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3억 원으로 돈을 못 번다면?

#서학개미 라이프

87. 3억 원으로 돈을 못 번다면?

2024년 2월 20일 화요일 지루하게 내리는 비

비는 지루하게 내리었다.

요즘 마이클의 최대 고민은 23일에 반환해 줘야 할 전세보증금 1억9천만 원이다. 마이너스 대출 통장의 잔고를 확인했더니 5천만 원 정도 출금이 가능했다. 그래서 나머지 금액은 저녁에 미국 주식을 매도해서 마련하기로 하고, HTS를 켜고 장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미국 주식 실시간 잔고는 총매입 321,625,527원, 총평가 319,872,723원, 총수익 -2,201,839원, 총수익률 -0.69%였으며, 거의 전체 비중인 TMF 4,300주의 평가손익은 -4,518,103원이었다. 그러니 주가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손해인 상태로 보유주식의 절반을 매도해야 할 상황이었다. ‘TMF를 언제부터 매수하기 시작했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이때였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블로그 [서학개미 Life]의 글을 클릭했다. 지난 2023년 4월 13일에 1주 매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20일에는 8,582주(10/1 액면 병합 전)를 매수했다. 주가는 8.39달러였다. 무려 10개월 전이었다. 그 후로도 주가는 4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이때, ‘저점 매수로 2년 이상 장기보유를 할 생각’으로 팔고 되사느라 약 7천만 원의 손실을 내기도 했다. 너무 급하게 진입한 탓일 수도 있었다.

어쨌거나 이토록 장기 보유한 주식을 손실을 보며 매도해야 하는 날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슴 아픈 날이기에 영상으로 남기려고 DJI 오즈모 포켓 3 카메라를 켰다. 그리고 드디어 장이 개장되었다. 당연히, 조금이라도 상승하면 보유주식 4,300주 중 2,150주를 매도할 것이므로 엽총 방아쇠에 오른손 검지를 걸듯이 키보드를 끌어당겼다.

“.....!”

주식 호가 창의 움직임이 매우 느렸다. 아니, 거의 정지된 상태였다. 한참 동안 그랬기에 검색창에 ‘미국 주식이 휴장일’을 입력했다. 그리고 ‘국경일인 대통령의 날로 휴장’이라는 내용을 알게 되었다.

그랬다! 미국 주식은 휴장 일이었다. 주식을 오늘 매도해야 3일 후에 현금화해서 전세보증금 1억9천만 원을 돌려줄 수 있는데 난감한 상황이 된 것이다. 마이클은 오른손가락을 접으며 “그러면 내일 20일 매도하면 21일, 22일, 23일에 출금이 가능하단 소리인데, 오후 늦게 된다면~”라는 혼잣말하며 주식 매도일 후 3일을 계산했다. 조금 당황스러운 상황은 발생할 수 있으나 약속을 못 지킬 건 아니었다. 그러니 조금은 안심하며 잠을 청해도 좋을 것이었는데, 이렇게 당황하는 모습조차 영상으로 촬영했다. 그래서였는지 졸음이 몰려왔다. 미국 주식 거래를 위해 자정까지 잠을 못 잔 탓일 수도 있었다.

오후의 낮잠을 방해하는 전화를 건 사람은, 23일에 보증금을 돌려받아야 할 임차인의 아내였다. “저희가 이사할 집의 세입자가 서울로 이사하나 봐요. 그래서 보증금을 일찍 받았으면 하네요? 언제 가능할까요?”라고 물었다. 22일 날, 아르헨티나 [피렌체하우스] 전세금을 받으면 반환해 줄 수 있으므로 “오전에 가능할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저녁 식사는 하지 않았다. ‘의욕이 없다’라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었는데, 그렇다고 영양을 걱정할 것은 아니었다. 수시로 과자와 초콜릿을 먹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다소 나른한 상태는 흐린 날씨로 햇빛을 못 본 것일 수도 있었고, 드럼 연습실 완성으로 인한 ‘허탈감’일 수도 있었다. 술을 마실 때라면 응당 파티를 벌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그런 기분으로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며 미국 주식 주가도 확인했다. 조금은 하락한 상태였다.

2024년 2월 24일 토요일 비

침대에 누웠을 때였다.

‘3억 원으로 돈을 못 번다면 30억 원이 생긴다고 해도 못 벌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자 세 가지의 후회가 밀려왔다. 현재 주식 투자금은, 1월 SOXL 주식을 매도한 수익 3천8백만 원과 합하여 3억2천만 원으로 불어나 있다. 1억 원으로 매수한 SOXL 주식이 30% 올라 준 덕분이었다.

그러니, 지난 10개월 동안 ‘두 배는 먹는다’라고 믿으며 TMF 주식을 매집한 행위는 ‘맹목적이었다’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믿는 친구가 추천한 종목이어도 ‘주가 상승’까지는 믿지 말았어야 했다. 친구 오 군이 말하는 지식 또한 유튜브에서 어느 누가 말 한 내용을 듣고 읊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걸 간과하고 ‘일리가 있다’라고 믿으며 ‘고도를 기다리듯’ 오직 TMF에 몰빵 해 기회비용을 날린 것에 대한 후회가 첫 번째였다.

두 번째 후회는 작년 연말 TMF 주식을 팔고 되사느라 7천여만 원의 손실을 확정한 것이었다. 당시 1주당 8달러대로 하방이 매우 단단하게 지지하던 주가는 5달러대로 추락했다. 당연히 공포였다. 그렇다면 주식 매수를 중지했어야 했는데 오히려 수익 낸 예수금까지 더해 매수했다.

당시 계좌에는 약 1억2천만 원의 실현 손익금이 있었다. 그러니 다음 해인 5월에 22%의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그러면 납부 한 양도세만큼 종잣돈이 다소 적어지므로 주식투자자는 주가가 하락한 주식을 팔고 되사 일부러 계좌에 손해를 기록한다. 그렇게 하면 주식 수량은 변동이 없으나 계좌는 마이너스로 나타나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물론, 언젠가는 납부하게 되므로 뒤로 미루는 전략이다.

마이클도 그렇게 TMF 주식을 팔고 되사느라 7천여만 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나머지 손실까지 합했더니 1억2천만 원의 실현손익은 2천8백만 원으로 줄어들었다. 내년에 납부해야 할 양도소득세가 26,400,000원에서 6,160,000원으로 줄어든 것이다. 잘했다! 짝! 짝! 짜!!

정말로 잘한 투자 행위일까? 아니었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었다. 누구로부터 시작된 선동인지는 알 수 없으나, 2천만 원의 세금 납세가 아까워 1억 원의 손실을 확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TMF 주식이 그 이상 상승했다면 결론은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말인가? 10개월 동안 수익이 나지 않는 주식을 보고 있지 않은가? 반면 매도한 SOXL 주식은 2배 이상 상승했으니 1억 원을 투자하지 못한 ‘기회손실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그러니 절세 전략 또한 수천만 원으로 투자하는 개미들의 전략일 뿐이었다.

세 번째 후회는 “다음 전세금 반환일인 5월 19일까지 약 85일 동안 TMF를 보유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히는 영상이었다. 곧바로 일어나 거실로 나가 컴퓨터를 켜고 유튜브에 접속해서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다행히 월요일 오전 7시에 공개하도록 ‘예약’한 상태였기에 쪽팔림과 조롱은 면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미국 주식 3억 종잣돈으로 85일 후 2억 수익이 가능할까?”라는 제목으로 재편집해 업로드했다. 그렇다! 무작정 ‘고도를 기다리듯이’ TMF 주가 상승을 기다리지 않고 사냥감을 쫓듯이 SOXL 주식만 쫓아가기로 했다.

실수를 복기했으니 당연히 전략도 수립해야 했다. 다행히 TMF 주가가 반등해 1.79%인 5,448,701원의 수익을 내고 있기에 6천만 원어치를 매도하고 SOXL을 매수하기로 했다. 그런 후, 20% 하락할 때마다 6천만 원씩 매수를 이어가면 될 것이었는데, 현재 주가는 1년 여전 저점 6.4달러를 찍고 전 고점을 갱신한 40.17달러였다. 그러함에도 처음 목적한 대로, 그러기 위해 아이디조차 K-SOXL로 바꾼 것처럼 오직 10만 주를 모아보기로 했다.

이미 알고 있는 주식과 매수 방법을 잠시 잊어버린 것을 후회하며 현재의 3억 원으로 수익을 내 보기로 했다. 3억 원으로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30억 원으로도 수익을 낼 수 없기에, 능력을 공개적으로 키워나가기로 했다. 부동산 경매 법정에서 감정가격의 80%에 낙찰받은 빌라를 수리하고 판매해 수익 내던 간단한 진리를 잊고 이리저리 휩쓸린 세월이었다.

그러므로 3억 원으로 5번의 매수를 실천하면서 1천만 원이라도 수익이 나면 감사하기로 했다. 그래야 30억 원으로도 6억씩 투자해 1억 원씩 감사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일기를 블로그 [서학개미 Life]에 게시하면서 깨달은 것이었다.

2024년 2월 26일 월요일 흐림

어제 생각한 대로 오로지 SOXL 주식만 투자하기로 했기에 10개월 동안 보유한 TMF 4,300주를 일괄 매도했다. (주)케렌시아 계좌 또한 그렇게 했는데, 다행히 미미하지만 수익이었다. 특히, 개인 계좌는 2.28% 수익인 7,128,000원으로 1월 수익까지 더하면 42,304,064원이었다.

2024년 2월 28일 수요일 흐림

예수금 3억 2천만 원 중 2천만 원은 가평 토지 손해액 보전을 위해 환전해야 하므로 남은 3억 원으로 심기일전해야 할 미국 주식 SOXL은 하락으로 시작했다. 최고가 41달러에서 3% 정도 하락한 39달러대였다. 그래서 20일 이동평균선 근처인 37.95달러에 1,150주를 주문하고 컴퓨터를 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