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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불가능한 것을 손에 넣는 방법

#서학개미 라이프

by 김경만

98. 불가능한 것을 손에 넣는 방법


2024년 4월 25일 목요일 흐림

오후에는 드럼 연습실 천정에서 떨어진 스펀지를 붙이는 작업을 했다.

실리콘으로 점을 찍듯이 찍어 다시 붙이는 수고를 하고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정 작가가 사 온 상추와 캔 참치가 재료인 쌈이었다.

그런 후 주식 HTS를 켜고 차트를 바라보며 욕망을 담아 비트코인 2배 레버리지 BITX와 채권 ETF TMF 예약 매수를 입력했다. 1억 원, 5천만 원에 상당하는 금액이었다. 그러나 곧 ‘모두 비트코인 상승한다고 말하는데 그럴 때가 꼭지더라’라는 생각에 ‘취소’했다가, ‘지금은 아닐 거야’라며 주가를 낮추어 예약하는 등 번복했다. 그러니 주가가 상승할 때보다 하락할 때 매집하는 것이 속 편할지도 모를 일 이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아무 짓도 하지 말고 영화나 제작하자!’ 였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토지 보상금을 수령 할 것이고, 주가 또한 하락을 거듭할 것이기에 ‘부와 명성을 한꺼번에 얻는다’라는 운세가 맞을 것이었다.

아, 일기를 적고 보니, 부는 토지 보상금으로 투자한 미국 주식으로 일으키고, 명성은 이번에 제작할 영화로 얻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2024년 4월 26일 금요일 맑음

미국 주식을 시작했다.

하루 일을 마치고 모니터 속 HTS의 주가 그래프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특히, 1% 상승하면 3% 상승하는 3배 레버리지 종목에 투자하는 탓에, 두 장의 화투로 하는 ‘섯다’라는 게임처럼 곧바로 결과도 알 수 있으니 스릴감 또한 넘쳤다.

이틀 전까지 마이클이 매수한 가격에서 -25%까지 하락한 SOXL 주식은 실시간으로 빨간 양봉을 그리며 +7%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럴 때는 ‘하! -30% 하락까지 기다리다가 놓쳤네. 돈이 얼마야?’라고 탄식하며 엑셀 표로 만들어 놓은 매수계획표와 HTS에 입력해 둔 예약매매를 수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버스 떠난 뒤에 손 드는 격’이인데, 그러함에도 미국 주식은 사람과 대면하는 것을 싫어하는 은둔형 외톨이 같은 마이클에게는 딱 맞는 취미일 수도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마이클이 세상과 떨어져 사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과는 멀어져 있어도 대중들에게는 자신의 SNS를 통해 끊임없이 삶을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도 블로그와 유튜브 [서학개미 Life] 채널로 투자 상황을 알리고 있다. 그렇기에 실패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할 수 없다. 당장은, 현재 보유한 예수금 약 3억 원을 6억으로 불리는 내공을 쌓는 중이다.

물론, 주식투자는 쉽지 않다. 3년 전, 전세금까지 13억 원을 들고 들어왔을 때는 몰랐으므로 행복했으나, 지금은 두려움이 생겼다. 그러함에도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6억 원으로 불리는 결과를 이루지 못한다면 ‘토지 보상금’을 받더라도 투자 결과는 뻔할 것이었다. 현재 5천만 원의 수익을 기록해 놓았다.

이번 장에서 배운 것이 있다. ‘하락할 때 매수하기가 쉽다’라는 것이 그것이다. 물론, 주가가 어디까지 떨어질지는 알 수 없으나, 개별 주식이 아닌 ETF이므로 극한의 나락까지 떨어질 수는 없기에 가능할 것이었다. 이를테면, -30% 빠질 때마다 일정 금액을 투자하는 방법이다. 주가가 횡보하는 구간에는 전혀 쓸모없는 전략이지만 주가가 하락할 때는 유용하다. 이번 장에서도 가능할 뻔했다.

마이클의 블로그와 이웃을 맺은 블로그에서 [돈키호테]의 문장을 읽었다.


“불가능한 것을 손에 넣으려면, 불가능한 것을 시도해야 한다. 불가능한 꿈을 꾸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물론, 마이클도 원본 소설을 완독했으나,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며 ‘내가 돈키호테이구나’라고 생각한 탓에, 넘겼을지도 몰랐다. 마이클은 [조르바]를 읽으면 이미 [조르바]였고, [돈키호테]를 읽으면 이 또한, [돈키호테]였다.


그런 마이클이 ‘불가능한 것을 손에 넣으려 하는 것’은 무엇인가? 재미없는 국가를 손에 쥐는 것이다. MBC 방송국을 접수하는 것이다. [플레이보이] 잡지와 포르노 왕국을 세운 1926년 시카코에서 태어난 [휴 마스턴 헤프너 Hugh Marston Hefne 햄프너]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불가능한 시도’는 무엇인가? 미국 주식투자로 1천억 원을 만드는 것이다. 3억 원을 6억 원으로, 30억 원을 60억 원으로, 100억 원을 200억 원으로! 그렇게 하려면 지금 주식투자를 잘 배워 둘 필요가 있다. 지난 경험을 오롯이 기억하며, 기록하며 만든 원칙으로 다가오는, 하락 장을 견디어 내고 승리해야 할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 당장, 주식 매수계획표를 수정했다. BITX, SOXL, TMF 3종목에 각 1억 원씩 3억 원으로 -20% 또는 -30%마다 일정 금액을 매수하는 방법이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두 배 간다’라는 선동도 무시하기로 했다. 오직 자신의 운명을 믿고, 불가능한 것을 손에 넣기 위해 그렇게 나아가기로 했다.

기계적인 매수하면서 ‘불가능한 금액을 달성하는 그 날이 올 때까지는, 오늘처럼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제작하면 될 것이었다. 인공 지능 AI의 발달로 텍스트 입력만으로 원하는 영상을 제작해 주는 시대가 되었으므로 1인 영화 제작이 가능해진 탓이다. 물론, 기술이 발달해도 스토리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마이클에게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일기]라는 스토리가 준비되어 있으며, 현재도 생산 중이기에 소재가 고갈될 이유는 없었다. 아니, [브런치 스토리]에 연재하는 이혼 일기도 영화로 제작될 것이었다.


오늘도 역시, 유튜브 [서학개미 Life]에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자신의 투자 이야기를 공개했다. 새벽 1시를 넘긴 시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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