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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유튜브 구독자의 메일

#서학개미 라이프

by 김경만

114. 유튜브 구독자의 메일


2024년 8월 21일 수요일 오전에 비 오후에 맑음


현관문에 ‘방해금지’ 안내문을 붙인 것은 주효했다.

덕분에 정오를 넘긴 시각까지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 정 작가가 건너왔을 때는 일기를 쓰던 중인 오후 3시 무렵이었다. 마이클이 단체 카톡방에 ‘영화제작자 민원 처리 완료’ 문자를 게시했기에 일어난 줄 알고 방문한 것이다.


긴 하루를 기록하는 일기 쓰기는 오후 5시가 다 되었을 무렵에야 마쳤다. 도중에 아들 솔 군의 전화를 받고 통화하느라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었다. 프라이팬을 달구어 소 갈빗살을 구웠다. 그런 후 소주 반병과 함께 먹고 나머지 소주는 캔 맥주와 섞어 마시며 샐러드를 먹었다. 이 과정에서도 당연히 놀지 않았다. 일기를 바탕으로 블로그에 포스팅하거나, 영상 편집을 하거나, 받은 이메일에 답장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이번 이메일은 아주 특별했다. 자신을 ‘조ㅇㅇ’라고 밝힌 발신자가 보낸 메일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From: "조ㅇㅇ"<ㅇㅇjo@naver.com>

To: <slk200f@naver.com>;

Cc:

Sent: 2024-08-20 (화) 23:13:02 (GMT+09:00)


Subject: 안녕하세요? 백만장자 구독자입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백만장자 구독자입니다. 도움이 될까 싶어 적습니다.

먼저, 늘 좋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정성껏 영상에 담아 주셔서 저의 삶에도 좋은 기운이 들어오는 것 같아 늘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최근 올라온 미국 주식을 방향 전환하셨는데, 아직 늦지 않았으니 다시 원위치하면 좋을 듯합니다. 채권은 금리 인하의 방향과 반대로 작용합니다. 금리 인하의 조건은 적절한 물가상승과 적정한 실업률입니다. 따라서 tmf의 경우 향후 26년 1분기까지 밀물처럼 점진적 상승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미국은 5.5%의 고금리에 잘 버티는것 같지만, 피고용인의 세부적 고용 형태, 재무부의 채권 발행계획(QRA), 역레포 잔고, TGA 잔고, 연준의 향후 방향 등등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약간의 또는, 적정 수준의 경기침체가 올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런 시기에 당장 수익이 날 것 같이 보이는 SOXL 나 TSLL는 빛 좋은 개살구입니다. (하늘로 올라가는 폭죽에 올라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향후 1년 동안 굉장히 심한 등락 속에 위 두 주식은 레버리지라서 투자시간 동안 잔고가 녹아내릴 것으로 예견 됩니다). 저도 투자를 늘 공부하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이라도 의사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시길 바라봅니다. 끝으로 항상 에너지 넘치는 좋은 마인드를 담아 영상으로 전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주 애정 어린 조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조언대로 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여 잘 되었다고 해도 자신의 실력이 아니기 때문이며, 가장 중요한 자신의 포지션을 잃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이메일 발신자의 생각이 마이클의 계획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답장을 보냈다.

“안녕하십니까? 책을 발간하거나 블로그를 하거나 유튜브를 하는 도중에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이 지금 같은 때입니다. ㅇㅇ님의 배려 깊은 메일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더운 날 건강 잘 챙기고 투자도 성공하기를 응원합니다.


그리고 더 기쁜 것은 제가 바라보는 뷰와 ㅇㅇ님의 뷰가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염려하고 있으며 현재의 포지션은 그리 긴 시간 동안 진행하지 않을 것도 알려드립니다. 물론, 시장을 감히 예측할 수는 없으므로 단언할 수는 없으나, 자신의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는 것이 포지션을 잃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는 곧 나올 것입니다. 시장에서 성공하기보다 끝까지 살아남는 투자자로 기억되기를 바라며 명우님의 메일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건강과 행복, 투자자로의 행운이 함께 하기를 응원합니다. 굿럭!

2024. 8. 21.

마이클 드림”


2024년 8월 24일 토요일 맑음


미국 주식은 상당한 변동성으로 움직였다.

총매입 472,374,704원의 계좌는 플러스 4,000만 원을 찍더니 그제는 마이너스 1,200만 원을 기록했고. 어제는 다시 플러스 1,700만 원으로 회복했다. 그러니 어쩌면 앞으로도 박스권 횡보를 할 수 있기에 4, 5천만 원의 수익을 주면 매도한 후, 1억, 2억, 4억 하는 식으로 자산 배분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2024년 9월 4일 수요일 맑음


많은 꿈을 꾸었다.

모두 허망한 개꿈에 불과하므로, 아니라고 해도 어찌할 도리도 없지만. 컴퓨터를 켜고 미국 주식 HTS에 접속했다. SOXL이 -22% 하락을 기록하고 있었다. 아울러 BITX -6.42%, TSLT도 -7.84% 하락한 상태였다. 그러니 계좌의 하락률 또한 비슷했는데, 평균 매입가격에서 밀린 모양이었다. 계좌 수익률은 -17.44%, 총수익은 -84,793,090원이었다. 486,113,295원의 매입가격이 401,941,838원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그러함에도 어젯밤 다짐만 떠올렸다.

어젯밤 어떻게 다짐했던가? 다소 내 계좌의 피가 흥건할지라도 폭락을 즐기고 수량을 늘려가자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므로 모아가기로 한 3종 목으로 정리되었으니, 즐기기로 하고 당장 해야 할 일에 집중하기로 했는데 겨우, 일기 쓰기였다.


2024년 9월 6일 금요일 오전에 비, 오후에 맑음

[수산시장]으로 향한 시각은 오후 6시 무렵이었다.

흰다리새우 1kg과 소주 한 병, 캔 맥주 두 개를 사 돌아왔다. 현관 앞에 [ㅇㅇ신협]에서 보내온 사과 상자 두 개가 쌓여 있었다. 한 상자는 정 작가에게 주기로 하고 나머지 한 상자는 뜯어, 냉장고 야채 칸에 넣어 두었다. 그런 후 술상을 준비해 컴퓨터 앞에 앉았다.

소주와 곁들여 생새우회를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물려 갈 무렵에는 소금구이했는데, 당연히 맥주 안주용이었다. 미국 주식 HTS에 접속할 때도 이때였다. 비트코인 2배 레버리지 BITX가 -6% 하락한 상태였다.


22.13달러에 1천만 원, 327주를 매수했다. 또, SOXL 주식도 예수금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매수했는데 343주였고 주당 가격은 25.97달러였다. 그러면서 다음 매수계획도 세웠는데, -30% 하락할 때마다 1억 원씩 매수하는 것이었다. 18.18달러, 12.73달러, 8.91달러, 6.24달러 대로 4억 원을 매수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총투자 금액은 740,984,516원, 주식 수량은 35,906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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