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라이프
66. 주식 예수금 8억 원을 회수하다
2023년 4월 25일 화요일 흐리고 가끔 비
비가 내리는 탓인지 날씨가 쌀쌀했다.
온수로 샤워 후 히트택 내복을 입고 식은 밥에 돼지고기를 구워 식사했다. 그리고 다시 [킴스팩토리] 사무실로 가서 미국 주식 영상을 촬영했다. 투자 주 종목인 SOXL 주가는 하락이 분명했다. ‘매수해도 좋겠다’라는 생각에 13.8달러에 500주, 13.5달러에 500주, 13.1달러에 500주 매수 예약해 두었다. 마지막 예수금이었다.
2023년 4월 26일 수요일 맑음
일상의 아침을 시작한 후 첫 일과는 미국 주식투자 예수금 중 8억 원을 회수하는 것이었다. 미국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할 때의 종잣돈은 동생의 목숨값이었다. 산재 사망임에도 불구하고 보상 명목으로 받은 상가는 7평짜리, 근저당권 4천만 원도 인수하는 조건으로 받았던 싸구려 상가 매매대금 1억 원이었다. 사연이 있는 돈이기에 ‘귀하게 키워보자’라고 다짐하던 중 ‘1억 원으로 10년 투자하면 10억 원이 된다’라는 미국 주식 3배 레버리지 ETF TQQQ를 알게 되어 그렇게 하기로 했다. 2022년 2월 28일이었다.
하지만, 투자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투자는 종잣돈의 크기다’라는 명제를 인정하게 되었다. 1억 원으로 10억 원이 된다면 10억 원이면 100억 원이 된다는 동의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종잣돈을 키우기 위한 고민을 했고 ‘아파트를 전세로 돌려 전세금을 투자하자’라고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전세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전세금은 11억8천만 원이었다.
합계 12억8천만 원의 종잣돈으로 시작한 미국 주식투자는 쉽지 않았다. 가격이 하락할 때는 마이너스 -4억7천만 원을 기록했다. 그러함에도 ‘미국 주식은 우상향한다’라는 맹신에 버텨내고 본전을 만회하기도 했고, 플러스 2억 원을 찍기도 하다가 다시 마이너스가 되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리고 깨달았다. 무작정 장기투자를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손실에 버티면 안 된다는 것을! 그래서 한순간에 13억 원을 전량을 매도하는 등 남들은 할 수 없는 결정을 한 탓에 반 토막이 난 하락장에서도 원금을 지켜내고 오늘에 이르렀다. 아니, 오히려 1억2천만 원의 수익을 냈다.
미국 주식투자 종잣돈에서 8억 원을 환전했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 상환을 위한 2억 원, 아르헨티나 [피렌체하우스] 전세 보증금 상환을 위한 1억2천8백만 원에 이은 금액이었다. 그러므로 남은 예수금은 2억6천1백만 원이며 ,그중 2억2천5백만 원은, 주식 SOXL 7,017주, TMF 8,582주이다.
그러니, 예수금이 거의 없으므로 매수 예약이 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폭락한 SOXL 주가의 강한 반등을 기대하며 13.18달러에 5천 주, 12.8달러에 5천 주 하는 식으로 매수 예약을 해 두었으나 강한 보합세로 새벽까지 거래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것도 욕심이다’라는 생각에 취소하고 다시 잠을 청했다.
2023년 4월 27일 목요일 맑음
[월든 숲]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시각이었다.
미국 주식은 하락장이었다. 남은 예수금으로는 13달러인 SOXL 주식을 1,500주 정도 매수할 수 있었다. 13.20달러에 매수 예약을 걸어두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거래되었으나 본 장에서는 12.73달러로 하락했다. ‘1,500주로 단타를 하겠다’라는 야무진 꿈이 사그라지는 순간이었고 본격적인 하락장을 경험하는 첫날일지도 몰랐다. 아니, 그렇게 되어야 했다. 마이클이 현금 20억 원을 만들어 다시 미국 주식에 들어오는 날의 주가는 지금보다 70%는 더 하락해 있어야 하고, 그렇게 되어야 꿈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SOXL 51주 추가 매수를 마지막으로 예수금을 모두 태운 총매입 금액은 265,328,390원, 총평가(원) 243,344,284원, 총수익(원) -22,796,605원, 총수익률 –8.45%. 주식은 SOXL 8,533주 평균 단가 14.79달러, TMF 8,562주 평균 단가 8.39달러였다.
2023년 4월 28일 금요일 맑음
얼음을 갈아내는 쉐빙기를 판매하는 남자의 나이는 52세였다.
그는 본사로 구매 의사를 밝힌 고객이 있으면 미국 어디든지 찾아가 판촉했기에 숙소는 주로 모텔이었다. 하루 영업을 마치고 지친 몸으로 모텔로 돌아온 그는 언제나처럼 턴테이블에 레코드판을 얹고 샤워했다. 하지만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소리는 음악이 아니었다. ‘성공할 수 있다’라는 등의 동기부여나 자기 계발 이야기였다. 이 남자의 이름은 레이크 록, 맥도날드 창업자다.
마이클이 동갑내기 레이크 록을 알게 된 것은, 마드리드를 이륙한 보잉 747 여객기가 프랑크푸르트 상공을 지날 때였다. 생일을 맞아 떠난 스페인 여행의 마지막 날인 2017년 5월 24일이었다. 지루한 여행의 시간을 죽이기 위해 선택한 영화에서, 동갑내기 레이크 록의 성공 신화를 보며 동양의 작은 남자도 몰스킨 수첩에 뭐라고 끄적거렸다. 그리고 자신 또한 아침, 저녁 시간을 가리지 않고 유튜브의 동기부여 영상을 듣는데, 샤워 중 레이크 록이 생각났다.
물론, 마이클이 동기부여나 자기 확신,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언제나 어디에서나, 블로그 또는 유튜브에서조차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함에도 습관처럼 듣는 것은 ‘인간은 나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숨을 쉬듯이 자신을 다독이고 지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요일. 금주 5일째의 아침이다. 덕분에 정신과 육체의 상태도 좋아졌다. 투자로 140억 원의 종잣돈을 만들어 [몸플릭스] 영화사를 창업하고 상장을 통해 3천억 원의 회사로 키우겠다는 목표 또한 선명해지고 있다. 잊었던 성공에 대한 열망이 다시 불타오르고 있다.
기분을 이어가기 위해 10년 전, 아르헨티나 [피렌체하우스]를 건축한 대지를 낙찰받을 때 입었던 그 슈트를 옷걸이에서 내려, 입었다. 허리가 두꺼워져서 입을 수 없었는데 작년 여름 [월든 숲]을 가꾸고 오막살이를 하느라 어느 정도 뱃살이 빠져서 가능했다. 작은 거울을 보면서 하얀 셔츠에 하늘색 넥타이도 감았다. 슈트는 그대로인데 거울에 비친 모습은 10년 전 풋풋했던 사내가 아니었다. 회사를 3천억 원의 가치로 일군 회장님의 모습이었다.
강남 사무실에서 돌아온 후, 미국 주식 투자하기 위해 5천만 원을 계좌 이체했다. SOXL은 13.2달러에서 조금씩 상승하고 있었다. 추격매수를 할까? 하다가 ‘부동산은 빨리 사고 주식은 기다리는 것’이라는 전인구의 말이 생각나 그만 멈추었다. 어제 12.6달러를 찍을 때가 살 때였고 1,500주라도 산 것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