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라이프
127. 테슬라 2배 레버리지 1억으로 5억 원?
2025년 3월 12일 수요일 맑음
미국 주식투자 생각은 새벽에도 계속되었다.
눈을 떴을 때는 새벽 4시가 조금 못 된 시각이었다. 거실로 나가 컴퓨터를 켜고 엑셀 프로그램을 구동시켰다. 그런 후 테슬라 2배 레버리지 TSLT와 필라델피아 반도체 ETF 3배 레버리지 SOXL에 대한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 예수금 2억 원으로 각각 1억 원씩 분할 매수하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친구 오 군의 전화로 인해 모두 폐기해야 했다.
친구 오 군이 식당 휴일을 맞아 전화를 걸어 온 때는, 마이클이 청주시 내수면 은곡리 오두막으로 가기 위해 [호박마차]에 올랐을 때였다. 긴 시간 통화를 할 것이 분명했으므로 이어폰을 연결하고 [케렌시아 빌라]를 벗어났다.
미국 주식을 알려준 친구 오 군은, 유튜브 [서학개미 Life]에 ‘미국 주식투자를 시작한 지 만 3년’이라는 영상을 보고 다시 주식을 추천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물론, 매우 오랜만의 전화였는데, 뜸한 이유는, 마이클에게 추천한 TMF 주식이 오르지 않았기에 미안했기 때문이었다.
반면, 정작 자신은 테슬라 2배 레버리지 TSLL에 1억 원을 투자했다. 그리고 무려 480% 수익을 달성해, 5억 원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니 “나, 신분 상승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주가가 -48% 하락하는 바람에 물거품이 되었다. 자신이 투자한 2배 레버리지 TSLL의 손실은 무려 -79%에 달했다. 눈앞에서 5억 원이 사라진 것이었다. 그러니 일 할 기분이 나겠는가? 그렇게 며칠의 시간을 보내고 “결국은 수량이다. 더 모아가는 기회를 준 것이다.”라고 위안하며 마음을 다잡은 상태였다.
이에 마이클이 “네가 욕심이 많네. 몇억 먹으면 팔아서 사 놓은 토지에 조립식 근린 상가라도 지었으면 그 돈이라도 남잖아? 나 봐라? 조금 먹으면 공사하고, 마콘도에 창고 낙찰받고 그러잖아? 앞으로 두 배 먹으면 그렇게 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친구 오 군은 “나는 어쩌면, 올해 안에 테슬라가 다시 전고점을 찍을 것 같아, 이번에는 200% 달성하면 그때부터 10% 오를 때마다 10%씩 팔아가면 될 거, 같아.”라고 말했다.
듣고 있던 마이클도 “그거 괜찮은 방법인데? 나도 SOXL과 TSLT를 모아가려고 해.”라고 동의했다. 그러자 친구 오 군이 “TSLT는 배당을 안 줘, 그러니 TSLL을 매수하고, SOXL은 3배라 너무 변동성이 커서 차라리 2배를 해!”라고 권유했다. 이에, “인생을 바꾸려면 변동성이 커야지. 나는 10만 주, 목표로 모아 갈 거야.”라고 말하자 “그러면, 일부는 숏에 투자해. 조금 비겁한 방법이지만, 숏에 투자하면 하락장에서 숏이 수익이 나서 손실 난 주식을 팔지 않게 돼!”라고 말했다.
듣고 보니 매우 신박한 방법이기에 “그러면 투자금의 30%는 숏에, 70%는 롱에 배팅해야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오 군은 한술 더 떠 “나중에 자산이 커지면 주식과 현금의 비중을 6:4로 맞추어. 즉, 주식이 10% 오르면 주식을 10% 파는 거야. 그러면 고점에서 주식을 파는 효과가 있고, 반대로 주식이 떨어지면 현금 비중이 높아지니, 그 비중만큼 주식을 더 사는 거야. 이것은 주가가 쌀 때 사는 효과가 있어.”라고 말했다. 마이클이 “아, 그러네. 멋진 방법이네. 이게 리벨런싱이네. 자주 할 필요는 없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할 필요가 있겠다. 100억 원 되면 그렇게 해 볼게!”라고 대답했다.
주식투자 4년 차에 접어든 마이클에게는 참으로 귀한 조언이었다. 잊지 않도록 기억하며 [호박마차] 가속페달을 밟아 청주시 내수면 은곡리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5시를 조금 넘긴 시각이었다.
2025년 3월 13일 목요일 맑음
은곡리의 아침은 고요했다.
거실 창을 통해 보이는 [호박마차]에도 서리가 옅게 내려 있었다. ‘하루를 시작할까? 말까?’고민하는 사이, 개 사육장에서 개들이 짖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잠시 아침 풍경을 촬영한 후 [호박마차]에 올랐다.
[호박마차]가 청주 시내를 벗어날 무렵이었다. 김ㅇㅇ이 전화를 걸어와 “아침 식사하셔야죠?”라고 물었다. 이에, “이미, 출발했습니다. 잘 쉬고 갑니다.”라고 대답했는데, 전화는 한 번 더 있었다. 설지를 깨끗하게 한 걸 보고 “제가 못하는 것이, 청소인데, 배울 점이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마이클이 “아주 취하지 않으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행복하기 위해 그렇게 합니다.”라고 말하며 가속페달에 힘을 주었다.
이어, ㅇㅇ도 전화를 걸어와 “아침도 안 먹고 갔다면서요? 왔으면 밥도 먹고, 멋진 카페도 가고 그래야지. 사람이 그렇게 여유가 없이 살면~”이라고 말했다. “맘 잡고 놀면 잘 놀지만, 계획에 없는데도 늘어지는 스타일은 아니니까요.”라고 대답했다.
그러함에도 둔포의 문 피디와는 거의 하루를 같이 보냈다. 브런치를 먹기 위해 도착했고, “대표님, 집밥 먹어요. 해 드릴게요.”라는 문 피디의 말에, “남자들끼리 그러는 거 나는 서글프더라. 아버지가 음식을 해도 그렇고.”라며 뿌리치고, 아들 ㅇ군과 함께 인도 음식점으로 향했다. 포스기로 음식을 주문하고 결제하려니 문 피디가 먼저 스마트폰을 가져다 댔다. “그러지 마라!”라고 한사코 말렸어도 듣지 않았다.
다시, 아들 ㅇ원 군을 집에 내려다 준 후 둔포면사무소로 향했다. 건물 외벽에는 읍으로 승격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를 본 마이클이 “내가 용인으로 갔을 때, 이동면이었는데 지금은 읍이 되었어. 인구가 늘어났다는 뜻이지. 여기도 그러니 땅값이 오르겠다.”라고 말했는데, 방문 목적 또한, 둔포 센트럴 시티 개발 도면 공람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확인한 17만 평을 개발 도면은 놀랍게도 문 피디의 800평 토지와 접해 있었다. 그러니 몇 년만 버티면 최고의 대박 토지가 될 것이었다.
그러므로 카페에서, 홀로 떠 있는 하얀 요트를 보며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면서도 대화 주제는 둔포 센트럴 시티 개발이었다. 문 피디가 “대표님, 지금 (토지가 평당) 150만 원에 나와 있는 토지가 있어요. 600평. (토지) 보상 나오면 취득세 감면해 주니 사죠?”라고 바람을 잡았다. 이에, “40km 거리 이내여야 할 텐데? 되려나?”라고 말하자 “직선거리인가요?”라고 되물었다. 그래서 “응, 직선거리야.”라고 대답했는데, 잘못 알고 있었다.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으려면 보상 토지와 30km 거리 내여야 했다. 그러니 직접 발로 밟아 본 농지에 대한 구매 의사는 철회해야 했다. 물론, 그렇지 않다고 해도 평당 150만 원의 토지를 매수할 생각은 없었다. 이번 캘리포니아 토지 보상의 사례처럼, 가격이 싸고 큰 면적을 매수해야 돈이 되기 때문이다.
[호박마차]에 올라 나폴리로 향했다. 네비게이션은 새로 개통된 도로를 안내했다. 유튜브에서 ‘테슬라’를 검색하고 관련 영상을 들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나폴리에 도착하자, 농협 [하나로 마트]로 들어가 두부 한 모와 지평 막걸리 두 병을 샀다. 그러니 저녁 식사는 보지 않아도 비디오였다.
촬영한 영상 메모리를 컴퓨터 하드 디스크로 복사하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상 메모리는 복사되지 않았다. 연결 카트리지를 바꾸어도 결과는 같았다. 그러니 메모리 문제라고 생각하며 DJI 오즈모 포켓 3 카메라에 바로 연결해 보았다. 다행히 영상 데이터는 복사되었다. 그러함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였기에 메모리를 교체해 두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일기 쓰기와 영상 편집에 이어, 미국 주식투자 액셀 표도 만들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ETF SOXX 3배 레버리지 SOXL과 반대 상품인 SOXC, 테슬라 2배 레버리지 TSLL과 반대 상품인 TSLS의 가격을 적고 투자금 2억 원을 1억씩 분할하고, 그 금액을 다시 7:3의 비율로 나누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매수한 주식이 있으므로 딱 떨어지게 만들 수는 없었는데, 곧 반듯하게 정리될 것이었다.
어쨌거나 주식투자 4년 차에 접어든 서학개미의 종잣돈은 2억 원이었다. 이 2억 원을 시작으로 600억 원을 향한 투자전략을 세운 밤이었다.
** 추신 : SOXL 주가는 고점 대비 25%, TSLL은 21%, PLTR은 64%까지 하락한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