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건축 실패기
2. 빌라건축 토지 간택
2017년 4월 10일 월요일, 맑음
개나리와 벚꽃이 만개한 봄날이었다.
도진이 운전하는 흰색 벤츠 C200 까브리올레를 타고 용인으로 향했다.
잠시 후, 기와지붕을 뒤집어쓴 폐가가 있는 토지를 앞에 두고 도진이 “형님, 이 땅이 7백 평입니다. 저기 말뚝 보이시죠? 2백 평이 도로로 잘려 나갑니다.”라고 설명했다. 내가 바지 지퍼를 내리고 시원하게 오줌을 갈 길 때였다. 땅이 좋아서가 아니라 오줌이 급해서였다.
“오줌 싸면 땅 사게 되는데!”
도진의 말에 그만 오줌 몇 방울이 오른손에 튀었다.
“잔소리 말고 생수나 내놔!!”
다음 토지는 용인 1등 아파트 ‘신미주 아파트’와 진입로를 공유하는 곳으로, 중학교와 마주 보고 있었다. 도시가스와 상,하수도 설비가 갖춰진 곳이었다. 도진도 그것을 확인하고 “이거 민간 택지지구인데요?”라고 말했다. 다만 북쪽으로는 야트막한 야산과 국도를 접했기에 자동차 소음은 좀 날 것 같았다.
나중에 만나게 된 설계사무소 트러스트의 임 소장은 “건물을 틀어서 옆으로 지으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면적은 1천 평쯤 되어 보였고, 경사도 또한 특별히 토목 공사를 할 필요는 없을 정도로 평평했다. 이때, 도진이 “형님, 자연녹지지역으로 평당 1백만 원입니다.”라고 말했다.
“땅은 좋다. 이것으로 하자!”
채 3분도 걸리지 않은 시간이었다. 도진이 “괜찮으십니까?”라고 재차 확인했다.
“응, 자연녹지라고 나쁠 거, 없다. 동 간 거리 충분하고 야산은 공원처럼 사용하면 되는 거다. 땅값도 적당하고.”
잠시 후, 두 사람이 탄 흰색 벤츠 카브리올레는 구청 공용주차장에서 멈췄다. 도진이 “여기 오실 때 차는 여기에 주차하시면 됩니다. 종일 세워둬도 9천 원입니다.”라고 말하며 앞장서 걸었다. 이때, 길가에 정차한 회색 아우디 승용차에서 백발의 남자가 얼굴에 웃음을 띠며 내렸다. 설계사무소 ‘트러스트’의 임 소장이었다. 훗날 아름다운 건축을 하게 될 두 사람의 첫 만남이었다.
근처 식당으로 들어가 ‘김치찌개’를 먹으며 토지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임 소장이 “(옆 토지) 땅값을 87만 원까지 깎았습니다. 옆 4백 평을 사야 다섯 동이 나오는데, 연락처를 알고 있으니 접촉해 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즉, 도진에게 땅을 소개한 임 소장은 1,400평 중 400평은 대상 토지가 아니었기에 그 토지도 매수할 수 있도록 작업 해 주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토지에 대해서도 말했는데, 설계사무소 소장답게 지역 사정에 맞춰 수익성까지 고려하며 소개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내가 “소장님 스타일이, 먹기 좋게 밥상을 차려주는 것이군요? 좋습니다. 계약하도록 해 주세요.”라고 말하자 ,임 소장이 “그러시죠, 그리고 뒤 임야도 평당 50만 원 정도에 사 계단식으로 지으면 괜찮을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임야를 살 수 있으세요? 난 그저 산책로 정도로만 사용할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되묻자 “맹지라 싸게 사, 지으면 괜찮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네. 단지형으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토목 공사를 할 필요가 있겠네요. 소나무도 몇 개 남겨 두고 말입니다.”라고 동의하자, “맞습니다. 이제는 한 동짜리 지어서는 답, 안 나옵니다. 뭔가 그럴듯해야죠, 그런데 업자들은 그런 마인드가 없어요.”라고 격하게 동의했다.
그러니 설계 사무실로 자리를 옮겼을 때도 두 사람의 꿈 이야기는 멈출 줄 몰랐다. 임 소장은 “설계할 때 화장실 타일조차 아낄 수 있도록 하는 것, 자재를 싸게 사 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하죠.”라며 설계 능력을 선전했다. 그러므로 밖에 있던 손님은 계속 기다려야 했다.
설계 사무실을 나와 잘 지어진 빌라를 구경할 때 도진이 “어떠세요?”라고 물었다. 여러 가지의 의미였다. 빌라는 공들여 지은 흔적이 역력했다. 아니 그 동네에서는 1등이었다.
“좋아! 길을 떠나야 목적지에 다다르지.”
나의 대답에 도진이 “형님 그럼 도장 닦아 놓겠습니다!!”라고 너스레 떨었다.
같은 시각, 내가 경매로 토지를 낙찰받은 후 건축해 분양 중인 인천 피렌체하우스(35세대) 현장소장 준열은 시공사 사무실에서 하자보수보증 증권을 발행하고 있었다. 전화를 걸어와 “건축주님, 이제는 법이 바뀌어 전액 증권으로 안 된다고 합니다. 일부는 현금으로 제공해야 하는데 그 금액이 3천만 원 정도 됩니다. 지금 보내주셔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예치금은 27,809,000원이었고 하자보수보증 증권 발행 수수료는 3,140,420원이었다.
“3천만 원? 돈은 있는데 지금은 보낼 수 없는데? 가는 중이거든?”
통화내용을 듣고 있던 도진이 “형님, 제가 보내 드릴게요.”라고 말하며 차를 도로 가장자리에 세우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송금하며, “저는 OTP 가지고 다녀요.”라고 으쓱했다. 이에, 내가 “그렇구나. 나는 일부러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납치의 위험이 있어서.”라고 대답하자 “읔! 형님은 그러실 수도 있겠네요.”라고 진짜로 동의했다. 어쨌거나 도진 덕분에 하자보수보증 증권은 발행되었으나 이미 오후 5시를 넘겼기에 구청 제출은 내일 아침에나 가능했다.
현장소장 준열이 다시 전화를 걸어와 “건축주님은 인천으로 가세요?”라고 물었다.
“응, 소장도 오늘 늦었으니 바로 퇴근하고 내일 봐!”
https://youtu.be/_XyBrDviWYw?list=PL7IGv76tfCC-VozwgHFXueaG6cr1hJYcu