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누적 수익 1억2백만 원

#서학개미 라이프

by 김경만

64. 누적 수익 1억2백만 원



2023년 3월 25일 토요일 맑음


‘열에 여덟은 인간의 탈만 쓴 놈들이야!’

마이클은 인간 군상들을 평가절하했다. 거짓과 사기만 일삼으며 생존하는 놈들이 득시글하다는 뜻이었는데, 오늘 아침의 생각 또한 다르지 않았다. ‘계약이니 허가니 하는 짓거리는 하지 말자’라고 다짐하며 스마트폰으로 미국 주가를 확인했다가 깜짝 놀랐다. SOXL 주식을 무려 748,991,460원, 34,000주나 매수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수익률 또한 마이너스 -14,538,009원이었다. 다시 한번 약간의 행운이 필요해 보였다.


2023년 3월 30일 목요일 맑음


술에 취해 이른 저녁에 잠든 탓에 일찍 눈을 떴다. 4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충전기에 연결된 스마트폰으로 주가를 확인했다. 빨간 막대 그래프가 길게 올라가 있었다. 10% 상승 중이었다. 그러니 마이클의 SOXL 4만 주 계좌도 4% 수익 구간에 들어서 있었다. 3천 주, 5천 주, 1만 주 단위로 매도를 걸었고 장 마감 시간까지 2만6천 주 매도에 성공했다. 수익금은 1천9백만 원이었다. 남은 수량은 1만4천 주, 3억 원 정도였다.


다소 성급하게 매도한 이유는 [케렌시아] 낙찰 잔금 때문이었다. 잔금 납부 시 8억 원 정도 필요한데, 그때 주가가 하락했다면 손실을 확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익 욕심보다 손실을 회피하는 안정을 택하기로 했기에 3억 원 정도 주식만 보유하게 된 것이다. 다행히 행운은 이번에도 욕심으로 매수한 5억 원어치 주식을 매도할 기회와 1천9백만 원의 수익까지 안겨주었다. 그래서 1월부터 오늘까지 수익금은 1억2백만 원에 달했다. 감사할 일이었으며 앞으로는 절대 뇌동 매매를 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오후가 되자 [메밀촌 막국수] 식당을 찾았다. 편육을 포장하게 하고 편의점에 들러 막걸리 두 병을 샀다. 다소 이른 술판이었다. 주식 프리마켓의 주가도 상승 중이었다. 새벽에 매도하지 않았으면 더욱 큰 수익이 났을 것이지만 이미 이별한 여자였다. 남은 1만4천 주로 행운을 누릴 뿐이었다. 수익금은 1천5백만 원이었다. 어디까지 상승하는지 지켜보기로 했다. 그러는 사이 막걸리 두 병을 모두 마셨기에 편의점에 한 번 더 다녀왔다. 안주는 과자 오징어 땅콩이었다.


다소 술이 과했음에도 취하지 않았다. 주식 트레이더 [시골국수]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때 끗발을 날리던 트레이더의 끝은 나뭇가지에 묶은 밧줄에 자기의 목을 거는 것이었다. 살아 있는 아내는 의정부에서 7평짜리 [시골국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주식 파일에 몽블랑 마이스터튁 145 만년필로 “시골 국수로부터 배우는 것”이라고 적고 “분할 매수는 1억씩”, “나는 승리할 것이다”라는 식으로 끄적거렸다. 그러는 동안 밤도 깊어가고 있었다. 남은 막걸리 한 병과 쓰레기를 들고 오두막으로 향했다. [월든 숲]에서 쓰레기를 태웠다.


** 추신 : 다음날 주식은 600주로 줄어들어 있었다. 뭔가 영감을 받은 탓인지 매도한 모양이었는데, 주가는 그 후로 한참 동안 상승했다.



2023년 3월 31일 금요일 맑음


술을 마시기 전에 [킴스팩토리] 금고에 감금한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리고 확인한 미국 주식은 상승이었고 1만4천 주가 있어야 할 주식은 600주로 줄어들어 있었다. 참지 못하고 매도한 모양이었다.



2023년 4월 3일 월요일 맑음


이른 저녁 식사였다. 메뉴는 아침 식탁과 같았다.

그런 후 사냥용 거버 나이프를 허리에 차고 산책길에 올랐다. 개울 건너 논을 가로질러 마을 뒤로 이어지는 산길이었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시각이었다. 산속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릴 때면 옆구리로 손이 가는 긴장감도 느낀 산책이었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의 동기부여 영상을 들으며 다리 근육이 먹먹해지도록 걸은 후 [킴스팩토리] 사무실로 돌아왔다. 컴퓨터를 켜고 주식 매매 HTS에 접속했다. 미국 주식 SOXL의 주가는 –2% 하락하고 있었다. 2.5% 하락할 때마다 1천 주씩 매수를 걸어두고 오두막으로 향했다. 피로를 막기 위해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기 위함이었다.



2023년 4월 6일 목요일 비


미국 주식은 5% 이상 하락했다.

화장실에 가는 길에 스마트폰으로 주가를 확인했더니 겨우 2백 주를 보유한 SOXL은 15.83달러로 하락한 상태였다. 그래서 1천 주를 매수하고 종가거래인 LOC 매수로 1천 주를 매수 예약해 두었다.



2023년 4월 10일 월요일 맑음


유튜브에서 쭈그러진 얼굴과 어눌한 말씨의 주식 전업투자자 강환국의 영상을 자주 본다.

영상을 처음 보았을 때는 믿음이 가지 않았으나 곧 내공이 있는 투자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통계에 의한 [퀀트] 투자를 하는 자로 “주식은 투자한 후에는 생각하지 못하는 원숭이가 됩니다. 그러니 투자하기 전에 매도계획을 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존버 안 됩니다. 떨어지면 파는 겁니다”라고 주장한다.


특히 레버리지 장기투자는 “쉣!”이라고 욕을 할 정도이다. 두 사람의 투자 방식은 다르나 격하게 공감하며 쌀을 씻어 밥을 짓고 노트북으로 일기를 썼다. 반찬은 올리브기름에 볶은 김장김치와 조각 김, 두 개의 달걀 프라이였다. 가난한 식탁이었으나 건강한 밥상이었다. 되도록 이렇게 살아보기로 했다.


미국 주식 영상도 촬영했다. 이번 영상부터는 반듯하게 촬영하기로 했기에 셔츠를 입고 드럼 연주부터 시작했다. SOXL 주가도 다행히 빨강, 상승으로 시작하나 싶었는데 본 장에서는 2% 이상 하락했다. 6% 구간에서 2천만 원을 매수하기로 했으나 3% 구간마다 1천만 원씩 매수하는 방법으로 전환했다. 곧이어 1천 주가 매수되었다. 하지만 이미 2,200주를 보유 중이었으므로 평균 가격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매수 예약 내역을 포함한 영상을 편집해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오두막으로 향했다. [퀀트투자]를 하는 강환국의 대사가 떠올랐다.


“계획을 세우고 투자를 하기 전에는 인간입니다. 그러나 투자한 후에는 원숭이가 됩니다. 그러니 투자한 후에는 아무 짓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원숭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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