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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법인 주식 계좌 개설하기

#서학개미 라이프

by 김경만

78. 법인 주식 계좌 개설하기



2023년 12월 13일 수요일 맑음


몸과 정신이 맑은 아침이었다.

한의사가 끓여 낸 커피를 마저 마시고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서울로 가는 고속도로는 다소 정체였다. 그러함에도 여의도에 있는 키움증권 본사 방문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고속 터미널에서 9호선을 타고 여의도역에 내렸고 400m쯤 걸었다.


그렇게 도착한 [키움증권] 본사는 큰 건물은 아니었다. 안내 여직원에게 “계좌개설을 하려고 합니다.”라고 물었더니 “2층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은행 창구처럼 인테리어 된 2층은 개인, 법인, 외국인 창구로 분리되어 있었다.


순서가 되자 “법인 계좌 만들려고 합니다.”라고 말하며 준비해 간 서류를 내밀었다. 그러자 얼마 후, 예상한 대로 “법인 등기부 등본 유효기간이 3개월인데 어제까지”라는 말이 돌아왔다. 법인 인감증명 발급일 또한 같은 날짜였기에 등기소를 찾아 새롭게 서류를 준비해야 했으므로 그만두고 지하철 9호선에 올라 [신논현역]으로 향했다.


[거평타운]으로 향하는 길에, 미국 주식 중매쟁이 친구 오 군의 전화를 받았다. ‘아내와 오리구이를 먹으려고 식당에 도착했다’라며 근황을 물었다. “케렌시아 법인 계좌로도 주식투자 하려고 키움 본사 왔다가 계좌 못 만들고 지금 변호사 만나러 왔다.”라고 대답하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왼 손목의 롤렉스 서브마리너 시계는 5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러니 나폴리행 막차를 타기에 충분했다. 지하철 9호선에 탑승했고,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해 6시 10분 발 나폴리행 막차에 올랐다.


마이클이 [케렌시아] 빌라로 돌아온 후 첫 행보는 한의사에게 제공한 숙소의 보일러를 끄는 것이었다. 그런 후 자신의 공간으로 돌아와 샤워하고 김치찌개가 담긴 냄비를 인덕션 위에 올렸다. 식사 겸 술안주였다. 그렇게 연태 고량주를 몇 잔 마시고 미국 주식 HTS에 접속했다.


247,019,377원을 매수한 주식의 평가금액은 280,563,995원, 수익률을 13.43%, 수익금은 31,175,205원이었다. 그러니 팔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함에도 ‘생각대로 하지 말자. 털 없는 원숭이에 불과하니까’라고 진정하며 복층으로 올라가 주식투자 영상을 촬영했다.



2023년 12월 14일 목요일 비


미국 주식투자는 놀라운 상황이었다.

어젯밤 31,175,205원이던 수익금이 51,576,198원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하룻밤 사이에 2천만 원의 수익이 늘었다. 매도하지 않았기에 이익을 확정 짓지는 않았으나, 어젯밤 매도하지 않은 자신을 칭찬하며 자녀들에게 결과를 전송해 공유했다. 솔 군에게는 “아빠, 오늘 못 간다.”라는 문자도 남겼다.


이에, 전화를 걸어와 “아빠, 나도 4천만 원 수익 중인데 원금이 2억 원이라 원금 회복했네요.”라고 말했다. “그래, 이번에 몰빵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았으면 되었어. 예측하지 말고 저축하듯이 해 가라. 아빠가 공장 노동자로 시작해서 이것저것 하면서, 서민 갑부 이상 부자가 되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미국 주식 장기투자라는 것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그렇게 살아가야 할 것이야.”라고 다독였는데, 기뻐하는 이는 또 있었다.


미국 주식 TMF를 추천한 친구 오 군이었다. 자신이 ‘예측한 것이 맞았다’라는 승리감에 전화를 걸어왔고, 긴 통화를 했다. 그러자 답답한 사람은 아르헨티나 [피렌체하우스] 임차인 할머니였다. 거실 바닥 타일이 들뜬 탓이었다. 마이클은 짐짓 모르는 척 “뭘 떨어뜨렸나요?”라고 의심하는 척하며 “타일 업자를 섭외해서 연락하라고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곧바로, [ㅂㅂ인테리어]에 전화를 걸어 작업을 부탁했다.



2023년 12월 15일 금요일 비


미국 주식은 불(火) 장이었다

자고 나면 2천만 원씩 불어나는 듯이, 247,113,087원을 투자하고 있는 계좌는 28.74% 상승해 평가금액은 318,531,406원, 평가 손익금은 71,022,372원이나 되었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SOXL 1,501주는 53,38%, TMF 3,000주는 24.16% 상승했다. 주식투자를 시작한 후 처음 맞이하는 상승률에 고무되어 화면을 캡쳐 해 동네방네 공유했다. 그러자 친구 오 군이 장사 준비도 뒤로 젖힌 채 전화를 걸어왔다. 마이클이 “이제, 추천했다는 죄책감은 떨쳐 버려라!”라고 말하며 자신의 인생 항로를 떠들었다.


“나는 자네로부터 미국 주식을 소개받고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어. 부동산 투자로는 절대 만질 수 없는 100억, 1,000억에 대한 꿈 말이야. 그리고 그게 돈만 쫓는 것이 아니라 성공을 함께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어...”


식당 장사를 준비해야 하는 친구에게 말이 좀 길었다. 그러함에도 오 군은 “너는 그럴 수 있어.”라고 맞장구쳤는데,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마이클이 “너도 아파트 팔고 이리(나폴리) 이사 와서 여기서 김밥 말고 미국 주식 투자하자.”라고 꼬드겼다. 이에, 오 군은 “아니여, 나는 이제 (장사) 조금만 더 하고 놀아야지.”라고 손사래 치듯 말했다. 마이클이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야. 내가 예전에 유럽을 22일간 여행했어. 온 가족이. 며칠 도니 그 집이 그 집이고 지겹드라. 꼭 못 놀아본 놈들이 논다는 소리 해. 적당한 일이 있어야 노는 것도 재미있고 밥도 맛있는 거야. 그러니 작고 멋진 식당 차려놓고, 테이블도 많이 놓지 말고, 놀 듯 일해야 노는 것이 재밌는 거야.”라고 타박했다. 그러자 오 군이 “그럴까?”라고 살짝 흔들렸는데, 전화를 끊고 생각해보니 꽤 신통한 생각이었다.


미국 주식투자의 왕이 될 마이클의 계획은 오후 늦게도 이어졌다. 현실은 비록 프라이팬에 김치와 식은 밥을 넣은 볶음밥을 먹을지라도 말이다. 문 피디가 생선회 등 음식을 준비해 온다고 했기에 술과 음료수도 준비할 겸 마트로 향했다. 우산을 챙겼으나 펼칠 필요까지는 없는 흐린 날씨였다.


문 피디는 저녁 5시가 다 되어 도착했다. 오랜만에 본 탓인지 앞머리도 제법 풍성한 상태였다. 가져온 도미회와 케이준 샐러드를 식탁에 펼치고 단절된 근황을 듣기 시작했다. ‘(건물)1층 옷 가게가 장사가 잘되어 2층을 통으로 임대해 이사해서 월세가 좀 더 나오게 되었다’라거나, 아들의 음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음악실에 드럼까지 모두 설치했다’라는 것이었다.



2023년 12월 16일 토요일 눈


유튜브는 올해 개설한 [서학개미 Life] 채널 실적을 알려왔다.

1,646명의 구독자, 26만 조회 수, 28편의 업로드 수, 7,449회 좋아요, 1,598건의 댓글, 612회 공유, 올해 가장 많이 조회된 콘텐츠로 ‘SOXL TMF 5천6백만 원 손실’이었으며 시청 시간 350시간이었다. 그러니 메일 끝에 적힌 “정말 멋진 한 해를 보내셨습니다.”라는 문구가 딱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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