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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부동산 경매 영화 경매의 신

#서학개미 라이프

by 김경만

137. 최초 부동산 경매 영화 경매의 신(神)


2025년 5월 12일 월요일 맑음

재채기와 콧물이 흘렀다.

알레르기인지, 감기인지 구분할 수는 없었다. 쌍화탕에 종합 감기약을 먹고 다시 침대에 누웠고, 일어났을 때는 아침 10시가 조금 못 된 시각이었다. 정 작가 건너온 때도 이때였다. “이메일로 보냈는데, 시나리오 봤어?”라고 물었더니 “네. 좋던데요?”라고 대답하고 “6편도 마저 쓰셔야죠?”라고 덧붙였다. 마이클이 컴퓨터 전원을 켜며 “그렇지 않아도 오늘은 끝내야 하는데, 그것 때문인지 콧물이 흐르네~”라고 말했다.

“6편을 어떻게 쓰실 겁니까?”


정 작가가 물었다. 마이클이 키보드를 끌어당기며 “5편에서 가희가 3천만 원을 사기 친 이유, 그리고 가희도 너무 빌런으로 만들지 말고 그럴만한 이유를 만들어야 해.”라고 말하며 씬을 타이핑하기 시작했다. 듣고 있던 정 작가의 첨언도 도움이 되었다. 왼쪽 콧구멍에서 고춧가루가 있는 듯한 느낌 때문에 재채기할 때도 이때였다. 콧물도 흘렀다.


쌍화탕을 중탕하고 콧물감기약 [콘텍600] 두 알과 함께 삼켰다. 과다 복용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다시 키보드를 두들겼고 한계점에 다다르자 산책길에 올랐다. 해맞이 공원이었다. 정상에는 얼굴을 감싼 원주민 여자 두 명이 운동하고 있었다. 다시 산길을 걸어 하산했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듣던 중이었다. 트럼프와 시진핑의 관세 협상이 타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곧바로 ‘미국 주식이 상승하겠네?’라는 결론이 나왔다.

아들 솔 군은 미쳐 날뛰었다. 깊은 하락을 겪고 있는 자신의 투자종목과는 관계없이, 아버지 마이클의 계좌를 응원했다. 예상하고 주식을 매수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잘된 일이었다. 계좌 수익률이 +7%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즐거운 기분으로 돌아와 첫 식사를 했다. 주력 반찬은 정 작가가 가져온 명이나물이었다. “고추장 가져가! 찐 고추장이야!”라고 말하며 냉장고에 있던 고추장 단지를 건넸다.


경매의 신(神) EP. 6 시나리오 작업을 이어갔다. 드라마 적 요소도 추가되었다. 마주칠 것 같으나 마주치지 않거나, 다음으로 연결될 것 같은 여지를 남겨두는 형식이었다. 그러니 마이클의 시나리오 구성 실력이 조금 발전한 것이었다. 제목은 ‘원산도’였으나 확정은 아니었다. 이쯤에서 저녁 술상을 준비해도 좋을 것 같았다. 농협 [하나로 마트]로 가서 연어회와 막걸리 두 병을 사 돌아왔다. 그리고 시나리오 탈고를 끝내고 윤ㅇㅇ 피디와 정 작가, 문 피디에게 이메일로 전송한 후 술상을 차렸다.


’요즘 성인영화는 뭘 제작하고 있나?‘


막걸리 한 잔을 마시고 든 생각이었다. 그래서 [네이버] 블로그에서 성인영화를 홍보 중인 블로그를 클릭했다. 최근에 제작된 걸로 추정되는 영상과 마이클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의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로그라인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모녀 마사지] 개봉 2025년 4월 25일 작.

“인터넷에서 우연히 마시지 영상을 보던 병진, 업소를 찾아간다. 그러나 너무나 성의 없는 아가씨.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정수에게 소개받은 업소에 찾아간다. 그곳의 서비스에 만족한 병진.”


[처음 본 여자의 속 깊은 사정] 개봉 2025년 4월 24일 작.

“1. 헌팅 - 바닷가에서 우연히 만난 남녀. 두 사람은 이별 후 각자 바다로 온 것을 알게 된 후, 외로움을 극복해 보기로 의견을 모은다. 남자가 자신이 머물고 있는 펜션으로 가자고 하자, 외로운 여자는 흔쾌히 수락하는데..


2. 여동생의 친구 - 여동생에게 친구를 집으로 불러들이라고 협박한 오빠. 이런 오빠가 무서워, 친구를 불러주는 여동생. 그리고 걱정하는 여동생을 위로하는 여동생의 남자친구. 그리고 오빠 혼자 집에 들어가는 여동생의 친구. 과연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옷 잘 벗는 젖 큰 자매들] 2025년 5월 10일 작.

“언니, 동생 할 것 없이 서로의 남자친구가 탐이 나던 미애, 소정, 혜리, 소라. 하지만 누구 하나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는데, 당돌한 막내 소정의 신호탄과 함께 시작되는 네 자매의 치열한 눈치싸움.”

몇 영상 예고편을 클릭한 마이클이 “크크크~”하고 웃었다. 그리고 “늬들은 다 죽었어!”라고 혼잣말하며 미국 주식 HTS에 접속했다.


이제부터는 미국 주식의 시간이었다. 영상의 제목도 ’주경야주‘였다. 주간에는 경매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저녁에는 미국 주식투자를 하는 삶이기 때문이다. 웃자고 하는 소리다. 어쨌거나 돌발성 호재로 주가가 20% 상승한 건 즐거운 사건이었다. 1번 계좌 총매입 201,159,180원은 +6.60% 수익 중이었다. CONL +22.40%, MSTU -5.33%, PTIR +9.3%, SOXL +21,23%, TMF -9,57%, TSLL +20.56%, TSLS -34.27%였고, 2번 계좌의 UPRO는 무려 +33.62%였다. 종목당 매수 가격은 중요하지 않았다. 모든 종목을 거의 3천만 원씩 투자한 탓이었다. 그러므로 수익률이 바로 수익이었다. 그러니 같은 금액으로 매수하는 방법은 참으로 괜찮은 방법이었다.

시간은 자정을 향해가고 있었다. 감기 몸살 우려가 있으므로 샤워는 하지 않고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꽤 멋진 하루를 보낸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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