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라이프
63. 첫 수익금 19,594,450원 환전
2023년 3월 23일 목요일 흐림
새벽 3시.
영화 제작사 [킴스팩토리] 사무실 소파에 한 남자가 꼬꾸라져 자고 있었다. 막걸리를 더 사기 위해 편의점으로 간 기억이 흐릿하게 떠올랐다. 테이블에는 먹다 만 파전도 남아 있었다. 주식 가격이 궁금했기에 컴퓨터를 켜고 주식 매매 프로그램에 접속했다.
8천 주를 보유한 SOXL 주식은 매수한 평균 단가 15.36달러에서 17달러를 향해 상승 중이었다. 18달러를 단기적 꼭지로 예상하고 1천 주씩 분할매도를 하며 FOMC 파월 의장의 연설을 기다렸다. 물론, 직접 번역할 수 없으므로 실시간 번역하는 유튜버의 채널을 시청하는 것이다.
그렇게 연설의 내용 중에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겠다’라는 의견이 나오자 곧바로 전량 매도했다. 주가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모두 매도한 수익금은 19,594,450원이었다. 미국 주식투자 1년의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빗방울이 컨테이너 지붕을 때릴 때도 이때였다. 봄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브런치는 [삼보추어탕] 식당의 추어탕이었다. 스포츠센터에서 수영하고 [킴스팩토리] 사무실로 돌아와 일기를 쓴 후였다. 새벽에 내린 비가 흙먼지와 함께 내린 탓에 더러워진 벤츠 SLK 로드스터를 세차도 할 겸 주유소에 들른 후였다. 사내 두 놈이 낮술을 하느라 떠드는 통에 정신 사나운 식사를 하고 [킴스팩토리]로 돌아와 컴퓨터 전원을 켰다.
마이클의 인생 첫 부실채권은 열아홉 살 때 2만 원이었다. 광주공고 3학년 2학기에 ‘현장실습’이라는 이유로 공장에 취직해 노동할 때였다. 부산 사상공단에 있는 [코리아 파트]라는 회사, 창고 같은 곳으로 동기 몇 명과 함께 갔었다. 그리고 얼마 후 전북 [삼례공고]의 학생들도 같은 목적으로 합류했다. 이들은 모두 기숙사라고 지어진 건물에서 숙식하며 노동했다. 급여는 ‘실습비’라는 명목으로 주어진 18만 원이고 두 번에 나누어 지급했다. 너무 적은 금액이었으나 마이클은 절반을 저축했다.
추석을 앞둔 어느 날 [삼례공고] 학생인 ㅍㅅ이 “고향에 갈 차비를 빌려달라”라고 말하며 2만 원을 빌려 갔으나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꽤 오랜 날이 지난 후 밤에 만났다. 모두가 잠든 시각에 짐을 가지러 왔다가 덜미가 잡혔다. 그러자 이번에는 동기 한 명이 나서며 “내가 월급 타면 줄게”라고 보증 섰다. 그러나 동기도 또한 곧 사라졌다. 월급은 누나가 받으러 왔다. 마이클이 기숙사 사감에게 사건을 말했으나 “직접 빌려준 것이 아니라 안된다”라는 말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 자리에서는 울지 않았으나 혼자 울었다. 돈을 떼인 서러움과 인간에 대한 배신에 대한 눈물이었고, ‘다시는 사람과 돈거래를 하지 않겠다’라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먼 훗날. 토지 보상금으로 사람과 돈거래를 하는 [대부업]을 시작했다. 결과 또한 같았다. 원금을 지켜내느라 인생의 7년을 삭제당하는 고통을 겪었다. 오늘 [서학개미 Life] 영상의 사연이었는데, 주식 매도 수익을 환전해 국민은행 계좌로 이체하는 영상이기도 했다.
인생 2막을 시작하기로 한 캘리포니아의 삶은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수용으로 바뀌게 되었다. 최소 108억 최대 115억 원의 보상을 받으며 떠나게 될 것이었다. 어디로 갈 것인지는 정하지 않았으나,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리되었다. 미국 주식투자와 부동산경매 성인 영화를 제작하는 삶이었다.
미국 주식 3배 레버리지 SOXL에 50억 원을 투자해 100억 원을 만들고 그중 2억 원을 가져와 소비 및 영화 촬영을 시작하는 계획이다. 즉, 미국 주식으로 98억 원이라는 돈 수각을 만들어두고 이익금으로 소비 및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다.
오후 시간은 마치 그날이 온 것처럼, 100억 원을 달성했다고 생각하고 한국으로 가져오는 것을 연습했다. 물론 쉽지는 않았기에 상담원과 전화 통화하며 999만 원을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영원히 돈이 마르지 않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것이다. 오늘뿐만 아니라 매월 25일에 1천만 원을 이체하고 신용카드 결제 및 현금처럼 사용하기로 했다. 또, 현관 입구에 돈다발이 담긴 바구니를 놓아 필요한 사람들이 가져가도록 하기로 했다. 돈 걱정 없이 살아보기로 했다.
모터사이클 [로시난테]의 심장도 깨웠다. 인감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 읍사무소를 다녀왔고 [송천부동산]에도 들렀다. 중개보조인 혁주가 “(피렌체하우스) 402호 전세 때문에 다녀왔네요”라고 말하며 하이닉스가 건설될 원삼면의 토지 보상 이야기를 꺼냈다. ‘시세대로 보상하고 위로금 조로 15%를 더 얹어 주었다’라는 것과 ‘세금을 10% 깎아 주었다’라는 내용이었다. 마이클은 양도소득세인지 대체 토지 취득세인지 궁금했으나 묻지 않고 “시세보다 좀 더 준다면 1백억은 되겠네”라고만 대답했다.
저녁 식사는 역시 광어 회였다. 사위는 이미 어두워진 후였다. [로시난테]를 몰아 횟집에 다녀왔고 소주 두 병과 함께 행복하게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