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라이프
158. 1,000억 벌면 하고 싶은 일?
2025년 10월 7일 화요일 비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었다.
옷을 입고 호박마차 이그니션 열쇠를 챙겼다. 아침 7시 무렵이었는데, 비가 새는 마콘도 근린 창고의 상태를 확인하기로 했다. 또, 미국 주식 투자 유튜브 채널 [서학개미 Life]에 매도 수익을 알리는 영상을 촬영할 의도도 있었다.
마콘도에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캠핑족도 여전히 낭만을 즐기고 있었다. 창고 문을 열고 누수 상태를 확인했다. 심각할 정도는 아니었다. 물통의 물을 비우고 콤퓨레셔를 작동시킨 후 압축 공기로 바닥의 톱밥 먼지를 날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국 주식 CONL 매도 소식을 알리는 영상도 촬영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케렌시아 빌라]로 돌아와 촬영한 영상을 편집하며 아들 솔 군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에서 깬 목소리로 전화를 받기에 “늦게까지 주식 했냐?”라고 물었더니 “어제 새벽 두 시에 왔어요. 비가 엄청나게 내려, 고속도로에 자동차도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이에, “그래? 어쨌거나 술 마시러 가자! 아빠도 피곤해서 술 한잔 마시고 낮잠을 자야겠다.”라고 말했더니 “그러면 한 시에 갈게요.”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마이클이 “한 시면 그게 저녁 술이지 낮술이냐?”라고 말했는데 11시가 채 못 된 시각이었다.
2025년 10월 10일 금요일 흐리고 약간의 비
주식은 어제의 판단대로 억지로 하락을 막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므로 당분간 매수할 이유는 없었다. 그저 지켜보기로 하고, 검색 창에 남자용 부토니에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영화 출연 및 일상생활에서, 양복 단추 구멍에 장식하기 위함이었다. 노동의 시대를 지나 슈트의 시대를 여는 시작이었다. 영화 배우와 제작자로 살아가는 시작이며, 타인과 구별 짓기였다. 물론, 가격은 아주 아주 저렴하지만.
2025년 10월 11일 토요일 맑음
미국 주식 테슬라가 7% 하락했다.
정 작가가 매수한 테슬라 인버스 주식이 -45%라던 날에 매수했다면 7%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그래서 “1억 원 매수하겠다”라고 농담하며 촬영한 영상이 유튜브 [서학개미 Life]에 공개되자 “대박 나셨겠네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그 외 다른 주식들도 모두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언제 하락해도 이상하지 않은 게 현재의 주식 상황이다. 섣부르게 매수에 나서지 않아야 할 것이었다.
[케렌시아 빌라] 성주의 식탁에는 흰다리새우가 차려졌다. 아들 솔 군이 껍질을 잘 까지 못하므로 가끔 지원하며 즐겁게 소주 두 병을 나누어 마셨다. 그리고 머리를 튀겨 먹으려고 했으나 식용유가 없었다. 그래서 “아들아, 미안한데 콩기름 좀 사 와라!”라고 말하자 “식용유면 되는 거 아니에요?”라고 되물었다. “맞아!”라고 말했더니 “내 집에 있어요. 가져올게요.”라고 말하고 그렇게 했다. 하여, 머리는 어설프게 튀겨서 맥주 안주로 먹을 수 있었다.
어쨌거나 이어지는 부자의 대화는 ‘환율’이었다. 토지 보상금을 받으면 달러로 환전해 미국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데 환율이 1달러당 1,500원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보상금 받아도 쪼그라들겠네!”라고 우려하는 것이 당연했다.
아들 솔 군이 “그래도 우린 돈 벌어요.”라고 기세를 높였다. 마이클이 “어쨌거나 이번이 마지막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딱 절반은 남겨두고 투자해야지. 그래도 1천억 벌려면 번다!”라고 기염을 토했다. 이때였다. 아들 솔 군이 “아빠! 1천억 벌면 뭘 하고 싶어요?”라고 물었다. 마이클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MBC를 사서 찢어버릴 거야. 부동산은 다 팔아버리고, 직원들은 속초 등 요양원으로 보내 환자들 똥 기저귀 갈게 할 거야. 그러면 모두 집으로 돌아갈 거다.”라고 마치 내일이라도 접수할 것처럼, 소상하게 계획을 나열하며 “혁명하려면 MBC 정도는 접수해야 하는 거야. 그래야 대통령도 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가 잘 한 게 트위터를 인수한 것처럼!”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들 솔 군이 “그건 쫌, 멋있다! 꼭 그렇게 하세요!”라고 말하며 맥주 캔을 들었다.
2025년 10월 13일 월요일 비
느낌으로도 아침은 아니었다.
그래서 다시 잠을 청했으나 이내 일어나고 말았다. 새벽 4시가 조금 못 된 시각이었다. 거실로 나가 컴퓨터를 켜고 토지 보상 감정평가 사무소에 보낼 ‘의견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몇 개의 물건이 배송되었다. 카메라 트라이포트 볼트 크기를 변환해 주는 너트와 탄산수 따위였다. 자신이 주문한 물건임에도 개봉하는 기쁨은 어쩔 수 없었다. 어쩌면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 같았다. 포장지는 험악했을지라도.
저녁 식사도 닭가슴살과 낫또였다. 밥은 먹지 않았다. 술도 마시지 않았다. 그렇게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던 중에 ‘케데헌’이라는 단어와 노래하는 3인조 여성 가수의 인터뷰 영상을 보게 되었다. 검색으로 알게 된 내용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라는 제목의 짧은 에니메이션이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OST 작업으로 참여한 가수가 유명해 진 것이었다. 그러니 ‘케데헌’은 그 줄임말이었다. 제작은 Sony Pictures Animation, Alfred Imageworks (한국 스튜디오), 감독: Maggie Kang, Chris Appelhans, 목소리 출연: Nancy (전 모모랜드), Kim Tae-young 등, 개봉: 2025년 2월 (Netflix 공개)였다. 또 알게 된 것은 ‘소다 팝’이라는 릴스로 유행하는 춤의 원곡도 OST였다.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가수가 현실로 나와 활동하는 특이한 상태였다.
이어, 미국 주식 HTS에 접속했다. 비트코인 2배 레버리지 BITX를 53.33달러에 900주 주문해 두고 잠을 청했다. 투자금은 폭락을 맞이해도 견딜 만한 5천만 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