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라이프
83. ㈜케렌시아 법인 주식 계좌 개설
2024년 1월 17일 수요일 함박눈
목 따가움은 여전한 아침이었다.
들기름에 날달걀 하나를 깨트려 넣어 마시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키보드를 누르는 손가락이 매우 바빴다. ㈜케렌시아 법인 계좌를 만들기 위해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를 다녀와야 하기 때문이었다. 안면도 출발, 서울행 첫차 출발 시각은 8시 20분이었다.
감기 기운이 있으므로 샤워는 하지 않았다. 세수만 하고 기모 바지와 목까지 감싸는 내의로 체온을 유지하도록 하는 패션에, DJI 오즈모 포켓 3 카메라 세트와 서류를 넣은 가방을 가슴에 비켜 매고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밤사이 비가 내렸는지 도로는 젖어 있었고 공기 또한 습기를 가득 머금은 상태였다.
버스는 무사히 강남 [센트랄 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에 오르기 전에, 휴일을 맞아 산에 오르는 친구 오 군의 전화를 받았었기에 전화를 걸어 통화하며 지하철 9호선 탑승구로 이동했다. 전동차는 잠시 후 도착했고, 대여섯 정거장을 거쳐 여의도역에 다다랐다.
‘5번 출구였지?’
마이클은 [키움증권] 본사 위치를 확인하면서 지하철 출구 번호도 기억했다. 그렇게 5번 출구를 걸어 나왔을 때는 함박눈이 내리는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허, 부자 되라고 눈까지 내리는구나”라고 혼잣말하며 가슴을 가로질러 맨 가방에서 DJI 오즈모 포켓 카메라를 꺼내 녹화 버튼을 눌렀다.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를 방문해 법인 계좌를 개설하는 영상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마이클이 키움증권에 들어섰을 때는 직원 점심시간이었다. 물론, 교대로 식사했기에 계좌 개설에는 문제없었으나 진행은 다소 느렸다. 게다가 작성해야 할 서류도 많았다. 당연히 귀찮은 생각이 들었는데, 곧, ‘삼성전자 대표나 현대자동차 대표도 하는 일이니 그럴 수 있겠구나’라고 이해했다. 규모의 차이가 있을 뿐, 법인회사는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렇게 시작해서 큰 회사가 되면 되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1시간 이상 시간이 걸려 계좌 개설을 마치고 주식 투자 안내문과 카드 등을 받았다. 그러면서 “이제, 곧바로 주식 거래가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아닙니다. 지금부터는 PC로 회원 가입하시고 인증서 등 절차를 거친 후 거래 가능합니다.”라고 대답했다.
물론,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니므로 아니, 꼭 ‘잘 된다’라는 보장이 없으므로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투자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진입할 시기를 잘 고려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지금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함에도 첫차를 타고 서둘러 계좌를 만든 이유는, 훗날! 그런 기회가 왔을 때 기회를 담그기 위한 그릇을 미리 빚어 놓는 것이었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강남 [센트랄 터미널]로 향했다. 나폴리행 2시 5분 발 버스를 타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으나 식사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러함에도 터미널 2층에 있는 [이춘복 참치] 식당으로 들어갔다. 초밥 정도는 먹을 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홀에 들어서자 종이 모자를 쓰고 초밥을 만드는 요리사가 “예약하고 오셨습니까?”라고 물었다. 당연히 “아니요!”라고 대답하자 “그러면 대기 명단에 적고 기다리셔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평일 점심시간을 넘겨 한가하게 밥 먹고 노는 인간들 많네!’
그렇게 투덜거리며 편의점으로 가서 콜라 하나와 빵 두 개를 집었다. 편의점 또한 빨간 병뚜껑의 콜라는 취급하지 않기에 ‘이윤 많은 제로 콜라만 취급하는구나’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탑승장 입구 대기 좌석에 앉아 빵 봉지를 차례로 뜯었다.
이때였다. 미국 주식으로 1,000억 원을 만들겠다며 개인 계좌에 이어 법인 계좌까지 개설한, 나이 예순을 앞둔 자신의 처지가 스스로 생각해도 딱해서 ‘사는 게 어쩜 이리 변화가 없냐?’라고 혀를 찼다. 그렇게 싸구려 빵을 뱃속에 밀어 넣자 야속하게도 배는 곧 부풀어 올랐다.
서울 하늘은 눈이 내렸으나 따뜻한 나폴리는 비로 변해 내리고 있었다. 농협 [하나로 마트]로 가서 대패 삼겹살과 상추, 쌈무를 샀다. 삼겹살을 구워 쌈을 먹고 싶었으나 귀찮은 생각에 쉽게 구울 요량으로 그랬다.
대패 삼겹살 쌈을 먹으며 컴퓨터를 켜고 [영웅문] HTS에 오늘 개설한 ㈜케렌시아 계좌로 접속했다. 파일이 다운되는 등 진행되는가 싶더니 곧, 멈췄다. 인증서가 필요한 모양이었다. 내일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확인하기로 하고 자신의 SOXL 장기투자 계좌로 접속해 LOC 매수로 1주, 28.88달러를 입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