화면에도 적어두었다.



2023년 3월 13일 월요일 맑음


연이은 음주로 머릿속은 혼돈이었다.

그러함에도 잊지 않은 것은 11억5천만 원에 상당한 미국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었다. 실리콘밸리의 한 은행 파산이 몰고 올 여파도 궁금했고 손실을 회피하려는 경향도 있었다. 또, 지루하게 이어지는 횡보장의 고점 구간에 있는 것도 한몫했다. 그래서 상당한 물량을 처분한 후 저점 매수를 시작하기로 했다. 다행히 계좌는 1천만 원의 수익으로 출발했다. 낮에도 거래되기에 1천 주 단위로 매도를 시작했고 어느덧 프리마켓이 열렸다.

계좌는 파란색, 마이너스로 1천만 원 정도였다. 미미한 손실이므로 시장가 매도를 이어나갔다. 남은 주식은 TQQQ 378주, SOXL 14,074주였고, 금액으로는 2억7천7백만 원이었다.


밥을 짓기로 했다. 오두막으로 가서 밥을 지었다. 반찬은 계란 프라이 두 개와 김치가 전부였다. 그러함에도 졸음이 몰려왔기에 복층에서 잠을 자고 자정 즈음 일어났다. 확인한 미국 주식은 거의 회복되고 있었다.


역사적인 날일 수도 있기에 [킴스팩토리] 사무실로 가서 주가 창을 들여다보며 ‘10억 손절’한 영상을 촬영했다. 포모 현상으로 과매수 한 실수를 만회하려면 당분간 관망하고 저가에 매수해야 할 것이었다. 공포 탐욕 지수도 공포 구간에 들어선 날이었다.


2023년 3월 15일 수요일 맑음


미국 주식 프리마켓에 참여했다.

실리콘밸리 은행에 이어 크레딧 스위스 은행이 파산했다는 소식은 주가를 끌어내렸다. 그러니 주식이 1주도 없는 마이클에게는 매수의 기회였다. 다만, 매도 전 가격에 매수하기로 하고 SOXL은 14.26달러에 1천 주, TQQQ 21.75달러에 200주를 매수했다. 그리고 잠이 든 사이 하락할 것을 대비해서 같은 가격으로 종가 매수 방법인 LOC 매수법으로 2천 주, 1천 주 매수 예약해 두었다. 11시가 조금 못 된 시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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