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라이프
136. 언제까지 정찰병만 보낼 것인가?
2025년 5월 8일 목요일 맑음
“부자가 되는 하루!”
구호를 외치듯이 이불을 걷어차며 일어났다. [케렌시아] 빌라 접수 3년 차 첫날이 밝아왔다. 그러니 이미 성공한 사람처럼 샤워하고 향수 뿌리고 가발도 썼다. 그런 자세로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브런치]에 주식 투자 일기도 게시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3배 레버리지 SOXL 주가가 최저가인 6달러를 향해 하락하는 시기로, 2022년 10월 말이었다. 정 작가가 건너올 때도 이때였다. 2년 동안 [케렌시아] 빌라와 함께 수고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케렌시아 빌라] 입간판 주위로 핀 철쭉꽃도 시들어가고 있었다. 아마 올해 꽃 영상은 마지막일 것이었다. 조경석에 걸터 앉았다. 카메라를 바라보며 월 1,800만 원의 대출이자를 견디어 내며 3년 차 1일임을 기념하는 동영상을 촬영했다. 고통을 이기고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굳센 의지도 함께!
이어, 파티도 진행했다. 성실한 동업자 정 작가와 [수산시장] 내 [수산물 백화점]에서 붕장어 짜글이탕에 소주를 나누어 마셨다. 매우 맛있는 술자리였다.
돌아와 촬영한 영상을 편집해 유튜브 [백만장자 Life]에 공개하고 술을 더 마시기 위해 농협 [하나로 마트]로 향했다. 대패삼겹살과 두부, 막걸리, 소주를 샀다.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불판을 올리고 대패삼겹살을 구워, 막걸리를 시작으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의 이슈는 ‘국민의 힘’ 정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와 무소속 한덕수 전 총리의 후보 단일화였다. 이 과정에서 정당 국회의원들이 ‘정당 후보인 김문수가 무소속 한덕수 후보에게 단일화를 위해 양보하라’라고 요구한 것이다. 당연히 부당하기에 ‘거부’하고 대차게 처신하는 중이었다. 마이클도 이런 처세가 옳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은 글과 함께 민주화 유공자 증서나 국가보안법 위반 공소장 사진을 첨부했다.
“김문수 국힘당 대통령 후보는 노동운동 1세대임. 박노해와 같은. 그 이후 세대가 본좌 같은 세대임. 공산당 선언만 읽어도 국가보안법으로 징역사는 시대였음. 그걸 각오하고 읽고 파업하고 골리앗 크레인에 올라갔지. 그런 김문수가 운동권들에게 '변절자'라는 능욕을 받으면서도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라고 한나라당에 입당했음. 그리고 와신상담 끝에 대통령 후보가 되었어. 그런데 월빙 국힘당 쌍 권이 그걸 간과함. 자신의 신념을 펼치기 위해 목숨을 걸어보지 않은 자들이 단식하고 반대한다고 해서 멈출 김문수 대표가 아님. 지방 호족으로 꽃길을 걷던 지방호족 국힘당 국회의원들은 진짜 리더가 뭔지를 보게 될거다. 민주화운동 유공자 10억 받지 않은 김문수, 나 또한 민주화운동 유공자이다. 그리고 그걸 자랑스러워하지 않지만 정의와 도덕성은 나를 세우고 있고.
* 추신 - 노선 투쟁에서 후보 단일화 따위는 없다!!! 자신의 깃발을 들고 동지들을 규합해 혁명으로 가는 거다!!! 부르주아 놈들아 ㅠㅠㅠ.”
시간은 오후로 접어들었다. 유튜브 [서학개미 Life] 채널의 예약 공개한 영상도 개봉되었다. 구독자도 28일 동안 282명이 증가해 4,884명이 되었다. 제법 빠르게 이룬 성과에 흡족해하며 미국 주식 HTS에 접속했다.
1번 계좌의 팔란티어 2배 레버리지 PTIR 100주는 +10%였다. 그러나 TMF는 -7%, TSLS는 -26.36%였다. 또, 추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SOXL과 TSLL은 되려 소폭 상승해있었다. UPRO 360주를 담은 2번 계좌의 수익률은 +22%, 6,432,172원을 보여주고 있었다.
2025년 5월 9일 금요일 비
많이 취한 모양이었다.
눈을 떴을 때는 아침 6시가 조금 못 된 시각이었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백만장자 Life] 영상 조회 수를 확인했다. 이혼 이야기 등 쇼츠 영상이었다.
‘아이, 굳이 이런 영상을? 짜치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일어나 거실로 나가 컴퓨터를 켰다. 쇼츠 영상을 가차 없이 삭제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2년 전 [케렌시아 빌라] 명도 영상을 쇼츠로 만들자’라고 생각하고 두 편을 편집했다. 허기를 느낄 때도 이때였다. 빨간 [SMEG] 전기주전자로 물을 끓이고 새우탕 컵라면에 부었다.
정 작가가 방문한 시각은 오전 10시를 조금 지났을 때였다. 비도 오는 데다, 아내까지 함께 있어서 답답했는지 꽤 긴 시간 있다가 돌아갔다. 때문에, 일기 마지막 부분도 이후에 완성되었다.
브런치는 대패삼겹살과 밥이었다. 들깻잎 장아찌와 김도 거들었다. 그리고 저녁이 되자 농협 [하나로 마트]로 가서 지평 막걸리 두 병을 사 돌아왔다. 그러니, 안주는 또 두부김치였다. 냉장고에 있던 두부 반 모를 전자레인지로 데웠다. 미국 주식투자 방법에 대해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듯한 기분을 느낄 때도 이때였다. 유튜브 [거장의 기록]이라는 채널을 듣던 중이었다. 제목은 “정찰병? 풀베팅?”으로, 주식을 매수하기 좋은 시기에 정작 ‘1주’ 또는 ‘1천만 원 정도’의 소량만 사는 행동에 대한 워런 버핏의 충고였다.
“당신은 지금 또 정찰병만 보낼 것인가, 아니면 풀베팅 할 준비가 되었나요? 당신, 좋은 주식을 사야 할 때 왜 그렇게 하지 않나요? 버핏도 후회했습니다. 많이 사야 할 때 눈곱만큼만 산걸. 대부분 투자자는 충분히 싼 가격에 샀음에도 심리적 저항에 눌립니다. 그러나 큰 수익은 결정적 순간, 충분히 베팅할 때 옵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몰빵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하방 리스크를 줄이고 분석을 통해 확신을 만든 뒤 계획된 배팅을 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복기입니다. 확신의 근거가 감정이 아닌 분석에서 온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오전에 [서학개미 Life] 영상을 촬영하며 “CONL, SOXL을 매수할 것입니다.”라고 말했었다. 물론, 주가는 근래 최저가에서 100% 상승한 상태로 5일 이동평균선 위에 있었다. 그러므로 친구 오 군이 알려준 대로 종목 당 3천만 원씩 매수하기로 했다. 또, 1천만 원씩 나누어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1회에 3천만 원을 매수하는 것도, 새로 만든 원칙이었다. 지난번 UPRO를 매수할 때 분할매수를 했다가 충분히 매집하지 못한 탓이었다. 그렇게 매수한 주식은 다음과 같았다.
CONL 17.91달러, 1,176주 28,261,185원
MSTU 10달러 2,150주 29,425,803원
SOXL 14.12달러 1,500주 29,588,670원
TSLL 10.62달러 2,000주 31,706,640원
TMF 41.24달러 704주 37,852,024원
TSLS 12.5달러 529주 6,515,365원
아울러, 2번 계좌 UPRO 360주, 3천만 원 투자한 주식은 +21.72%, 수익은 6,335,191원이었다. 그러므로 두 계좌의 총자산 361,373,407원 중 매수주식 평가금액은 230,694,123원, 예수금은 130,679,284원, 총손익은 +3,514,611원, 주식 비중은 63.8%였다.
매수를 끝내고 유튜버 [나만 사면 물린다] 채널을 클릭했다. 코인베이스 2배 레버리지 CONL에 몰빵 투자하고 -90% 계좌 상태에 좌절해 있었다. 레버리지 투자 특성으로 한순간에 천국에 갔다가 지옥까지 내려온 것이었다. 마이클에게도 있을 일이므로 더욱 위험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었다. 그때였다!
‘내 인생 성공의 상징이던 아파트를 팔았는데, 그 돈은 어디 있는 거야? 1,650,000,000원?’
퍼뜩 정신이 들었다. 그저, 예수금으로 짤짤이 주식투자 놀이하며 영상이나 촬영하고 만족한 자신을 마주했다.
‘씨발~ 미쳤구나! 네 말대로 부동산 투자의 시대가 끝났다면, 아파트 판 돈으로 두 배, 세 배 수익을 내야 하는 것이 맞는 거 아냐?’
그러니 ‘정찰병’ 어쩌고 ‘풀베팅’ 어쩌고에 만족할 것이 아니었다. 투자에 실패해서 움막에 기거할지라도 죽을 각오로 투자해야 할 것이었다. 그것도 오늘 당장!!
그녀가 가져온 조니워커 블랙 라벨을 개봉했다. 유리잔에 얼음을 채우고 가득 따랐다. 시간은 자정을 향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